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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Nov 19. 2020

6년차 한/영 프리랜서 통번역가, 권세라

욕심나는 분야에서 일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어 행복한 프리랜서

이번 줌터뷰 게스트는 6년차 프리랜서 한국어-영어 통번역가로 일하고 계시는 권세라 님입니다. 세라님은 한국에서 법학으로 학부를 마치시고 영문학 석사로 대학원에 진학 중, 우연한 계기로 통번역대학원으로 편입, 그 이후 본인 적성을 찾아 프리랜서 통번역가로 일하고 계십니다. 삼성전자 사내통번역전문가, MBC 싱가포르 한미정상회담 생중계 등을 하셨으며 미국에서 10년 + 한국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이중언어구사자 (bilingual) 이십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어... 언어에 빠진지 어언 25년, 이렇게까지 평생 파도파도 더 잘하고 싶은 욕심나는 분야에서 일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어 행복한 프리랜서 권세라입니다.  :-)



Part I. 통번역가


통역과 번역의 차이, 그리고 동시통역이란?

쉽게 설명하자면, 통역은 말로, 번역은 글로 출발어를 도착어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순차통역과 동시통역의 차이로는...

* 순차통역: 1~2분 듣고 통역을 하면서 연사와 통역사가 번갈아가며 동시통역장비가 준비되지 않았을때 주로 사용하는 통역의 방식. 기자회견이나 외교분쟁, 법원 통역와 같은 정확한 통역이 필요할때 추천.

* 동시통역: 2~3단어를 듣고 곧바로 도착어를 발화하는, 거의 5초정도의 시간차밖에 나지 않는 통역의 기술. 실시간성이 중요한 경우 많이 사용. 2차 세계대전 후 소형 라디오 기술이 발전하면서 처음 생긴 통역의 방식. 국제컨퍼런스, 워크샵, 심지어 기업 주간내부 회의 등에서 사용되고 있음.    


순차 통역이든 동시통역이든 꼭 대학원을 나와야 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업계의 이해도와 언어능력도 매우 중요. 하지만 동시통역스킬은 마치 운전하면서 통화를 하면서 내비 목적지를 입력하는 뇌를 쪼개며 여러 행동을 동시에 하는 스킬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는데 5년정도(?)이상 걸리므로, 대학원을 집중적으로 다니며 스킬을 연마하는 사람이 대다수. 

    

      참고: https://ewandro.com/ted-ed-lesson/    


각각 어떻게 다르게 준비하고, 일하는가. 특히 동시통역은 실시간 생방송(?)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는지.  

발표자료나 스크립트가 있으면 가장 좋지만, 만약 자료가 없을 경우 그 업계를 도착어 위주로 준비한다.    


일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보람은? 

매일이 새롭다. 이번달만 해도 문체부 차관과 아랍에미리트연합국의 전략적 파트너쉽, AI기술의 발달, 비디오콜 플랫폼의 방향성 영화제의 올해의 감독상을 뽑는 평가, IF Design에 UX제안, SRPG 모바일 겜 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코로나때문에 이정도이다. 원래는 더 다이나믹하고 다음달에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언제나 나보다 대단한 사람들의 발표와 회의를 참석하며 누구보다도 그들의 말 한 토시를 흘리지 않으며 고도의 집중력으로 듣고 무서운 속도로 흡수한다. 입시때도 이렇게 집중하여 공부한적 없다. 역시 사람은 돈 받고 공부해야한다. 


내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때 마치 그들은 모국어를 듣는 것처럼 편안하게 회의를 듣는 느낌 :-)


각각이 주는 맛? 어떤 때에 가장 재미있고, 어떤 때에 가장 힘든가    

* 통역은 잘할때 재미있다. 스스로도 안다. 매끄러운 퍼포먼스, 공연 예술과 같다.

* 번역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문학번역이나, 마켓팅쪽 좋아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힘들때, 너무 빠르고 어려운 내용일 때 다 이해하지 못하거나 더 고급스러운 용어로 치환하지 못한 능력의 부족함을 느낄때 고통스러워하지만, 이것 또한 자극제다. World English는 정말 힘들다. 다른 언어의 통역사와 달리, 인도인, 중국인, 프랑스인, 태국인이 하는 영어를 알아듣고 통역해야한다. 나도 그 나라 사람들의 발음에 노출이 많이 안 되어있기 때문에 못 알아듣는데, 모든 사람이 나를 마치 알아듣길 바란다는 눈빛으로 볼때, 괴롭고 숨고 싶다.  


통번역가가 되는 길? 보편적으로 준비하는 루트가 있는지, 대부분 각자 다르게 업계로 들어오는지.  

대학원 진학, 입시 준비, 네트워크 이용. 학부나 그 전의 업무경험은 전혀 상관없다. 오히려 고객층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자기만의 강점이 된다.     


기업 소속인 경우보다 프리랜서인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이유가 있는지

프리랜서보다 기업소속이 훨씬 많다 1:9? 2:8? 하지만 프리랜서가 아마 더 공식적인 석상에서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것이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일은 어떻게 구하는 것인지  

정말 모르는것이다. 현재 중학교 동창에게도 소개받고 , 대학교 동아리 후배에게도 소개를 받았다. 현장에서 명함달라는 사람도 있고. 영화제에서 다른 영화제로 내 연락처를 서로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 언제나 적을 만들지말자. 평판이 전부인 세계


국내에 통역과 번역 전문가의 규모? (혹시 아신다면)   

통번역 대학원을 매년 졸업하는 학생은 한영과의 경우 100명 이하 일 것이다. 그나마 큰 과이다. 불어나 일본어의 경우 우리의 반이나 그 이하가 될 것. 번역사로 일하는 진입장벽은 훨씬 낮기에 더 많을 것으로 예상.



