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에 처음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회사를 그만뒀으니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고,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공부라도 빡시게 해 보자는 마음으로 2022년까지 열과 성을 다해 시간관리를 했다.
새벽에 읽고 쓴 덕분에 정말 많은 것들을 도전할 수 있었다. 오디오 클립에 오디오 콘텐츠도 만들어 보았고 얼굴을 드러내는 유튜브도 해보았다. 방구석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에 도전했고 소소하게 성과도 만들어냈다.
- 미라클 모닝 전자책 수익화 (2020년 크몽 판매)
- 수면 음료 공동구매
- 블로그 수익화 (2022년 1년 약 1300만 원 수익)
- 오디오 클립 구독자 4,200명 돌파
- 블로그 애드포스트 수익화
- 기타 등등등
참으로 많은 것들을 미라클 모닝 덕분에 해냈다. 그렇게 쌓인 내공으로 올해 1월 <놀라운 기적을 만드는 미라클 모닝의 힘>이라는 책도 출간하게 되었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수익이 아닌가 싶다.
나름 꾸준히 콘텐츠를 쌓아왔고, 성실하게 온라인 친구들을 늘려갔지만 어딘가 모르게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어느 채널 하나 해당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걸려 조회수 대박이 나는 콘텐츠가 하나 없었다. 특히 16년째 하고 있는 블로그는 <난 노출 잘 되는 포스팅을 쓰는 재주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나게 했다. 단 한 번도 네이버 블로그 알고리즘에 내 글이 걸린 적이 없었고 난 오디오 클립도, 유튜브도, 블로그도 안 되는 팔자구나 어느 순간 체념했다.
알고리즘 놈이 나를 간택을 하든 말든, 남이 보든 말든 나는 내 기록을 남긴다라고 마음을 먹고 성실이라는 단어를 마음속에서 내려놓고, 생각날 때마다 포스팅을 했다. 1일 1 포스팅? 이런 꾸준함을 유지해 봐야 어차피 누가 보지도 않을 글이니 며칠 쉬었다가 하루에 3개~4개 몰아서 포스팅을 했다. 습관적으로 사진을 찍어놓은 덕분에 독서, 미라클 모닝 기록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다행이었다.
성실하지 않은 블로거에게도 기회는 오는 건가? 아니면 그동안 성실했으니 이제라도 보상을 주는 걸까? 아침에 자고 일어났는데 네이버 블로그가 나에게 알림을 날린다.
'책 읽는 김프리님의 글이 오늘의 핫토픽에 소개되었어요!"
이건 뭔 소리인가 싶어 알림을 확인해 보니 미라클 모닝이라는 키워드 알고리즘에 내 글이 걸린 거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정성 들인 포스팅이 아닌, 특징 없는 글이 핫토픽에 오른 거다. 어쩌다 걸린 조회수 대박은 이렇게 나는구나 싶었고 갑자기 어안이 벙벙했다.
제목도 이 제목이 아니다. 원본 포스팅의 제목은 <11월 13일 미라클 모닝 ㅣ 긍정일기, 블로그 글쓰기, 인스타 책 리뷰> 다. 블로그 마음대로 후킹 제목(?)을 만들어냈고 사람들을 내 블로그로 끌어들였다.
평소 방문자는 40~100명 사이인데 어제는 984명, 오늘 오전엔 836명이다. 댓글과 공감수도 평소보다 10배는 늘었다. 이런 게 터지는 콘텐츠라면 그동안 공들여 썼던 포스팅들은 잘못 썼던 게 분명하다.
갑자기 살짝 허탈해지지만 약간 이상한 포인트로 기분이 좋다. 결국 꾸준함이 답인 건가, 16년 동안 꾸준히 했던 게 맞았던 건가? 16년씩이나 해야 겨우 하나 터지는 건가? 그 16년 동안 약 5,000개의 글을 썼는데 그것들은 다 잘못된 건가? 어떤 누구는 1~2년 만에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아 대형 인플루언서가 되던데 난 뭐지? 별 잡스러운 오만 생각이 다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미라클 모닝 기록들이
오래된 소수의 이웃들만 읽던 나의 기록들이 겹겹이 쌓여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다니 마음 한쪽이 뭉클하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닌 이 미라클 모닝 덕분에 내 인생이 좀 더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막막했던 내일이 조금 덜 막막해진다.
그래, 꾸준했으면 그걸로 된 거다.
그래, 내가 좋아서 한 일이니 내가 좋으면 됐다.
그래, 내 인생이 좀 더 활짝 펴졌다면 계속하자.
많은 플랫폼들이 사라졌지만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명성을 그대로 유지해 준 네이버 블로그. 20대 중반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담아준 블로그 덕분에 일상을 기록하며 글을 쓰는 호사를 누리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