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유월 마지막 날
드레스보다 폐백복이 잘 어울리던 그녀의 결혼식이었다. 초여름 볕이 따가운 날, 그녀는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다. 백일도 채 안 된 아기는 단 한 번뿐인 엄마와 아빠의 날을 알기라도 하듯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고, 처음 한 자리에 모인 관객들은 한 덩어리로 눈물을 훔치고 배꼽을 잡고 사진을 찍어대느라 여념이 없었다.
소란스러웠을 것이다. 긴 시간 닦지 못해 참아왔을 눈물을 비로소 보이던 그녀와 그 눈물을 맵시있게 닦아주던 그녀의 남자와 괜히 콧등이 시큰해져 눈가를 문지르던 사람들. 그 모든 소란이 한 데 어우러져 내는 소리는, 소리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묘하게 고양된 공기였다. 신랑의 노래가 감미롭게 홀을 메우던 때 젖은 눈들이 마주쳤다면, 단숨에 사랑에 빠졌을 지도 모르는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