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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Oct 19. 2024

휴대폰 방출 전자파의 뇌종양 유발 위험 총 정리

WHO와 연구자들의 논쟁

안녕하세요. 최근 World Health Organization, 즉 세계 보건 기구가 partial funding을 통해 호주 연구진에게 휴대폰 사용시 방출되는 무선주파수 전자기장 (Radiofrequency-Electromagnetic field, RF-EMF 혹은 Radiofrequency-Electromagnetic Radiation, RF-EMR)의 뇌종양 유발 가능성을 포함해 전자기장 노출 시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 연구해달라고 의뢰하였습니다. 이에 발표된 결과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160412024005695


(1) 휴대폰에서 (mobile phone) 머리로 조사되는 근거리 무선주파수 전자기장 (near field RF-EMF)은 성인과 소아에서 glioma, meningioma, acoustic neuroma, pituitary tumors, salivary tumors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moderate certainty evidence가 있다.


(2) 초기 무선전화 (0G cordless phone)에서 머리로 조사되는 근거리 무선주파수 전지기장 (near field RF-EMF)은 glioma, meningioma, acoustic neuroma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low certainty evidence가 있다.


(3) broadcasting antenna나 base-station 등의 fixed-site transmitter에서 전신으로 조사되는 원거리 무선주파수 전자기장 (far field RF-EMF)은 소아백혈병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moderate certainty evidence가 있으며, 소아 뇌종양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low certainty evidence가 있다. 성인 암과의 연관성을 검토해 볼만한 질 좋은 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4) 직업적 무선주파수 전자기장 (occupational RF-EMF) 노출은 Brain cancer, glioma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low certainty evidence가 있으며, 백혈병에 대해서는 연관성을 검토해 볼만한 질 좋은 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중 (1) 결론에 대하여 즉 휴대폰 (mobile phone)에서 머리로 조사되는 근거리 무선주파수 전지가장 (near field RF-EMF) 노출이 각종 brain tumor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해서 제가 2019년부터 수행해오던 메타분석 연구가 최근 Environmental Health 저널에 2024년 10월 10일에 출판되었습니다. 

https://ehjournal.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940-024-01117-8


위에서 언급한 Karipidis et al.의 논문은 사실 그 동안 많이 수행된 해당 주제의 메타분석과 큰 틀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휴대폰 방출 전자파의 노출을 산정하는 방식이나 논지의 전개 등이 그간 출판된 메타분석들과 사실상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주제에 관한 연구방식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2019년에 깨달았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의 노출지표로서 휴대전화 통화의 사용연수, 뇌종양과 같은 쪽으로 사용했는지 반대쪽으로 사용했는지 (환자-대조군 연구의 경우 노출을 후향적으로 파악하게 되므로), 하루 통화시간, 한달에 통화를 몇 회 몇 시간이나 했는지 등을 사용했습니다. 어떤 연구는 exposure assessment에서 bias를 줄이기 위해 휴대전화 통신사의 통화기록을 받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대리 지표 (proxy indicator of RF-EMF exposure)들은 사실 정확한 휴대전화 전자파 노출을 가리킨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노출은 (ⅰ) time-integral 방식으로 총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적분해야 하며, (ⅱ) site-specific 방식으로 특정 뇌 부위 조직에 가해진 전자파의 양을 합산해야 하며, (ⅲ) specific-absorption rate (SAR)이라고 하여 해당 뇌조직이 전자파를 얼마나 흡수하며 얼마나 susceptible 한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Auvinen et al. 이 2006년 제안한 방식으로 이에 관해서는 별도의 논문이 출판되어 있습니다 (Auvinen A, Toivo T, Tokola K. Epidemiological risk assessment of mobile phones and cancer: where can we improve? Eur J cancer Prevention: Official J Eur Cancer Prev Organisation (ECP). 2006;15(6):516–23.)


