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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l 10. 2021

실내공간의 종류에 따른 호흡기 감염병 전파위험 논문

코로나 19 포함

[논문에 포함된 Table 3를 발췌하여 가지고 와 보았습니다. 코로나 19를 다룬 개별 논문만을 별도로 분석한 표 입니다.]


우선 이 논문은 ENVIRONMENTAL RESEARCH (Impact factor 2020: 6.498)에 2021년 7월 9일 금요일 한국시간 오후 6시에 accept 메일을 받은 논문입니다. 2020년 12월까지 출간된 모든 개별문헌을 대상으로 하였고, 2월 말에 완성되어 NEJM을 비롯한 JAMA, Lancet, BMJ 등의 논문에 투고되었으나 리젝되고 Annals of Internal Medicine 편집장에게 환경보건쪽 저널에 내보라는 추천을 받아 바로 ENVIRONMENTAL RESEARCH에 투고하였습니다.

 

이탈리아 환경의학회 (SIMA)와 미국,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환경보건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RESCOP 이라는 연구 네트워크가 결성되었는데, outdoor 및 indoor 공기질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기 위한 연구 네트워크로 알고 있습니다. 이 RESCOP에서 위 저널에 special issue를 발간하는데 그 special issue에 투고하여 예상보다 리뷰과정이 오래 걸렸습니다.


우선 아직 pre-proof도 나오기 전이니 간략하게 논문의 내용에 대해 소개를 드려보겠습니다. 논문이름은 "Transmission Risks of Respiratory Infectious Diseases in Various Confined Spaces: A Meta-Analysis for Future Pandemics" 입니다.


이 논문은 우선 제가 2020년 중반부터 구상하여 여러 번 개별문헌을 모아 논문을 완성하려는 시도를 해 보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고민하던 중 군의 44기 동기였던 창원 경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류병한 임상조교수님과 상의하여 논문의 전체적인 틀과 구체적인 개별문헌 검색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교신저자). 따라서 저는 제1저자입니다. 개인적으로 류병한 선생님의 저돌적인 개별문헌 검토와 전체적인 병원균별 분석틀이 아니었다면 이 논문이 이렇게 완성도가 높아지기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요 연구결과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코로나 19의 감염에 대하여 비말전파인가 아니면 공기전파인가에 관해 2021년 초까지도 논쟁이 많았습니다. 현재는 거의 공기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코로나 19의 비말전파와 공기전파가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공간의 특성에 따라 코로나 19의 감염 위험이 달라질 것이라는 가설 하에 출발되었습니다. 메타분석 방법론을 이용하여 현재까지 보고된 모든 개별 연구결과를 종합하려는 시도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코로나 19의 감염 케이스를 다룬 논문이 10개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병원균별, 공간별 호흡기계 질병 감염 위험을 총 정리하는 쪽으로 논문이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코로나 19 논문 10개에 대해서는 별도의 분석이 진행되었습니다.


3. 총 59000개가량의 문헌을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147개의 개별 연구가 메타분석에 포함되었습니다. (앞으로 이야기하는 상대위험도는 모두 오픈된 공간에 비해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위험을 이야기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위험은 오픈된 공간에서의 감염위험보다 대략 3배가량 높았으며 (상대위험도, 2.95 (95% 신뢰구간 2.62-3.33)), 공간별로 분류해 보았을 때는 직장/학교가 가장 높은 감염위험을 보였습니다. (상대위험도, 3.94 (95% 신뢰구간 3.16-4.90)). 2번째로 위험한 공간은 항공기였고, 상대위험도 3.08 (95% 신뢰구간 1.90-4.97)을 보였습니다. 주거공간과 여객선/군함의 경우 가장 낮은 감염 위험을 보였는데, 각각 상대위험도 2.63 (95% 신뢰구간 2.08-3.31) 및 2.17 (95% 신뢰구간 1.49-3.14)였습니다.


4. 병원균별로 보면 (총 12개) 2015년 당시 유행했던 메르스가 상대위험도 12.58 (95% 신뢰구간 4.71-33.65)배로 밀폐된 공간에서 가장 전파 위험이 높았고, 그 다음은 백일해를 일으키는 Bordetella pertussis가 7.08 (95% 신뢰구간 0.51-98.15)배를 보였습니다. 그 다음이 볼거리를 일으키는 mumps virus가 4.84 (95% 신뢰구간 2.82-8.32)배를 보였습니다. 4번째가 코로나 19로서 4.08 (95% 신뢰구간 2.47-6.73)배의 위험을 보였습니다. 2002-2003년 홍콩에서 유행했던 사스 (SARS)는 밀폐된 공간에서 2.86 (95% 신뢰구간 1.05-7.84)배의 전파위험을 보였습니다. 결핵이 2.71 (95% 신뢰구간 2.35-3.13)배, 인플루엔자가 2.20 (95% 신뢰구간 1.86-2.60)배의 전파위험을 보였습니다.


5. 공간별로/병원균별로 동시에 나누어 보았을 때는, 비슷한 바이러스군인 코로나 19, 메르스, 사스를 묶어서 보았을 때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전파위험이 오픈된 공간보다 4.44 (95% 신뢰구간 2.92-3.99)배 가량 높았습니다. 특히 주거공간에서의 전파위험이 5.14 (95% 신뢰구간 2.45-8.42)배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병원의 4.19 (95% 신뢰구간 2.09-8.42)배였습니다. 이는 전체 병원균을 묶어보았을 때 직장/학교가 가장 높은 감염위험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결핵만 묶어서 보았을 때는 직장/학교가 3.88 (95% 신뢰구간 3.04-4.97)배로 가장 감염위험이 높았으며, 그 다음이 비행기의 3.77 (95% 신뢰구간 1.52-9.34)배였고, 주거공간에서의 위험이 2.19 (95% 신뢰구간 1.60-2.98)배로 가장 낮았습니다. 즉 코로나 19, 메르스, 사스 같은 급성 호흡기계 증후군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만 묶어서 보았을 때는 오히려 집이나 병원에서의 감염위험이 다른 공간에서의 위험보다 높았던 것입니다.