Part II. Sarah Kwon  


통번역가를 직업으로 알게 된 계기?  

정말 우연. 영문과 대학원 재학중에, 편입시험을 쳐봤다. 입시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얼떨결에 붙어주셨다. 교수님에게 무한한 감사.    


언제부터 통번역가가 될 생각을 하게 되었나?  

대학원 다니면서 처음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편안함을 느꼈다. 로스쿨을 준비할때도, 영문과에서 논문을 쓸때도 언제나 하위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조급했다.    


인상적이었던 동시통역 and/or 번역 경험  

최근 바이든/트럼프 jtbc/sbs의 동시통역 중계를 들어봤는가? 우리 업계의 신같은 존재들이다. 좋은 목표.

    

이번주에는 개발자 행사 영상 위에 통역을 하는 일이 있었다. Image rendering, Payment, AR 플랫폼의 변화 등 여러 강연을 통역해야했는데. 너무 기술적인 통역이 의뢰 들어 올때, 개발자가 영어를 배우는 것이 빠를까, 통역사가 코딩이나 아키텍쳐를 공부하는 것이 빠를까? 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외쿡인노동자 주: 이쪽 업계의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내가 기술을 배우는게 빠를까, 이 사람이 내가 하는걸 배우는게 빠를까 ㅋㅋㅋㅋ)



법학, 영문학을 공부한 이후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했다. 어떤 고민들을 하면서 현재의 길로 오게 되었는지.  

고민을 했다기보다. 우연히 이 길에 들어왔다. 통번역대학원을 들어온 이후에는 계속 소개를 받고거나 의뢰로 이어져서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학부때 배웠던 것들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  

통역의 매력: 정말 똥도 쓸 곳이 있다. 어렸을때 졸면서 들었던 국사수업, 유투브에서 봤던 광고의 한 문구, 책에서 본 한 글귀, 모든 표현은 나의 그 순간에 갑작스레 떠오르는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이런식으로 공부했다면 암기과목을 싫어했던 학생시절, 더 실용적으로 공부를 접했을것이다. 내가 내 말로 소화하여 남앞에서 발표할 수 있을 정도가 되지 않는다면 아는 것이 아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의 장점과 단점  

일한 만큼 돈을 번다. 일당이 쎈편이다. 만약 직장인처럼 한달에 20일~25일 일한다면 정말 2~3억대연봉자가 된다. 하지만 그정도로 일할 경력과 능력이 되지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 싫어하는 일은 “No” 거절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댓가도 치뤄야한다. 지금의 지옥을 만들어낸것은 일을 승낙한 한달 전의 나, 남의 탓을 할 수 없다. :-)


단점: 오프가 없다. 물들어올때 노를 저어야한다. 결국 쉬는 시기가 잘 없다. 항상 불안에 떨고 있지만, 5년차가 되니 이제 그 불안감은 지난 4년간의 데이터로 어느정도 스스로에게 반박하며 설득하기에 충분히 쌓였다.     


아쉬운 점?  

전문성, 지식이 언제나 고프다. 회의장에서 통역사가 이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떨어지는 사람인데 모든사람이 나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더 잘하고 싶고. 더 이해를 바탕으로 간결하고 논리를 날카롭게 꿰하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다.     



Part III. Future  


앞으로 어디서/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코로나로 인해 많은 국제회의, 기업커뮤니케이션이 화상회의로 전환. 위기이자 기회, 해외에서 살면서 인터넷으로 회의하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 


요즘은 무슨 고민하세요? 당장하고 있는 가장 큰 고민  

GoogleAPI 기계번역의 발전, 5년 후는 어찌 될까?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외쿡인노동자 주: 엔지니어인 저도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양육과 일의 밸런스 - 강철체력만이 살길    

바이링구얼 자녀교육. 몇년 후에 성과가 좋은지 다시 알려주겠다. (오! 기대하겠습니다!!)


꿈이나 하고 싶은 것 혹은 이루고 싶은 것  

삼성전자 우선주 3억 ㅎㅎ    

미혼모행사/입양인를 위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나중에 영어공부를 가르치고 싶다.     

해외에서 새로운 전공을 공부하고 싶다. 교육학?     


홍보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  

9개월된 아들을 키우며 일을 하는 워킹맘으로 세상의 엄마들과 여러 프리랜서에게 얘기하고 싶은 메세지 - 본인의 가치는 본인이 정하기 나름. 이번달의 벌이가 지난 달의 벌이와 다르다고 해서 내가 내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서는 안된다.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자기애와 객과적인 자기평가를 통해 본인을 응원할 줄 알고 오늘이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다면 그만하면 괜찮은것이다. 





통번역가라는 직업, 그리고 세라님의 삶과 생각 등에 대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입니다. :) 돌아오는 11월 22일 일요일 밤 10시부터 두시간 동안 평생 파도파도 더 잘하고 싶은 욕심나는 분야에서 일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어 행복한 프리랜서, 6년차 한/영 통번역가 권세라님과 줌터뷰 라이브에서 만나요! :)


http://www.zoomterview.com/


+ 줌터뷰나 줌터뷰 게스트들에 관한 질문이나 문의, 방송에 대한 알림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으로 :)

https://open.kakao.com/o/gFgfIO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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