결국 이렇게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직접 뇌 부위에서 측정한 노출평가 지표만이 정확한 노출평가 지표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다가 휴대전화의 network generation 별로, 제조사별로, 그리고 시골에서 사용하느냐 도시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방출되는 전자파의 양이 달라집니다. 전자파 저감기술이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의 휴대전화 모델과 그 이전의 모델 또한 전자파 방출량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모든 요소들을 모두 고려한 지표가 가장 정확한 노출평가 지표입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측정 불가능한 노출평가 지표입니다. 왜냐하면 저런 방식으로 측정하려면 휴대전화 제조사에서 테스트하는 사람들이 쓰는 헬멧 형식의 전자파 측정 기기를 쓰고 있어야 하는데, 역학연구 참여자가 수십년을 저런 헬멧 형태의 전자파 측정 기기를 쓰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관점으로부터 저는 이번 제 메타분석에서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RF-EMF)의 노출이 crude 한 노출지표에서부터 더 precise한 노출지표로 바뀌면서 여러 종류의 뇌종양의 위험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접근 방식이 더 직업환경의학 (직업보건과 환경보건)에 더 적절한 방식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2000년대 후반에서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활발히 수행되던 역학연구들이 모두 휴대폰의 통화시간만을 전자파 노출의 대리지표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저희는 스마트폰을 일상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밤에 알람으로 쓰기 위해 머리맡에 두고 자기도 합니다. 거기에다가 블루투스 헤드폰이나 이어폰 같은 Wireless Personal Area Network (WPAN) 기술이 추가되면 노출평가는 더 복잡해집니다. 이런 WPAN 기술들을 사용하면 통화시에도 휴대전화를 머리에 딱 붙이고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휴대전화를 둘러싼 기술의 발전과 사용환경의 변화를 향후 역학연구에서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연구는 2024년 7월 10일까지 (초록에 검색기간은 오기로 별도 정오표 출판으로 수정예정, 본문에는 정확히 적혀 있음) PubMed, EMBASE, Cochrane Library를 통해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을 수행했습니다. 최종적으로 19개의 환자-대조군 연구와 5개의 코호트 연구가 포함되었습니다. 앞으로 간략히 논문의 핵심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먼저 환자-대조군 연구의 결과부터 종합해 보겠습니다. 추후 코호트 연구결과를 종합해보겠습니다.

우선 Table 1은 가장 crude한 노출지표인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 대비 사용하는 사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 대비 ipsilateral user와 contralateral user,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 대비 10년 이상 혹은 10년 이하로 사용한 사람의 모든 brain tumor의 위험을 오즈비로 본 것입니다. Non-user에 대비해 ipsilateral user, 10년 이상 사용한 사용자 군에서 각각 오즈비가 1.40 (95% 신뢰구간 1.21-1.61), 1.27 (95% 신뢰구간 1.08-1.48) 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Table 2는 이 환자-대조군 연구들을 같은 방식으로 노출을 분류하는데 각 암종별로 세분화하여 살펴본 것입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 대비해서 사용하는 사람에게서는 meningioma의 발생률이 오히려 낮았으며 (오즈비 0.86 (95% 신뢰구간 0.77-0.95)), 이는 여러 역학적 bias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Ipsilateral user에서는 meningioma, glioma, malignant tumor의 오즈비가 각각 1.20 (95% 신뢰구간 1.04-1.39), 1.45 (95% 신뢰구간 1.16-1.82), 1.93 (95% 신뢰구간 1.55-2.39) 입니다. 10년 이상 사용한 사람에서는 glioma의 오즈비가 1.32 (95% 신뢰구간 1.01-1.71) 입니다. 


