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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l 01. 2024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면 어떤 직업병에 취약할까

어떤 유해인자에 노출될까. 그에 따른 특수건강검진은?

지난 번에 건설업 근로자 특수건강검진에 대해서 다뤘다면 오늘은 자동차 제조공장 근로자의 직업병과 특수건강검진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자동차 제조공장 근로자는 어떤 유해인자에 노출될까. 우선 가장 큰 것은 조립 공정에서 반복되는 작업에 의한 근골격계 질환이다. 하지만 지난 번 글에서 필자가 언급했다시피 근골격계 업무 부담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병은 직업병으로 인정은 활발한 반면, 특수건강진단에는 근골격계 업무부담 항목들이 빠져있다. 현행 특수건강진단의 근골격계 파트 보강이 필요한 이유이다.


자동차 조립공정은 크게 차체 (차의 뼈대를 용접, 거의 로봇이 기계가 자동으로 알아서 함), 도장 (페인트 칠, 이것도 거의 기계가 하지만 사람이 중간중간 여러가지를 잡아줘야 함), 조립 (사람이 주로 관여, 라인이 돌아가고 근로자들이 붙어서 볼트와 너트를 조이는 등 전통적인 사람들 생각 속의 자동차 공장)으로 나뉘어진다. 위의 근골격계 질환은 주로 조립파트에서 발생한다.



차체와 도장에서는 주로 호흡기계 유해인자가 많은데 아무래도 차체에서는 로봇이 용접을 한 후 용접흄이 많이 발생하고 (공장 실내에서 발생), 도장은 페인트를 로봇이 직접 뿌리지만 해당 공정으로 가끔 근로자들이 직접 들어가서 만져줘야 할 때가 있어 페인트 분진 등에 직접 노출되게 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정말 수 많은 유해인자가 있는데 건설업처럼 화학물질이나 기화합물을 사용하는 공정이 중간중간에 산재되어 있다. 이런 경우는 간기능이나 신기능 저하, 혈액 질환, 더 나아가서는 혈액암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각 화학물질이 일으킬 수 있는 질병 계통별로 해당 계통의 검사가 추가되게 된다. 생물학적 표지자라고 해서 소변이나 혈액에서 특정한 화학물질에 얼마나 노출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검사도 주로 이 부분에서 수행되게 된다.


그리고 대개 정년이 보장되는 자동차 공장의 특성상 (자동차 산업 노조가 얻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고령자가 상당히 많은데, 이들은 대개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이라는 만성병 3종 셋트 중 1~3개 정도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활습관관리를 적절히 하지 않거나 (대개 질병 전단계에서), 질병단계인데도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부분들을 잡아서 유소견자 사후관리 (질병이 있거나 주의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하거나 생활습관관리에 대해 교육하는 것)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고령자들이 근골격계 작업에 무리하게 투입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그들의 몸이 이를 버텨내지 못하고 탈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깨의 회전근개 부분파열이나 요추의 디스크나 협착증은 기본이고, 방아쇠 수지나 손목터널 증후군 등 특정 부위를 반복적으로 사용해서 생기는 근골격계 질환도 흔하다.


이렇게 고령자가 무리한 작업에 투입되다 보면 우울증이나 경미한 우울 에피소드가 발생하는 경우도 흔한데, 주로 직무스트레스 평가척도를 보다보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사전에 이를 잡아내서 적절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권고나 심리상담 등을 연결해주어야 수검자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고 사업장 입장에서도 자살 등의 최악의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실 더 중요한 건 근로자의 노동력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직업의학이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는 측면도 있지만 사업장 측면에서는 노동력 손실을 방지하는 측면이 굉장히 크다 (사실상 이 이유로 처음 산업보건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외에도 용접 공정이 많아서 용접 흄으로 인해 폐기능 검사를 하는 인원이 많고, 용접 도중 자외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용접광에 보안경 안쓰고 직접 노출) 백내장 조기 발생 등 이 부분도 문진을 통해서 잡아낼 수 있다.


객관적 검사 외에도 각 장기 계통별로 상세한 문진이 이루어지는데 이 문진에서 직업병의 초기 단계나 전 단계에 해당하는 전구증상을 잡아내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피부에 반점이 나타난다던가, 가래나 기침이 아침에 출근만 하면 심하다던가, 허리나 상완의 특정 부위가 아프다던가 특정 관절이 아프다던던가 하는 식이다. 직업병에 대해 방대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는 수검자가 일하는 환경, 그 환경에서 노출되는 유해인자 및 그 수준, 문진, 이학적 검사, 혈액소변검사 및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서 특정 수검자에 대해 대략적인 직업병의 윤곽을 그려낼 수 있다. 이것이 왜 직업병과 유해인자의 건강영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특수건강검진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이다.


요새는 사업장에서 수행하는 특수건강검진 및 일반건강검진이 단순히 특수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수단을 넘어서서 모든 일반인의 건강을 관리하는 건강관리수단을 탑재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서 건강관리앱을 개발하는 디지털 헬스 회사들이 주로 직업환경의학과의 사업장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들어와서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실증하고 있다.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산인구로서 회사나 사업장에 소속되어서 일을 하고 있고 건강검진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건강에 organized된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사업장 건강진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자동차 공장 근로자가 노출될 수 있는 대략적인 유해인자들과 그에 맞춰 수행되는 특수건강검진, 발생할 수 있는 직업병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다. 특히 사업장 건강검진이 근로자의 일반질병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디스크, 경도인지장애 - 치매전단계, 우울증 등) 상태를 평가하고 접근할 수 있는 organized된 거의 유일한 루트라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디지털 헬스 회사들과의 co-work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을 드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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