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로컬에서 일하고 있지만 SCIE급 논문은 계속 쓰고 출판하고 있다. 아마 박사 이후에 관성이 있어서 계속 하는 것 같은데, 로컬에서 일하다보면 의학지식을 흡수할 자연스러운 계기가 없는데 필자에겐 논문을 계속 쓰는 것이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직업성 유해인자 노출도 암 위험을 크게 높이기도 한다.
직업환경의학의 여러 연구주제 중에서도 직업성암과 환경성암 연구에 특별히 집중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직업성암 환경성암은 직업의학과 환경의학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의 최종 끝판왕 개념이다. 다른 질병들은 현재까지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만, 사실상 암과 직업성, 환경성 유해인자 노출과의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즉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연구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상 발암기전과 암에 대한 대략적 오리엔테이션 없이는 일반 보건학 연구자 (non MD 이면서 PhD 인 분들)분들이 깊게 연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사실 궁극적으로는 유전체 의학 개념까지 들어가는데, 유전자-환경 인터렉션에서 직업성암과 환경성암 논의를 풀어가는게 최종 수준이라고 본다. 이런 부분들은 아무리 의사라도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진입이 어렵다.
세 번째는 사회에서 인식되는 수준이 매우 미미하다는 것이다. 연구가 덜 되어 밝혀진 것이 적은 것도 있지만 그 수준보다 더 나아가서 암은 개인적 소인에 의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일반대중 사이에 너무나 널리 퍼져있다. 하지만 개인의 생활습관을 제외한다면 사실 직업성 노출과 환경성 노출이 암의 원인 중 80%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것이 필자의 생각이고 유전자 환경 인터렉션까지 차지하면 95%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애초에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이 직업성 또는 환경성 유해인자 노출로 상호작용이 일어난 것을 말한다.)
환경성 유해인자 노출은 암 위험을 크게 높이기도 한다.
정리해보면 직업성 또는 환경성 유해인자 노출과 직업성 암 또는 환경성 암의 인과관계는 연구도 덜 되어 있고 밝혀진 것도 많이 없고 대중의 인식도 미미할 정도이며, 사실상 연구가 어려워 직업환경의학과 의사가 더욱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해야 하는 분야라는 것이다.
암이라는 질병은 치료는 가능하지만 완전하지 않고, 종양의 근치적 절제가 주된 치료법이며, 환자에게 입히는 피해가 굉장히 크다. 그리고 진단이 늦어지면 사망률이 극히 높은 질병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암은 조기진단과 치료가 최선이 아니라 유해인자 노출을 줄여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현재 여러 저널에서 리뷰 중인 논문도 10여개 되고, 이미 출판단계까지 들어간 논문들도 여러 편 있다. 아마 내 인생의 상당부분이 직업성 암과 환경성 암에 관한 진리를 밝히는데 쓰여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