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교대 근무의 암 위험에 대해서는 그 동안 여러 개별 cohort 및 case-control study가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세계 여러 곳에서 수행된 이런 연구들의 결과는 어떤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증가를 보인 반면, 어떤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equivocal한 위험 증가를 보였습니다. (통계적으로 유의할 정도로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연구들을 종합한 메타분석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직업환경의학에서의 메타분석은 노출용량에 대한 평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exposure assessment). 이는 노출 용량에 대한 정보를 빠뜨린 채 단순히 한 문헌에서 하나의 통계량을 추출해 합성하기만 하면, 노출이 제각각인 상태에서의 위험 정도라서 근거합성 (evidence synthesis)의 학술적 의미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2단계 용량-반응 메타분석 (2-stage dose-response meta-analysis)이라는 비교적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방법론이 있습니다 (Crippa A, Orsini N. Multivariate Dose-Response Meta-Analysis: the dosresmeta R Package. J Stat Softw Code Snippets. 2016;72(1):1–15.). 이는 dose-response meta-analysis를 두 단계로 나누어 첫째 단계에서는 각각의 개별연구에서 특정 노출 농도 구간에서 log 위험비나 log 오즈비와의 용량-반응 관계를 구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각각의 개별 연구에서 얻어진 용량-반응 관계를 합쳐서 전체 trend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방법론을 이용하여 야간교대근무와 유방암, 야간교대근무와 전립선암, 그리고 야간교대근무와 대장직장암의 연관성에 대해 다룬 기존의 모든 문헌을 모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이에 현재까지 출판된 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야간 교대 근무와 유방암의 연관성: 종사년수를 노출용량으로 하는 2단계 용량-반응 메타분석.
각각의 논문들은 모두 selection, exposure, outcome, confounding의 측면에서 각각의 문헌들을 상세히 분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possible bias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reliable한 문헌들을 모아 야간 교대 근무에 대한 노출용량을 종사년수 별로 정리하였습니다. Exposure 측면에서 야간 교대근무의 정의가 제각각인 부분도 충분히 고려 및 스크리닝하였으며, cancer outcome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information bias들, 그리고 confounder adjustement 측면에서 각각의 개별연구에서의 보정변수의 차이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분석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reliable한 study들을 선정하여 cohort 및 case-control study 두 그룹 각각으로 나누어 2단계 용량-반응 메타분석을 적용하였고, 또 case-control study에서 얻어진 Odds Ratio를 non-exposed group의 prevalence를 이용하여 Risk Ratio로 변환하고 이를 하나로 합성해보았습니다 (Zhang J, Yu KF. What's the relative risk? A method of correcting the odds ratio in cohort studies of common outcomes. JAMA. 1998 Nov 18;280(19):1690-1.).
그 결과를 요약해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야간교대근무 종사년수에 따른 유방암 위험 (여성)
유방암의 경우, 코호트 연구의 경우 근거 합성시 10년 야간 교대 근무 종사한 경우 4.2% 위험비 증가, 20년 종사하면 8.67% 증가, 30년 종사하면 13.28% 증가한다. 환자-대조군 연구의 경우 근거 합성시 10년 야간 교대 근무 종사한 경우 23.46%, 20년 종사하면 52.42% 증가, 30년 종사하면 88.17% 오즈비가 증가합니다.
(2) 야간교대근무 종사년수에 따른 전립선암 위험 (남성)
전립선암의 경우, 코호트 연구의 경우 근거 합성시 10년 야간 교대 근무 종사한 경우 11% 위험비 증가, 20년 종사하면 23% 증가, 30년 종사하면 37% 증가한다. 환자-대조군 연구의 경우 근거 합성시 10년 야간 교대 근무 종사한 경우 23%, 20년 종사하면 51% 증가, 30년 종사하면 86% 오즈비가 증가합니다.
(3) 야간교대근무 종사년수에 따른 대장직장암 위험 (남성 및 여성 모두)
대장직장암의 경우는 현재까지 보고된 문헌이 4개로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따라서 별도의 저널에서 리뷰 중인데, 신뢰할만한 결과가 나오려면 개별 cohort 및 case-control study가 더 출판되어 누적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야간교대근무가 위 세 가지 암을 일으키는 기전은 무엇일까요. 이는 일주기리듬(circadian rhythm)과 관련하여 멜라토닌 (melatonin)의 분비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에서 착안할 수 있습니다. 일주기 리듬이 멜라토닌 분비에 중요하고, 이 멜라토닌은 우리 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고 암을 예방하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야간 교대 근무로 일주기리듬이 교란되면 결국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고, 이는 각종 세포 손상, DNA 손상을 복구할 수 있는 여력의 고갈을 초래합니다 (Mir SM, Aliarab A, Goodarzi G, et al. Melatonin: A smart molecule in the DNA repair system. Cell Biochem Funct. 2022; 40(1): 4-16. doi:10.1002/cbf.3672)
마찬가지 원리로 야간 빛 노출도 야간 교대근무와 비슷한 원리로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야간 빛 노출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인공위성 데이터를 이용하여 ecological study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즉 어떤 지역의 야간 빛 정도와 해당 지역의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 발생률을 다른 지역의 빛 정도와 암 발생률들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Rybnikova, N. A., & Portnov, B. A. (2021). Outdoor light and breast cancer incidence: a comparative analysis of DMSP and VIIRS-DNB satellite data. In Remote Sensing of Night-time Light (pp. 98-107). Routledge.).
이제 더 이상 IARC과 세계, 국내 모두에서 야간 교대근무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의 연관성에 대해서 의심하는 연구자는 몇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Night shift work가 향후 IARC evaluation of carcinogenicity 회의에서 현행 Group 2B에서 Group 1으로 변경 지정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