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나의 매력을 돋우는 일
내이름으로 출간되는 책이라 어느 정도는 내마음에도 드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나에게 “누가 들어도 이름을 아는 유명작가나 자기책 만들죠 작가님. 출판업계가 그래요”라는 말을 들은날 나는, 그책이 내손을 떠났다고 생각하고 관심사에서 지워버렸다. '나의책'이라는 생각이 나의 이기심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 책에 대한 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자 마음이 편해졌다. 이렇게 반복하다보면 내마음에 쏙드는 나의 책을 만드는 날도 오겠지? 라고 읖조리면서. 진짜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도 필요한걸까.
늘 좋은 기분으로 책을 만들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두번째 에세이의 출간을 알리기 위해 SNS에 올렸다. 가격도 잘모르고 출간일도 제대로 모른채 진행된 출간인데다 첫번째처럼 홍보가 되지 않아 아무도 모르는 출발을 하는 느낌이었다. 출간을 알릴 때의 홍보글은 어떻게 써야 할까? 진정성을 담아야 할까, 차라리 재미가 있어야 할까. 출간 홍보글은 온전히 읽어줄 사람을 고려하고 쓰는 글이라 고민이 아주 많이 된다. 그러나 또한번 생각한다. 홍보성이 짙은 글을 쓰는 것에 솜씨가 좋아봐야 몇 명이나 거기에 속을까. 그저 자기답게 자신의 빛깔을 뿜어내며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나답게 살아가고 후회하고 기뻐하고 웃고 슬퍼하는 모습을 찬찬히 보여주면 되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처음엔 처음이어서 이런저런 기대를 하고 들떴다면, 다음은 두번째라 되도록 편안한 마음으로 매일 더 나다워져야지, 하고 생각했다. 세번째는 더욱 담담히, 네번째는 그저 나의 일을 하듯. 그래, 책은 책이고 일은 일이고 진짜 나다운게 뭔지 오늘밤도 내일도 좀 더 생각하며 또 다음으로 가는 것, 그게 내가 계속해서 해나가야할 일일 것이다.
나는 글을 쓰는게 좋다. 이것만은 몇년동안 한순간도 빠짐없이 생각해도 변함이 없다. 그 무엇도 나를 조금 여유있고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준 것이 없었는데, 글을 쓰는 나로 인해 나머지 순간의 모든 나도 두루두루 좋아하게 되었달까. 더 배우려고, 더 뛰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과거의 나는 매사에 여유를 갖기 힘들었다. 더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말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말이고, 부족한 자신을 부끄럽게 여겼다는 말이다. 나는 내가 한없이 초라했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치 자신을 싫어하는 이유를 찾기위해 하루를 사는 사람처럼 내가 부족한 근거들을 찾아 핑계를 대며 조금씩 더 나를 싫어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글을 쓴 후 나의 이모저모를 알게 되면서 부족한 그대로의 나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일이 조금 사랑스러워 졌다. 애쓰며 빠듯한 삶을 사는 사람보다 애쓰지 않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글쓰기를 통해 알게 됐다. 나의 여유는 그냥 나, 나를 쓰는 일에서 나온다. 이제는 절대 변함이 없을 나의일을 내안에서 발견하게 되어 기쁜 밤이 있다.
쓰는 아도르
사진, 글 ad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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