Figure 2는 노출평가를 더 세분화하여 누적 통화 사용시간 896시간이 넘는 사용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환자-대조군 연구입니다. 휴대전화 통화를 896시간 넘게 하였을 때는 암종을 가리지 않고 근거합성 시 오즈비는 1.59 (95% 신뢰구간 1.25-2.02) 였습니다. 암종별로 나누었을 때는 896시간 이상 휴대전화로 통화를 한 사용자들은 glioma의 경우 오즈비 1.66 (95% 신뢰구간 1.13-2.44), meningioma의 경우 오즈비 1.29 (95% 신뢰구간 1.08-1.54), acoustic neuroma의 경우 오즈비 1.84 (95% 신뢰구간 0.78-4.37)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환자-대조군 연구들만을 대상으로 오즈비를 합성해 보아도, 휴대전화 방출 전자파의 노출지표가 crude한 것에서 precise한 것으로 바뀔수록 합성 오즈비가 점점 증가하고 통계적으로 유의해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출판된 코흐트 연구의 결과들을 합성해 보았을 때는 뚜렷하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된 위험을 보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point estimate만을 보았을 때 acoustic neuroma의 경우 상당히 유력한 후보로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합성 상대위험도 1.26 (95% 신뢰구간 0.98-1.61) 및 1.61 (95% 신뢰구간 0.91-2.85))


디스커션에서는 이 주제와 관련된 역학연구 관련된 상당히 광범위한 논의를 다루었습니다. 특히 앞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1)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후반까지 수행된 역학연구에서 노출평가를 산정하는 방식이 단순히 휴대전화 사용여부나 뇌종양 발생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사용했는지, 10년 이상 사용했는지 아닌지 등의 상당히 crude한 대리 노출지표를 사용했음을 지적하고 더 정확하게 누적 통화 시간 등의 time-integral, site-specific, specific-absorption rate를 사용해야 함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2) 2000년대 초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처럼 단순히 휴대전화를 통화목적으로 사용하는 현상은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바뀌었고, 이제는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이 스마트폰에 의지하고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휴대전화 전자파에의 노출을 정확히 측정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3) 마지막으로 블루투스 같은 WPAN기술을 적용한 헤드폰이나 이어폰의 보급은 휴대전화 전자파에의 정확한 노출을 측정하기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외에 통화시간 관련한 selection bias나 recall bias의 가능성, 그리고 ipsilateral/contralateral use관련하여 misclassification bias와 recall bias의 가능성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추적기간이 모든 연구들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제한점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그래서 제 논문의 결론은 WHO의 funding을 받은 위의 Karipidis et al.의 2024년 논문과 정 반대입니다. 이는 노출평가의 방식이 단순히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방식을 적용했느냐 아니면 제가 한 것처럼 노출평가 자체를 crude한 대리노출지표에서 더 precise한 대리노출지표로 변화시켜가며 사용했느냐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위의 Karipidis et al.의 논문에 대해서 그간 스웨덴에서 30여편이 넘는 휴대폰 전자파의 뇌종양 유발 위험과 관련된 역학연구를 출판한 Lennart Hardell이 직접 메일을 주어,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출판할 반박레터를 준비중인데 제 논문을 citation할 수 있도록 출판 프로세스를 서둘러 달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의 환경보건학자들이 이번 Karipidis et al. 논문의 결과에 동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외에 제가 2023년에 Environmental Research에 한국 국립암센터 데이터를 사용하여 출판한 논문인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013935123004498

에 대해서도 영국 브리스톨 보건대학원의 Frank De Vocht 교수가 ecological study일 뿐이고 해석상의 잘못이라고 letter를 통해서 비판한 바 있습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013935123016171

이에 대해서도 다시 국립암센터에서 나머지 뇌 부위의 종양 발생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로 받아 반박레터를 투고했으며 현재 1년째 1st revision stage에 있습니다. 


이렇게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파의 뇌종양 유발 위험에 관해서는 국제적으로 치열한 논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추후 발표되는 역학연구들을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역학 연구 설계 단계에서도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고, 향후 변해가는 스마트폰 사용 환경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모두 세세하게 고려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가 Environmental Research에 2023년 출판한 위 논문처럼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ecological study를 수행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 생각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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