삶도 가계부를 쓰라는 글을 썼었다. 그러더니 이제는 삶도 재시동을 걸라는 글을 쓴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그냥 좀 편하게 쉬면 안 되냐는 생각을 하실 분도 계실 줄 안다.
나도 꽤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오며 근근이 회사생활을 이어왔다. 그 세월이 17년이다.
그 사이 회사에서 만난 후배와 결혼도 하고 내 삶의 활력소인 두 딸도 만났다. 매번 그 당시로선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자부한다.
남편과 연애할 땐 뜨겁게 사랑했고, 회사 부서가 옮겨지면서 대리임에도 일을 주도적으로 해서 좋은 평가도 받았다.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조산위험 때문에 3개월 쉬면서 아이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첫째는 엄마표 교육을 하겠다고 회사 다니면서도 시간을 쪼개가며 엄가다(엄마의 노가다)도 수차례 하고 아이 교육에 올인한 적도 있다. 둘째를 갖고 싶어서 애쓰던 시간이 무색하게 휴직을 하자마자 둘째가 왔다. 둘째가 나오기 전 첫째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겠다고 부른 배를 부여잡고 많이도 돌아다녔다. 둘째는 9월 초 태어났고 첫째와는 한 여름을 아주 뜨겁게 보냈다. 그렇게 두 명의 육아를 책임지는 와중에 부동산에 관심이 생겨 이곳저곳 많이도 다녔다. 그렇게 강의도 듣고 임장도 다니고 틈만 나면 부동산만 들여다본 적도 있다.
이 글을 읽으며 무슨 생각이 드는지 궁금하다. ‘그래 열심히 살았네.’ 혹은 ‘뭐 이 정도는 다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나는 글을 써 내려가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중에 나를 알기 위한 시간에 얼마나 쏟았을까? 나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한 시간은 어디 있나? 그것이 빠져있었다.
40이 되어서 그것을 궁금해하기 시작했고, 그 궁금함의 실마리로 글쓰기라는 밧줄을 발견하였다. 그것을 붙잡고 위로 올라가고 싶어 안달이다. 그 와중에 새로운 밧줄들이 눈에 들어오고 하나씩 다 발을 걸쳐놓는 중이다.
4월부터 매일 글쓰기 모임을 경험하며 글 쓰는 즐거움을 확신했고, 5월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였다. 6월 초에는 이렇게 변화된 내 삶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 모여 서로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네이버 카페를 개설했다. 6월 중순에 유튜브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강의를 듣고 첫 영상을 6월 말에 찍어 올렸다.
나를 알아가는 게 즐겁고, 새로운 것을 실행하는 것이 재미있다. 이제부터는 속도를 내고 추격하는 마음으로 삶을 재시동 거는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또 어떤 결과들을 만들어낼까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