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스보이스 Jan 02. 2023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과 순간

마침표를 찍자

김성희


 사전에 나타난 '사랑한다'의 의미는 1)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다. 2)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다. 3)남을 이해하고 돕다. 라고 표기되어있다. '아끼다/소중히/귀중히 여기다'와 같은 뜻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남을 이해하고 돕다'라는 뜻은 그렇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의아하게도 이것이 나에게는 가장 딱 떨어지는 문장이다.

 

 사람에게는 서로 다른 관점이 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러곤 생각한다. 누군가는 행복하고 사랑이 가득하다고, 누군가는 그저 살만은 하다고, 또 누군가는 지금 이 시각 삶의 끝자락에서 불행한 삶이었다고 마침표를 찍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외에도 어떤 유리수A와 유리수B사이 다른 끝없는 유리수들이 있듯이, 다른 생각과 관점들이 무한하게 생겨나고 있다. 그중 나는 사랑하다의 뜻 중 '남을 이해하고 돕다'에 관심이 간다. 왜일까. 가만히 생각해본다면, 나의 삶의 목적 중 하나가 직역하자면 쓰임이 되는 것, 의역하자면 타인에게 보탬이 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나 순간은 내가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꽤 빈번한 것 같다. 쓰임이 있어야 옆에 남는 물건처럼 그렇게 해야만 누군가의 곁에 남을 수 있다고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옆에 남을 사람을 만드는 일은 나에게 무엇보다도 어렵다. 


 내가 사랑하는 어느 순간은 그에 맞게 나와 평생 함께해 줄 사람을 찾은 그 순간,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순간이다. 중학교에 입학 후 처음 보는 친구들이 대다수였다. 내가 아는 애들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이번에는 어떨까, 손에 손을 잡고 길에 늘어져버린 생각들이 끝이 없이 이어졌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두렵고도 기뻤다. 나의 생각들을 나를 웃게도, 어둡게도 만드는 제 각각의 엔딩들로 마침표를 찍었다. 나는 먼저 말을 걸지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성격이라 조용히, 더 조용히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니 항상 생각해도 정말 나 자신이 답답하다. 먼저 말을 걸면 어디 덧나나. 하지만 내일이 되면 또 그러겠지. 내가 실수를 하면?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된다. 그러한 나의 성격들은 나를 더 움츠러들게 한다. 그러나 그런 날들을 보내고 적응기가 지나면 나는 몰라보게 변한다. 조용하던 내가 활발해지는 것을 주변사람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적응기가 지나면 대부분 안정기가 찾아와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들이 지속된다.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곁에 남을 수 있는 순간. 그래도 그렇지 않은 날이 찾아오는 것은 이제 익숙하다 할 수 있지만 내 대답은 아니오, 매우 그렇지 않다. 앞서 말했듯 난 인간관계에 매우 예민하고 하나만 틀어져도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다. 그러나 내 속마음을 완전히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찾아 말하자면 나 자신뿐이다. 혼자가 편해지고 여유를 가지는 두 번쨰 안정기가 찾아보면, 주변을 돌아보고 잠시 자기성찰을 한다. 이 시간은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잘못한 게 있다면 고치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잘한 데 대해서는 그만큼의 칭찬과 스스로의 다독임도 더욱 중요하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삶에서 여러 적응기와 안정기들을 지나게 된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시간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를 인지해 마음을 다독이고 성찰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갖추어야한다. 이것은 실제로 매우 어렵다. 시기를 놓칠 때도 있는 게 당연하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해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이 세상의 완벽하다는 기준은 없다. 힘들 때는 조금 놓아도 된다. 하지만 다수가 그렇겠지.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그러한 욕망, 완벽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버릴 수 없다고 그렇다. 세상은 만만치 않고,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다. 당연히 살아가기 힘들 것이고 놓아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앞으로의 미래를 세워야한다. 먼 미래를 본다면 당장은 힘들어야 안전한 미래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휴식이 있어야 행복할 수도 있다. 세상에는 답이 없는 문제들이 많다. 그래서 당신은 담대한 개척자가 되어야 한다. 우주에서는 빅뱅을 중심이라 한다면 당신의 삶에서는 당신이 중심이 되어야만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일을 놓고 싶은데 놓아도 될까요? 하지만 생계가 막막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질문자A가 있다. 답변자는 당신이다. 뭐라고 말해줄 것인가? 질문자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고?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당신을 굳게 믿고 의지한다면? 여기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살면서 답이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하지만 그 답에서 벗어나려는 의자가 없다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생각하며 없는 답을 찾아 나서려는 것은 대담하고도 어리석다. 그렇지만 생각을 하며 답을 찾는 행동은 자유다.


 다시 한 번 주제를 불러오자.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일, 그리고 어느 순간' 또 다른 내가 사랑하는 일은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더라도, 마침표를 찍으면 비로소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된다. 다른 사람은 행복을 찾는 일을 사랑할 수도 있고, 행복을 찾은 순간을 사랑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들이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행복이 있다면 반드시 불행이, 불행이 있다면 반드시 행복이 있을 것이다.


 현재 당신은 행복한가요? 그렇다면 그 시간을 마음껏 누리세요. 그리고 앞을 보세요. 그렇다면 붏행이 쉽게지나가고 다음 행복이 쉽게 찾아올 것입니다. 현재 당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하나요? 매일이 힘겹고 삶을 끝내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내일이든 언제든 정말 힘든 날 가운데 행복이 찾아올 테니까 일어나서 불행이라는 생각들을 털어버리고 일어나 걸어보세요. 뛰지 않아도 돼요. 그저 천천히 돌아보면서 살아도 좋아요. 당신에게는 이겨낼 만한 힘이 있거든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과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전 01화 들어가는 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