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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석 Oct 01. 2021

행복을 찾아서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벼락거지가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었다는 것을.


30대 중반에 독서를 통해 삶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다독가는 아니지만 한 권 한 권의 책을 생각하고 음미하며 읽었다. 완독 리스트가 한 줄씩 쌓일 때마다 깨달음에 대한 희열을 느꼈고, 새로운 것을 삶에 적용해 보는 것은 그 어떤 게임보다도 흥미로웠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한동안 몰입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거시경제를 공부할 때는 세상 돌아가는 것이 모두 경제 논리로 보이고, 재테크를 공부할 때는 어떻게 하면 돈이 놀지 않고 일하게 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마케팅을 공부할 때는 무엇이든 가치를 부여해 팔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났었고, 경영을 공부하면서는 우리만의 회사 문화를 만들어보려고 팀원들과 소통하려 노력했었다. 어쩐지 뭔가 하나 대박 날 것 같은 기대감도 생기고, 아이들과 아내한테 영웅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돈과 세상에 대해 알아갈수록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성공하는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체크해야 할 중요한 것들이 늘어났고 삶의 소소한 부분들은 그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중요한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불안감은 점점 커졌다.


하지만 무엇이든 무르익어 열매를 맺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도 겪기 마련이다.

열정적으로 시작하는 일들은 대부분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투자한 것은 시원하게 말아먹, 새로운 도전들은 실패로 끝을 맺었다. 실패를 배움 삼아 더러는 아직 도전 중이고,  다른 것들을 공부하며 준비하지만 아는 게 늘어날수록 미래에 대한 예측은 더 어려워진다. 여전히 MZ세대 직원들의 마음이 려웠 세상은 내가 모르는 무언가로 가득 차있었다.

얄궂게도 몇 년 새 집값은 오르고 주식도 올랐지만무주택에 월급쟁이인 나는 어느  벼락거지가 되어 있었다. 거지라고 생각하며 산적은 없었는데 뉴스와 유튜브가 친절하게 ‘벼락거지라고 이름도 붙여 주었다.


와이프랑은 전세 사는 설움에 눈물 흘린 적도 있고, 분양에 대한 희망에 젖었다가도 딱딱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실망하기도 했다.

다행히 아내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인대, 내 집이 없어도, 퇴근 후 아내가 들려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참 듣기 좋았다. 대부분 육아에 한발 물러서 있는 나에게 아빠로서 최선을 다 해 달라는 채찍질과 일찍 들어오라는 잔소리가 결론이긴 하지만 하루하루 아이들과 있었던 일들을 듣고 있노라면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간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해 준 것 이상으로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 참 고마우면서도 신기하다.

집이 있거나 없거나, 돈이 많거나 적거나 아이들은 상상도 못 할 행복을 안겨준다. 어린이집에서 칭찬받은 이야기만 들어도 너무너무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상하다. 행복해지려고 돈을 벌고,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그런데 꼭 이루지 못해도 행복할 수는 있는 것 같다는 깨달음이 온다. 아… 이것이 정신 승리라는 것인가…


우리는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으로 나누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행복과 불행이 함께 존재한다.

성공한 인생을 찾아 롤모델을 삼고 나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지만,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그 인생의 한 부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나의 어느 부분에 발견하지 못한 행복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인생을 행복한 사람, 불행한 사람으로 결정짓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그냥 인생 안에 행복한 순간과 불행한 순간이 뒤섞여 있지 않을까? 행복이란 감정을 반드시 큰돈은 벌거나 목표를 이루고 뭔가를 완성시켰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주변의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는 순간들을 떠올려 보자면 어떤 이는 어떤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해 나가는 과정에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었고, 또 어떤 이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와 대화 속에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저마다 걱정이 없겠느냐마는…


행복과 성공을 구분 짓고 있는 내 속에도 아직 열정이 있고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가득하다. 그리고 그것을 해 냈을 때 얻게 될 큰 보상과 짜릿한 행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짧은 찰나의 영광을 위해 굳이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을 남과 비교하며 불행하게 살지는 않기를 스스로 다짐해본다.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를.

그냥 부자가 되는 삶 보다 가족과 건강하게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며 행복을 매일 느끼는 삶을 살기를 바라본다. 그러면서 부자도 되기를… 꼭…


디자인을 하면서, 경제를 분석하면서, 마케팅을 연구하면서, 등등 새로운 것들을 공부하고 정리하면서 각각의 목표를 세우고 완수해야 할 과제로 여겼던 부분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각각의 목표들이 결국은 ‘행복한 나’를 완성하기 위한 부분들로 정리가 됨을 느낀다. 왠지 앞으로 나누게 될 활동과 글들 속에는 행복이라는 대전제가 깔리게 될 것 같다.


아… 나에게 행복이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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