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1일,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란 이름의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유료 멤버십 가격은 월 4900원이다. 매달 4900원을 내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네이버가 자신의 서비스를 기반에 둔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한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우선 멤버십 가입 고객은 소핑할 때마다 결제액의 5%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돌려받는다. 여기서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다. 네이버 ID로 구매, 송금, 선물하기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10만원을 네이버에서 결제하면 5000원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으니 여기서 벌써 월 구독료를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네이버 장보기의 경우 포인트는 결제액의 최대 10%까지 적립된다.
또 다른 혜택도 있다. 모두 네이버의 디지털 서비스와 연관되어 있다. 네이버 바이브 300회 듣기, 네이버 웹툰과 시리즈를 볼 수 있는 쿠키 20개, 시리즈on 3300캐시, 네이버 클라우드 100GB 이용권, 오디오클립 대여 3000원 쿠폰 등도 제공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6월 출시된 이 멤버십의 가입자는 한 달만에 50만명이 넘어섰다. 9월 초엔 유료 회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사실 네이버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전혀 아니다. 이미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아마존에 의해 검증됐다. 바로 아마존 프라임이다.
아마존 프라임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유료 구독 서비스다. 유료 회원은 당일 무료 배송, 스트리밍 음악 및 비디오 서비스, 프라임 리딩(전자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처럼 페이백도 제공한다. 쇼핑, 배송, 음악, 영화 등 아마존이 서비스하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크고 작은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의 유료 회원은 작년에 이미 1억명을 돌파했다. 아마존 프라임 구독료는 119달러다. 1억명일 경우 구독료 수익은 119억달러인데,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13조6600억원에 달한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아마존의 사업 전략을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마존은 이른바 순이익을 남기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이익을 남기지 않는 게 아마존의 목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대신 아마존은 몸집을 키우는 데에 집중한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는 지난 2007년 "치타가 병약한 가젤을 추격하듯 출판사에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아마존의 '가젤 프로젝트'를 대변한다. 바로 '최저가와 가두기 전략'이다. 최저가(혹은 가성비)로 경쟁사를 압도한 뒤 탁월한 IT 서비스로 고객을 아마존의 울타리 내에 가두는 것이다!
네이버의 전략도 아마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거의 흡사하다! 네이버 최저가 검색이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구가 된 지 오래다. 그리고 온라인 서비스 구축에 애를 먹는 여러 오프라인 유통사가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합류하기도 했다. 무려 홈플러스와 GS프레시, 그리고 농협하나로마트 장보기를 네이버에서 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직접 유통과 물류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은 채 이 시장에 진입한 셈이다.
기업이 주는 혜택은 바꿔 말하면 기업의 부담이다. 어찌 됐건 기업이 남겨먹을 수 있는 이윤 중 일부를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행위이기 때문! 그러나 그 혜택으로 인해 증가하는 고객의 수가 훨씬 많다면 매출은 급증하게 될 터다. 동시에 쿠팡이나 위메프 등 소셜 커머스 고객도 빼앗아 올 수 있으므로 시장 경쟁력은 더 강화될 것이다.
네이버가 만드는 구독 생태계는 '절대' 쇼핑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들어온 회원들에게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혜택을 제공할 것이며, 또 방대한 고객의 지원사격 아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다. 네이버가 넷플릭스와 같은 OTT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은 괜한 것이 아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한 번 가입한 회원은 이탈하기 힘들어진다. 특히 쇼핑 습관은 한 번 자리 잡으면 좀처럼 바꾸기 어렵다. 더욱이 월 구독료 자체는 매우 저렴하다. 회원은 지속적인 혜택을 받으며 동시에 네이버가 선보이는 서비스를 누구보다 먼저 사용하게 된다. 단순 회원에서 충성 고객으로 바뀌어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네이버는 더 많은 혜택을 회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막강한 영향력과 그 영향력으로 창출한 수익을 기반으로 말이다.
네이버의 구독 생태계는 이커머스, 금융,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쳐 다른 플레이어들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쿠팡, 케이블TV, OTT, 음악을 비롯해 미래엔 금융 등에서도 기존의 기업을 위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