6. 코로나 19만을 별도로 분석했을 때는, 전체적으로 오픈된 공간에 비해 밀폐된 공간에서 4.08 (95% 신뢰구간 2.47-6.73)배의 전파 위험을 보였습니다. 각 공간별로는 주거공간에서의 전파 위험이 8.30 (95% 신뢰구간 3.30-20.90)배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비행기에서의 7.30 (95% 신뢰구간 1.15-46.20)배였습니다. 오히려 군함에서는 1.80 (95% 신뢰구간 1.51-2.14)배, 병원에서는 1.78 (95% 신뢰구간 1.09-2.93)배로 낮은 전파위험을 보였습니다.


7. 오픈된 공간과 비교한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 위험은, 공간별 특성을 수학적 공식의 각 변수들로 환원시켜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Rocklov 외 (Rocklov 및 Sjodin 외, 2020)이 제시한 공식을 적용하였습니다. 공간에 존재하는 개인들의 mixing 정도, 공간에 존재하는 개인들의 밀도, 각 개인들이 해당 공간에 머무는 시간, 해당 공간에 존재하는 개인의 총 숫자를 모두 곱하면 각 개인들이 총 만드는 contact의 횟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를 각 공간별로 비교해서 기하평균으로 예상되는 순위를 구해보면, 직장/학교 공간이 1위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항공기, 병원, 다른 사회 모임 공간, 그리고 주거공간 순입니다. 저희 연구에서는 직장/학교 공간이 가장 높은 위험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고, 2위가 병원, 3위가 병원, 그리고 마지막이 주거공간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략 이론적인 계산과 실제 관찰이 일치한 것입니다. (다른 사회 모임 공간은 개별 연구의 부재로 제외)


8. 위에서 제시한 Rocklov 외의 공식의 각 component를 줄이려고 노력함으로써,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 전파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저희 연구에서 보이는 결론으로는 일반 병원균의 경우는 직장/학교가 가장 전파위험이 높고, 코로나 19의 경우는 주거공간에서의 전파 위험이 가장 높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의 공간별 감염 위험에서 보여졌듯이, 특정 유형의 공간에 봉쇄조치를 내릴 경우 풍선효과처럼 다른 종류의 공간에서의 감염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역 당국은 추후 감염병과 관련한 방역조치를 시행할 때 이런 위험의 풍선효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정리한 것이 주요 연구결과이고, 다음이 저자로서의 코멘트입니다.   


1. 일일이 수작업으로 총 59000개 가량의 문헌을 검토했습니다. 통상적인 메타분석과 비교해 굉장히 많은 작업량이었는데, 교신저자 (류병한 조교수님)의 뛰어난 문헌 독해 능력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완성도 높은 연구가 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육군 군의 44기 동기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 이 연구는 코로나 19의 공간별 비말전파/공기전파 감염위험에 대해 양적 (quantitative)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서 사실 3월 초에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서 저자들은 결과를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코로나 19 관련 개별연구들이 출판되고 있는데 내년 중반 정도에 다시 한 번 이를 종합하는 연구를 수행해서 결과를 보고드리고 싶습니다.


3. 직장/학교가 감염위험이 가장 높은 공간이라는 것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경우, 또는 코로나 19/메르스/사스를 묶어서 분석했을 때는 주거공간이 가장 높은 감염전파 위험을 보였습니다. (각각 상대위험도 8.30배 및 5.14배) 이런 풍선효과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방역대책이 개별 인간 개체의 행위를 변화시켜 또 다른 평형에 도달하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는 상대위험도만을 비교했지 전체적인 감염 규모를 비교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방역대책이 아예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각 국가에서 방역대책을 시행하면 이에 따라 어느정도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정책결정자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4. 이 연구는 비단 코로나 19의 결과만이 아니라 모든 호흡기 병원균으로 인한 감염 질환의 밀폐된 공간에서의 위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논문입니다. 오픈된 공간에 비해 밀폐된 공간에서의 호흡기 병원균 감염 위험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각 공간의 특성별로, 병원균별로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메르스와 백일해, 볼거리 바이러스, 코로나 19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위험이 오픈된 공간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병원균들입니다. 이렇게 병원균별로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위험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방역당국에게 중요합니다.


5. 이 연구결과는 직업환경의학과 (환경보건)과 감염내과의 협업결과로서 학문적으로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이룬 연구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관된 학문 분야들이 서로 접목됨으로써 사회에 파급력이 큰 연구결과들을 생산해낼 수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협력연구가 계속 증가하면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내서 학계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논문이 다음 주 중반쯤에 pre-proof 형태로 확인 가능해지면 바로 링크를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방역수칙 4단계가 월요일부터 적용되고 폭발적으로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 논문에서 제시하는 정보가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후에 더 좋은 연구결과로 찾아뵙겠습니다.


블로그 글: 실내 공간의 종류에 따른 호흡기 감염병의 전파 위험에 관한 논문 (코로나 19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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