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밤 열 시가 반짝거리기를

밤 열 시부터 초조해

by 아도르
글을 쓰는 나의 시간이 반짝거린다


회사원의 월화수목일 요일 밤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밤 11시가 되면 엄마는 어김없이 묻는다. “안 잘 거야?” 내일의 출근을 위해 수면시간을 규칙적으로 맞춰야 한다는 사실이 열 시부터 나를 초조하게 한다. 초조한 마음으로는 시간을 잘 사용할 수 없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좋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도 좋고 촉감도 마음에 든다.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며 밤 열 시부터 새벽 한 시까지의 시간이 매우 중요해졌다. 아직은 ‘자야 하는데...’하는 생각 때문에 밤 열 시부터 초조해지는 100%의 회사원이라 내일 출근하는 날들의 밤은 그리 순조롭지 못하다. 일요일 밤이면 부담이 더해져 더욱 가라앉는다. 마흔에, 100%의 회사원에, 독립도 하지 못하는 내가 더욱 선명해지는 밤이다.


언젠가 티브이에 나온 모델 장윤주의 인터뷰를 보며 나의 이십 대를 뼈저리게 후회한 날이 있었다. 자신의 이십 대는 어땠냐는 질문에 최선을 다해 좋아하는 일을 했고 많이 여행했다는 그녀는 더할 나위 없는 이십 대를 보냈다고 대답했다. 더할 나위 없는 이십 대란 건 어떤 걸까 하고 그때 한 번 깊은 후회의 바다에 빠졌더랬다. 그리고 삼십 대의 깊은 골짜기를 지나며 또 한 번 후회의 바다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 후 나는 문장을 고쳐 썼다. “후회 없는 인생을 살자”에서 “후회 없는 인생은 없다. 다만 후회의 바다에 빠지지는 말자”라고.


후회의 바다에 빠지지 않는 사십 대를 보내고 싶다. 더할 나위 없는 삼십 대는 아니었더라도 살아낸 모든 기억을 재산 삼아 즐거운 사십 대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적어도 밤 열 시부터 초조한 날들을 보내지는 않아야 한다. 회사원으로만, 그 속에서 일하는 나로서만 내가 존재하고 평가되는 건 무기력하다. 회사원으로서만 살다가 죽지 않으려면 회사원인 이 순간, 이 밤들을 그저 견딜 것이 아니라 회사원이 아닌 여러 가지의 나를 수집해야만 한다. 우리가 죽도록 열심히 해야 할 것은 누군가를 위한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다.


지금 나에겐 이 짙은 회사원의 농도를 낮출 수 있는 게 바로 글이다. 글 쓰는 나를 발견해서 다행이다. 글 쓰는 일에서 만큼은 무모함으로 밤 열 시의 초조함을 이겨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글 쓰는 내가 회사원인 나를 이기기를 바란다. 나의 소중한 밤 열 시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회사원 따위는 더 이상 미련이 없다. 좋아하는 글을 계속 써나가는 사십 대의 내가 되길 바란다. 그 글로 인해 돈을 벌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의 밤 열 시가 반짝거리기를 바란다







쓰는 아도르

사진, 글, 캘리그라피 ad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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