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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Sep 24. 2024

휴대폰 전자파는 뇌종양을 일으킬까: 전일 게재승인 논문

국제적 논쟁의 한 가운데에서 논문으로 논박하고 있습니다.

*관련된 논쟁에 대한 유튜브 설명: https://www.youtube.com/watch?v=XkDGxsrRT9A&t=337s


어제 저녁 8시 경에 Environmental Health 저널에서 제 최근 논문 한 편이 최종 게제 승인이 났습니다 (아래 사진). 바로 5년 전에 시작한 휴대폰 사용과 뇌종양의 연관성에 대한 메타분석입니다. 같은 주제로 여러 연구팀이 메타분석을 수행했었죠.     

이게 최근 관심을 받은 것은 WHO 세계보건기구가 호주와 이탈리아의 연구진에게 partial funding을 하며 같은 메타분석을 의뢰했기 때문입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pii/S0160412024005695


이 메타분석에서 연구자들은 명백한 연관이 없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많은 환경보건학자들이 이 결과에 동의하기 어려웠나 봅니다. 4년 동안 environmental research에서 에디터가 간직하고 있다가 자동으로 리트렉션된 제 논문을 environmental health에 투고했더니 에디터가 재빠르게 리뷰를 보내고 5개월 동안 리비전 끝에 재투고 했더니 2주만에 마이너 리비전 후 마지막 제출 이틀 이후에 억셉을 주었습니다 (아래 사진 리뷰어들 2nd minor revision에서의 코멘트).


그 동안 많은 메타분석이 수행되었지만 제 연구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로서, 노출평가의 관점에서 이 주제를 접근해보면 좀 다른 것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첫째로 우선 정확한 전자파 노출의 절대지표는 1. site-specific 2. time-integral 3. specific absorption rate of RF-EMF 입니다. 하지만 이걸 측정하려면 20년 동안 전자파를 부위별로 측정하는 헬멧을 쓰고 있어야 할 겁니다. 결국 휴대폰 사용년수, 통화 빈도, 통화 시간 등 정확하지 못한 대체지표를 사용하게 됩니다.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이러한 대체지표가 상대적으로 부정확한 쪽에서 정확에 가까운 쪽으로 올수록 odds ratio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스토리' 였습니다.


둘째로 (그간 계속해서 수행되어 온 환자대조군 연구가 아닌) 적은 규모지만 그간 누적된 코호트 연구를 모두 모아 암종별로, 노출지표별로, 메타분석을 수행했지만, 워낙 누적된 코호트 연구의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오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점 추정치를 근거로 보면 acoustic neuroma 같은 유력한 후보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앞에서와 마찬가지 논지로 부정확한 노출지표를 사용하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된 위험을 보여주긴 어려울 것이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현재까지 진행된 코호트 연구에 사용된 노출지표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셋째로 앞으로 이 주제에 대한 연구가 더 어려워질 거라는 것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통화에서만 스마트폰을 쓰는게 아니라 (2G 시절처럼), 이제는 일상의 모든 활동 및 유튜브 시청 등에도 스마트폰을 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발달하는 블루투스 기술 같은 WPAN 기술은 스마트폰을 머리에서 떨어뜨려도 통화가 가능하게 만들어 결국 통화 사용 시간 등의 지표가 전자파 노출에서 별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 연구 주제에서 전자파 노출을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결론을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environmental research에 우리나라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분석을 2023년에 출판한 적이 있습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abs/pii/S0013935123004498) 하지만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Frank De Vocht 교수는 제 논문을 반박하며, CT나 MRI 같은 영상의학 기기의 발달로 과거 미분류되거나 겹친 영역으로 분류되던 뇌 종양들이 재분류되어 temportal lobe와 frontal lobe의 뇌종양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반박레터를 출판했습니다. 이에 저는 작년 2023에 이에 대한 반박으로 국립암센터에서 추가 자료를 받아 미분류 되었거나 겹친영역에 속하던 뇌종양들이 영상의학 기기의 발달로 재분류된 것이 정말 맞다면, 어째서 뇌의 다른 lobe들, 즉 parietal lobe나 occipital lobe 등에서는 ASIR이 증가하지 않았는가를 논지로 Frank De Vocht 교수의 주장을 재반박한 바 있습니다. 이 논문은 현재 1st revision 상태로 올해 연말 즈음에 출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저는 휴대폰 전자파와 뇌종양의 연관성이 뚜렷치 않다는 국제 연구팀의 연구결과들을 계속해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그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전자파에 대한 그간 이뤄진 '노출평가'가 부정확했으며, 정확에 가까울 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한 위험이 관측되며, 이렇게 정확한 노출 평가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기에 이 주제에서 정확하게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는지 보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국가 전체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도 다른 방향의 접근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간 출판된 소규모의 코호트 연구에서 뚜렷한 연관성이 보이지 않은 것도 결국 휴대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에 대한 노출평가 지표가 상당히 crude 했기 때문이라는 논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리뷰어 세 명의 출판 직전 마이너 리비전 라운드 의견들입니다. 리뷰어들은 이 논문이 위에서 언급한 WHO가 funding한 메타분석의 결론을 반박할 수 있는 논문이라며 매우 좋아했습니다. 특히 리뷰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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