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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l 02. 2024

야간작업자들은 어떤 직업병에 취약할까?

야간작업이 건강에 나쁜건 알고 계시나요?

오늘은 야간작업자의 건강위험에 대해서 알아보자.


야간작업자라고 하면 와 닿지가 않으니 이렇게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야간당직을 서는 경비원, 교대근무를 하는 의사 및 간호사, 3교대 당직을 서는 경찰 및 군인, 해외시장 모니터링 역할을 돌아가면서 맡는 증권사 해외영업팀 팀원들 (주기적 당직), 3교대로 24시간 반도체 공장을 돌리는 반도체 라인 근로자들 (모든 야간교대근무 공장 노동자들) 등등. 우리 사회에는 수 많은 야간 근무를 하는 직업이 많다. 이 직업들은 사회의 유지 및 존속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있다. 즉 완전히 야간교대근무를 없앨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럼 직종을 불문하고 여하간 야간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건강위험에 처할까. 최근에 수면의학과 더불어 이 분야의 연구가 엄청나게 활발해지고 있어서 밝혀진 것이 많다.


우선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심혈관계, 내분비계의 만성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질병들의 위험이 야간작업자들에게서 평균적으로 훨씬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은 이미 많다. 그래서 야간작업자들의 검진에도 이런 질병들의 검사항목들은 항상 포함되어 있다.


위의 만성병을 더 넓은 범위에서 포괄하는 것이 대사증후군이란 범주이다. 대사증후군은 5가지 기준 중 3가지 이상을 충족시키면 해당되는데, 복부비만 (남성 허리둘레 90cm, 여성 허리둘레 85cm 이상), 고혈압 전단계에 해당하는 기준 (수축기 혈압 130 mmHg 이상, 이완기 혈압 대략 85 mmHg 이상),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남성 40 및 여성 50 이하, 중성지방 수치 150 이상, 혈당 공복혈당장애에 해당하는 수치 이상 (당뇨 전단계) 공복혈당 100 이상이다. 보통 위의 세 가지 만성병 범주에 복부비만이 추가된 형태라 보면 된다.


야간 작업자에게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건강장애의 또 다른 범주는 위장관계 질환이다. 병태생리학적 메커니즘이 어느정도 밝혀져 있는데 수면부족으로 멜라토닌이 체내에 부족해지면 위장관 표면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란 물질이 줄어들면서 위장관이 약해져서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의 질병이 잘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은 기초의학 부문에서 더 밝혀진게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야간 작업자들의 경우 식사를 야간 근무 도중 몇 시에 얼마나 해라 이런 지침들이 있는데 사실 필자는 수검자들에게 본인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너무 늦지 않게 식사하시라 권하는 편이다. 가뜩이나 야간작업 하면서 바쁠텐데 식사시간까지 엄격하게 지키는건 무리라 생각해서이다.


또 하나의 범주는 불면증과 수면장애이다. 당연하게도 야간작업자는 멜라토닌 일주기리듬이 교란되고 파괴된다. 멜라토닌은 우리가 잠들 시간 즈음에 뇌의 바닥부분의 송과선이라는 부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졸렵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등, 신체의 항상성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있다. 이 멜라토닌의 분비에는 일정한 싸이클이 있는데 야간작업자가 잠을 못 자고, 밤샘근무를 하고 아침에 자고 이러면 멜라토닌 분비 싸이클이 교란된다. 따라서 잠이 안오고, 불면증이 생기고, 잠을 자도 제대로 잔 것 같지 않고, 결국에는 불안과 우울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부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미국에는 멜라토닌 알약이 나와있어서 항공사 승무원들이 복용하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정신과에서 처방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면서 관심을 받는 범주는 암이다. 그러면 어떤 암이 야간작업에 의해서 발생이 증가하게 될까. 바로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이다.  세 가지 암의 공통점은 바로 호르몬  dependent 암이라는 것이다. 암 중에는 특별히 호르몬과 그 교란에 의해 영향을 받는 암종들이 있는데 위의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이 그 범주의 일부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핵심 메커니즘은 뭘까? 바로 멜라토닌 분비 싸이클의 교란이다. 전술했다시피 멜라토닌은 DNA의 손상을 복구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등 신체를 회복시키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런 기능들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되니 결국 장기간의 야간근무 종사자는 암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야간 빛 노출도 마찬가지라 요새 직업의학 말고 환경의학에서는 야간 빛 노출에 따른 이 세 가지 암의 발생 위험도 주요 연구 대상 중 하나이다. 인공 위성으로 어떤 지역들의 야간 빛 강도와 해당 지역의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 발생률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밤에 스마트폰 빛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멜라토닌 싸이클 교란 측면에서 건강에 좋지 않다.


지금까지 야간 작업자의 직업병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이 질병들 외에도 더 많은 질병들이 존재하지만 후속편에서 자세히 정리해볼까 한다. 오늘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 야간작업이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는 정도로 정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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