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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다름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by 쭉정이

운명처럼 만나게 된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서로를 알아보았고 서로에 대한 연민과 동시에 시너지를 느끼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기로 약속했다. 그들의 사랑은 마치 두 사람을 위해 하늘이 허락해 준 시간과 같았으며 그 안에서 날마다 새로운 감정으로 하루하루를 벅차게 채워갔다.


그러나 매일이 이러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관계라는 것이 무르익을수록 새로운 상황을 만나게 되고 언제나 한결같길 바랐지만 그 안에서 천국과 지옥을 만나곤 했다. 어느 날은 감정에 지쳐 헤어짐을 고민했다가, 그럼에도 어느 날은 참지 못할 만큼 보고 싶어 했으며, 어느 날은 뒤늦게 상대를 이해하면서 후회와 미안함에 밤새 뒤척이는 날도 있었다.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감정의 기복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감정 기복으로 소중한 인연을 놓치거나 상대에게 회복되지 않은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까. 여전히 사랑하는데도 사랑의 본질을 잊은 채 오해할 행동으로 극단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이 있을까.




30여 년 가까이 인간관계 세미나 및 부부관계 상담센터를 운영해 온 작가 존 그레이가 쓴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있다. 그는 책을 통해 남자와 여자는 각자가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설명하는데 남자는 여자가 사랑을 원하는 만큼 인정을 바라고, 여자는 남자가 인정을 원하는 만큼 사랑을 원한다고 한다. 사랑에 대한 본질적인 시작점부터 남녀에 차이가 있다.


남녀가 싸우는 포인트 중 하나는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여자는 남자의 사랑이 없는 무심한 말에 서운함을 느끼지만 남자는 그런 그녀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반대로 남자는 그녀가 행복하도록 많은 노력을 하지만 그녀가 여전히 볼멘소리를 한다면 인정받지 못함에 서운함을 느낀다. 여전히 사랑하지만 오해가 쌓이면 결국 사랑의 본질이 흔들려 '우리가 진정 잘맞는 사이일까' 고민하게 된다.




숱한 싸움의 결과 그들이 깨달은 사실은 사랑은 서로가 다름을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인정받음에서 사랑을 느끼는 '남자'와 나를 바라봐줌으로써 사랑을 느끼는 '여자'라는 성별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고, '그'와 '그녀'라는 사람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그는 탱크와 같은 성격이라면 그녀는 연료와 같은 성격이다. 애초부터 성격이 다르기에 오해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랑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사랑에는 의심이 없다면, 서로의 차이를 인지하면서 건강하게 교감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다름을 인지하고서 그 사람의 입장에 서본다면 한편 이해되면서 마음이 누그러질 것이다. 그럼에도 남은 감정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스스로를 위해 솔직하게 드러내보자. 상처받을까 숨기다 보면 상처가 되고 관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


상대를 위한 배려는 곧 건강한 교감이다.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지만 때로는 유효기간이 있을 수 있으니 지금, 서로가 서로에게 충분히 말을 하고, 슬퍼하고, 교감하면서 마음껏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사랑을 진정으로 키워가는 과정에서

모두가 그 예쁜 사랑으로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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