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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Oct 12. 2024

기혼녀의 비혼주의 찬성

결혼하고 더 살기 좋아진 분들도 많으실 것이다.

결혼이 대체적으로 장점이 많기에, 비혼보다 기혼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장점과 단점을 나열하면 장점은 내 사랑하는 아이들과 내 힘으로 이룬 나의 가정이 있다는 추상적인 것 1개뿐, 단점은 나열하면 아주 구체적으로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다. 


나는 기혼녀이지만, 비혼주의자이며, 내 딸 두 명에게도 굳이 결혼이 필수가 아님을 유치원 때부터 구구절절이 세뇌시키고 있다. 심지어 임신을 해도 미혼모가 낫다. 확인 안 된 남자에게 씨를 줬다는 이유로 아빠자리를 바로 내줄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매우 급진적인 발언일 것이다. 


적어도 나는, 결혼하고 좋아진 점이 정말 정말 없다.

이제야 비로소 백화점에서 옷 한 벌 사 입고, 이제야 비로소 중고 명품 핸드백 1-2개 살 정도로 여유로워지긴 하였으나.

사실 결혼 전에 충분히 편하게 누렸던 것들이다.

결혼 전에 혼자 편하게 있던 내 방이 사라지고,

결혼 전에 혼자 편하게 놀러 다니던 명절이 사라지고,

결혼 전에 충분히 누렸던 독서와 뮤지컬과 해외여행과 음악 생활이 뚝 끊겼다.

결혼 전에 선택이었던 김장과 청소와 설거지가 우리 집에서의 의무가 되었고, 무엇보다 남의 집인 시댁에서도 의무고 도리라고 사회가 강제하고 있다.


애를 낳고 나서는 경쟁사회에 뛰어들어야 한다. 

사실 둘이서는 반지하도 좋고, 재개발되는 무너지는 아파트의 월세도 좋다.

돈을 못 벌어도, 음반을 10집까지 내고, 개인 미술전을 열고, 개인 출판으로 책을 10권도 내면서

하루 벌어 하루 살고, 나라에서 예술가에게 주는 쌀을 받아먹으면서도 사랑한다고 웃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를 낳고 나서는, 아무리 예술이 충만하고 사랑이 충만해도 

애는 분유를 기저귀를 이유식을 고기를 우유를 책을 장난감을 영화관을 놀이동산을 등등을 원하고

그것들을 해줘야 할 것이다.


아이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반지하의 굶주린 삶을 평생 살게 할 수는 없지 않은 가.


더불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는 부유한 육아를 해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 동네에서는 중간치는 할 수 있게 

어린이집도 보내고, 유치원도 보내고, 구몬이라도 해주고, 태권도 미술이라도 하나는 보내고, 학교 가면 공부방이라도 보내고, 추레하고 비웃음 당하지 않을 옷도 사입혀야 한다. 

그 정도라도 경쟁을 해야 하며, 마음 깊은 속으로는 연예인 자식들처럼 내 자식도 뒷바라지해주면, 큰 인물이 될 텐데.. 부모 잘못 만나 이렇게 밀어주지도 못하는구나 하는 미안함으로 더더더 경쟁 사회에 뛰어들어

돈! 돈! 돈! 하는 삶을 사게 되는 것이다. 


결국 

출산은 세상의 주인공이었던 내가

세상의 수많은 일개미 중의 하나로 바뀌게 되는 시작일 뿐이다.


( 더 무서운 것은, 애를 낳고 이제 열심히 애를 위해 돈 벌면서 살아야지!라고 각오는 하지만. 애를 맡기고 돌봐줄 곳이 없기 때문에, 조바심만 나고, 돈은 더 못 벌게 되는 현실이 되면서, 이상과 현실이 간극이 커지며 스트레스가 더더더더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 


***


나만 이렇게 사는 것 같긴 하다.

인스타를 보면, 결혼하고도, 애를 낳고도, 일도 하고, 문화생활도 하고,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하지만 인스타를 하지 않는 많은 이들이 결혼과 출산과 함께 경쟁의 세계에 던져짐으로써 돈을 모으기 위해, 내 자식에게 돈을 쓰기 위해, 나 자신을 버리고 있음을 나는 확신한다.


그래서, 내 자식이 비혼/비출산을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는 비록 내 자식을 낳아 행복했으나,

그만큼 문화와 예술과 낭만으로 충만했던 삶을 잊고

냉혹한 현실에 던져져서 부모 그늘에 있었으면 안 했을 고생을 하며, 잘못 고른 남편을 개조하며 별의별 싸움을 하며 안 해도 될 고민과 고통을 겪었기에.


내 자식이 굳이 그런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


***


비혼을 이야기하면 많은 이들이 "그래도 자식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

라고 말을 한다. 

나도 내가 자꾸 비혼 비출산을 이야기하니, 아이들이 "엄마는 그렇게 나를 낳고 싫었어?"라는 질문을 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 솔직히 싫고, 진짜 힘들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총합으로 나는 자식이 있어 이제는 정말 행복하다 )


그런 점에서 나는 

굳이 출산을 해야 한다면.... 애는 미혼모로 낳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연애를 하고, 임신을 하게 될 경우, 애를 먼저 미혼모로 낳고, 한 1-2년 남자가 하는 행동을 봐서, 정말 아빠자리 내줘도 되겠다 싶을 때. 그때 결혼과 별개로 아이의 생부로 인정을 해주고, 서류에 넣어주고, 그렇게 살다가 남편감으로도 좋겠다 싶을 때. 결혼을 하는 순서가 옳다고 생각한다.

낳자마자 엄마인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니 엄마는 당연히 되어야 하지만

아빠가 누구인지는 알게 무엇이냐? 또한 아빠가 되기 싫으면 가도 좋고, 아빠가 되고 싶어도 자격이 없으면 안 주면 되는 것 아닌가? 

적어도 육아시절 남편이 정말 아빠 역할을 하나도 안 한 내 경험을 비춰봤을 때,

나는 내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주장대로 우리 아이가 살게 된다면, 지지해 줄 수 있게 

돈을 먼저 벌고, 체력을 길러, 돈과 육아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돈을 벌어야 한다. 


나는 했고 이미 늦었으니

후우~

니들은 정말 하지 말아라

진심으로 특히 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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