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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으니 Nov 01. 2020

눈이 빠져라 책을 읽고 있습니다

나의 하루 일과에 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결심을 참 잘하는 프로 결심러인 나는 8월 말 1000권 읽기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나름의 1일 1독 1 서평을 진행 중이다. 


1일 1독 그게 가능해?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은 묻는다. 1일 1독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어렵긴 하다. 

실제로 1일 1독을 하는 것은 아니고 1달 평균, 길게는 1년 평균을 내어 1일 1독 정도의 수준의 책을 읽겠다는 목표로 책을 읽고 있다. 다만, 매일 서평을 올리겠다는 나 혼자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1일 1독이 거의 맞춰지고 있는 요즘이다. 나의 책 읽는 패턴은 이러하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는다. 

우선 새벽에 책을 30분~1시간 정도 읽는다. 때론 서평을 쓰느라 못 읽고 지나치는 날도 있다. 서평은 거의 새벽 시간에 쓰기에 전날 밤까지 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휴대폰을 드는 시간마다 이북을 꺼낸다. 

회사 점심시간 잠깐의 시간이 나거나, 화장실에 가는 시간, 잠시 휴식을 취하는 5분의 시간에도 휴대폰을 들어 이북을 읽는다. 하루 날 잡아서 내가 휴대폰을 들어서 SNS를 확인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 해보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우리는 일하는 중간에도 무의식 중에 혹은 알람 소리에 휴대폰을 집어 든다. 그 자잘한 시간을 모두 책 보는 시간으로 바꿨다고 보면 된다. 합치면 꽤 많은 시간이 된다. 

오디오북을 활용한다. 

자차를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는 나는, 막히면 50여분 남짓 걸리는 회사까지 오디오북을 듣는다. 가끔 이북의 듣기 기능을 이용하기도 한다. 오디오북과 함께하면 막혀도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다. 

주말에 몰아서 읽는다. 

주말은 마음먹으면 2권을 읽기도 한다. 가족과 서점에 방문하면 카페에 앉아 책 1권을 2시간이면 읽는다. 물론 그 정도로 가벼운 책이어야 가능하다. 딸의 수업이 있는 날이면 기다리면서 카페나 서점에서 책 1권을 읽을 수 있다. 어제는 거의 3권의 책을 읽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쳐 잠들었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시력을 잃고 있다. 침침해지는 눈과 실제 건강검진에서도 작년 대비 떨어진 시력 때문에 고민이다. 시력 때문에 일부러 이북의 활자를 8-9 정도로 크게 해서 읽는다. 책을 읽다가 침침함이 느껴지면 창 밖의 먼 산을 바라보며 눈을 쉬려고도 한다. 이렇게라도 해서 눈을 조금이나마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다. 실제로 느껴보니 이북을 읽는 날이 늘어나면 눈이 더 피로함을 느낀다. 


활동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주로 앉아서 책을 읽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하기엔 아쉽다. 

1일 1독이라는 혼자만의 약속을 깨고 싶지 않아서 내 생활을 대부분을 책 읽기에 투자 중이다 보니 다른 취미는 많이 사라졌다.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빠져들어서 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책 읽기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독서량을 뽐내는 책들에는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그 뒤에 어떤 희생이 있었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빠져 있는 듯하다. 내가 해보니 보통 노력으로는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왜 1일 1독을 집착하는가. 

성취감이다. 책 기록 앱에 하루에 한 권 책이 찍힐 때마다 느끼는 희열이 있다. 더 큰 성취감은 읽은 책으로 내 생각을 정리해나갈 때다. 책을 읽기만 해서는 나올 수 없는 또 다른 성취감이다. 

9월부터 1일 1독의 서평을 나기리라 다짐했지만 쉽지 않았다. 1일 1포 스팅을 하겠다는 결심과 맞물려 모든 포스팅을 책으로 채우고 싶었지만 동시에 여러 책을 읽으며 한 권도 마무리되지 않은 날에는 어쩔 수 없이 다른 포스팅을 올리곤 했다. 10월은 모두 책으로 포스팅을 채웠다. 아예 안 쓴 날도 여러 날 있긴 하나 9월에 비하면 많이 늘었다. 덕분에 얼마 전 네이버에서 '인플루언서'라는 인증을 받게 되었다. 책 리뷰어로 말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나의 발전이다. 이는 나만 느끼는 부분일 수도 있다. 미미하지만 나는 분명 달라지고 있다. 책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해나가는 방식이 좀 더 나아지고 있다. 물론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서평을 올리기 시작한 올해 2월부터 따지더라도 100권 정도이다. 그래프로 치면 아직 0에 거의 붙어있는 지경이다. 그런데 무슨 발전? 그 그래프를 더 확대해 보면 작은 눈금 하나씩을 올라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나 혼자 느끼는 희열이 있다. 

간혹 네이버의 책문화 메인에 오르거나 블로그 추천에 오르는 경험은 또 다른 중독성이 있다. 나는 그 맛에 중독되어 계속 책을 읽고 그 생각을 써 내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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