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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Aug 13. 2023

[30대 대장암] 9. 항암3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작했다.
아름다운 1월을 수놓을 나의 항암3차. 1월은 항상 나에게 부담?을 주는 달이었는데 역시나 항암이 이번엔 그런 역할을 하네. 우선 병원에 가서 피를 뽑고,  담당 외과 선생님 외래를 봤다.

 "백혈구 수치가 보통 1100정도 되는데, 870으로 낮아서, 이번 회차는 좀 미룹시다."​

네???? 이건 내가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안돼요 안돼. 내가 헤리주사 열심히 맞으면서 호중구 올린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단말인가.... 내가 왜 요양병원에 있는데, 항암 회차 안밀리고 일정대로 끝내고 싶어서인데..

"혹시 너무 무리가 아니면 그냥 진행하면 안될까요?"

나는 확고했다. 하지만 힘들겠지.

"그럼 백혈구 수치를 올리는 주사를 맞고, 힘들다고 하니까 항암제 용량을 좀 줄입시다. 그러고 다음 회차는 3주 뒤인데, 그때는 검사를 좀 많이 할 거예요. 피도 많이 뽑고. 그때 봅시다."

아 다행이다. 일단은 일정대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의사도 할 만 하니까 하지, 너무 무리해서 항암을 하는 건 아닐거다.
될 만 하니까 하라는 거겠지! 너무 다행이다.
그래서 나는 기존에 맞던 옥살리플라틴 200ml를 150ml로 줄이고(물론 포도당과 섞인 전체 용량은 500ml 그대로임) 젤로다 매일 3,000mg를 2,300mg으로 줄였다.


그러고 암환자용연말정산서류 를 떼러 갔다. 장애인증명서 인데, 우리가 흔히 아는 동사무소에 등록하는 그 장애인증명서 아니고,
소득세법 시행령 제107조 제1항에 따른 장애인으로 분류하여 중증환자(나의경우는 산정특례를 받은 암환자라서)에게 해당 기간동안 연말정산 인적공제를 해주는 서류이다. ​
인적공제로 최대 200만원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거 챙길 수 있는 건 다 챙겨야지!

그리고 항암주사실로 갔다. 근데 오늘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구토방지제 맞는 순간 너무 올릴거 같았고 머리가 너무 아팠다. 그리고 스테로이드 주사 맞으니까 피부중에 좀 안좋은 부위들이 다 반응하는 것 같았다....끄응 눈이 빡빡하고 속이 메스껍고 토할것 같았다. 항암주사실에서 쓰러지는 사람이 많은 걸 알 것 같았다. 나는 항상 혼자서 항암을 하러 갔기 때문에 매우 조심이 필수였다. 낙상주의 문구가 유독 눈에 띄던 때.
1시간 쯤 지났을 때부터 손저림이 심해져서, 3시간 20분이 지나 다 맞았을때에는 정말 왼쪽팔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았다. 으아아 그래 그래도 나는 나은편일거야.. 생각하며 다 맞고 택시타고 병원으로 왔다.

안밀리고 제때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2차가 끝나고 나서는 먹는 거 진짜 조심했다. 커피도 빵도 안먹고 정말 건강한 병원식만 먹으며 견뎠다.

그리고 조금 후 항암 3차 끝. 우울감을 잔뜩 안은 채 끝난 항암 3차. 사실 이번 항암은 다른 부작용보다도 우울감이 너무 심해졌다.  투약 14일(23.1.12.~1.26.), 휴약 7일(23.1.27.~2.1.)기간이 끝나고 몸상태는 더 안좋아진 것 같았다.

부작용은 거의 똑같다. 정도가 좀 심해졌을 뿐.

1. 구토감이 4일정도 지속

 구토할때 눈알 빠질거 같고, 목도 아프고 죽겠다.
2. 설사
 젤로다의 영향으로 설사를 계속 함
3. 손발저림
 아진짜 이번에는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계속해서 왼팔에 주사를 맞았는데, 왼팔이 시도때도 없이 계속 저리니까 신경질이 났다. 아무리 핫팩을 데고 있어도 별다를 차이가 없는 느낌?
4. 턱관절 아픔, 눈(안구)아픔
 입에 뭔가 들어가면 턱이 진짜 뻐근하게 아파죽음.. 눈알도 너무 아픔 ㅠㅠ 갑자기 안압이 높아지는 기분이라 돌겠다.
5. 피부검게 변함
그냥 변한다. 점 생기고 갈라지고 걍 이것도 이젠 포기.
6. 우울감증폭☆☆☆☆☆
 이게 제일 심했다. 우울감이 커지니 만사 짜증이나고 모든 게 싫어졌다. 진짜 우울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이후 맞았던 기타 보조주사 또는 약은 이전과 같다.

1. 헤리주사 주 3회 - 면역력 높이기 위함이다.
    싸이모신알파1 성분 계속 맞았다.
2. 고압산소치료 2회
    이건 대부분의 요양병원에서 시행을 하는 것 같은데, 사실 효과가 좋은진 모르겠다. 간호사선생님 말로는 이걸 한 30회는 해야 효과가 좋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난....
3. 리포토신, 구치온주 1회
 일명 백옥주사 라는데, 이것도 효과가 있는진 모르겠다. 주에 1회씩 계속 맞아야 효과가 있는 모양이던데 이걸 잘못맞으면 플라틴 계열 약물의 항암효과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말이 있어서 1회만 맞아보았다. 한번으로는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 피부는 좋아진 거 같기도하다.
4. 죽염가글
 이것도 하다 말다 했는데 너무 다행히도 나는 구내염은 안생겼다!

우여곡절끝에 3차도 지나갔다.

벌써 3차가 끝나다니 너무 좋지만.. 그냥 짜증이 밀려오는 건 왜일까.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잘지내야하는데 진짜 만사 귀찮고 짜증난다.... 나가서 커피한잔을 하든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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