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강현 motivear Apr 30. 2021

너, 내 동료가 되어줘!(정신차려)

- 언제까지 사업 놀음만 할 것인가?


 사업 초기에는 멤버들을 문자 그대로 ‘직원’ 취급했었던 것 같다. 겉으로는 마치 원피스 만화의 주인공 ‘루피’처럼 루피병에 걸려 “너, 내 동료가 되어줘!”하고 외쳐댔지만, 난 속으로 그들을 동료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냥 내 사업 놀음과 대표 놀이의 서포터가 필요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난 끊임없이 그들에게 지시하고, 가르치고, 회의하고, 비전을 공유해댔다. 그리고 내 원대한 포부를 이해하지 못하고, 더 열심히 일하지 않는 직원들을 답답해하며 들들 볶았다. 그들이 얼마 견디지 못하고 퇴사할 때마다, 난 그들의 나약함을 원망했을 뿐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했다.

 창업 3년 차쯤이었을게다. 구체적인 목표도, 계획도 없이, 모티브라는 배는 표류하고 있었고, 그저 시간과 돈만 잡아먹고 있었다. 당장 급한 데로 중진공에서 저리로 1억 원을 끌어왔지만, 표류하는 배는 캐시 버닝도 심했다. 이대로는 1억 도 순식간에 날아갈 판이었다. 직원들은 모두 나만 바라보며 흔들리고 있었다. 그때였을게다. 내가 변해야 한다고 절박하게 깨닫게 된 것은. 나는 나의 작은 함선의 초라한 왕좌에서 두목 놀음을 하고 있었다. 직원들을 내 발아래의 부하 직원으로만 여긴다면, 회사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후 나는 직원들을 ‘멤버’라는 호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모티브는 내 100% 지분의 개인회사다. 하지만 지분 관계를 떠나, 난 그들을 수평적인 관계의 동료로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로 깎듯이 존대하며, 쓸데없는 회의와 지시를 최소화하고, 업무에 최대한의 능동적 자율성을 부여했다. 그리고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고, 합리적인 문화가 자리 잡도록 노력했다. 비전 쉐어링 따위는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그런 것 굳이 하지 않아도 이제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대화를 통해 아니까. 대표의 역할은 “일 할 맛 나는 판을 깔아주는 것”인 것 같다.

==========

* 콘텐츠 스타트업 '모티브(motiv)': 박강현 대표.
- 슈 터(SHOOTER): 컨설팅&대행사
- 책키라웃(checkilout): 생활 문화 미디어
- 런위드(LUNWITH): 자기계발 커뮤니티

* 모티브(motiv): motivate your spirit with us.
- Tel. 031-901-0068
- Mail. motivear@motiv-group.net

매거진의 이전글 일단 돈을 벌어야 ‘사업’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