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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27. 2017

01. 대 스핑크스

<당신이 알지 못했던 걸작의 비밀>



스핑크스는 졸리다.
그녀의 날개는 접혀 있고
그녀의 귀는 무겁다.
그녀는 세상에 관해 곰곰이 생각한다.
- 랠프 월도 에머슨, 〈스핑크스〉-



나폴레옹은 기회를 낭비한 적이 없었다. 특히 자신에게 영광을 가져다줄 기회라면. 1798년,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침공했을 때 목표는 단지 이집트를 중동의 전략적 중심지로 삼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원한 것은 파라오들이 다스리던 이집트, 그리스와 로마 황제들이 자신보다 먼저 정복했던 이집트였다. 나폴레옹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상징하는 영광을 누리고 싶었다.


나폴레옹의 침공은 평범하지 않았다. 물론 척탄병과 보병, 기병들도 있었지만 그 외에 화가와 건축가, 동물학자와 식물학자, 고고학자와 수학자, 천문학자와 공학자 등의 전문가들을 총 167명이나 데려갔다. 나폴레옹은 왜 이런 학자들을 사막의 전장으로 데려갔을까? 프랑스 학자들을 교전 지역에 투입하여 무엇을 얻으려 했던 걸까?

나폴레옹은 땅속에 묻혀 있는 고대의 과학적·예술적 유적을 발견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관심사는 이러한 발견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었다. 나폴레옹은 온갖 종류의 학문 활동을 지시했다. 박물학자인 조프루아 생틸레르는 나일 강의 물고기를 배 한가득 채집해서 분석을 위해 프랑스에 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 화학자인 자크 콩테는 필기용으로 쓸 수 있는 광물을 찾으라는 명령을 받고 흑연과 점토를 섞어 오늘날 우리가 쓰는 연필심을 발명했다.

화가이자 작가였던 도미니크 비방(Dominique Vivant)은 기자에서 고대 이집트의 건축물들을 스케치하는 임무를 맡았다. 때로는 포화 속에서도 그림을 그려야 했다. 그는 1802년 《상하 이집트 여행》이라는 책을 출판하여 유럽의 독자들에게 이집트의 유물에 대해 알렸다.

대 스핑크스 또한 크기가 전부는 아니다. 이 조각상은 똑바로 응시하는 시선과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보는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스핑크스가 제기하는 영원한 질문이나 그의 원정에 참가한 과학자들의 성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인 흔적은 없다. 피라미드와는 14.5k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아무 관련도 없는 전투를 ‘피라미드 전투’라고 불렀던 지도자에게 뭘 기대할 수 있겠는가?

-“대 스핑크스-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신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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