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은 분명 중국어가 좋았다. 반 아이들과 다 같이 중국어를 읽는 시간이 좋았다. 발맞추어 읽는 게 재미있었다. 또 어떤 순간이 좋았을까. 이제는 첫 시작이 꽤 오래되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좋았으니까 포기하지 않았겠지. 싫었으면 다른 친구들처럼 멀어졌을 거야.
그때는 좋아했다면 지금은 어떨까? 지금까지 중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뭘까?
중국어와 동고동락하면서 많은 일들을 경험했지만 이것만큼 꾸준히 열심히 하고 또 결과가 좋았던 것은 없었다. 다른 사람을 떠나서 내 속도에 맞춰 꾸준히 공부하고 그래서 성과를 내고 그것이 반복되는 것이 나에겐 중국어였다.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좋았고 공부를 하는 과정도 물론 힘들지만 싫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쉽사리 포기할 수 없다. 쌓아온 좋은 기억들이 많기에.
내가 다양한 시도를 했던 분야도 중국어이다. 대회에 참여하고 동아리에 들고 더 높은 급수의 자격증에 도전하고 스터디도 해보고 교류활동에 참여하고 교환학생을 가고 튜터링을 하고 현장실습을 하고 다양한 콘텐츠로 공부했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중국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두렵고 불안하고 힘들지만 이렇게 지난날의 나를 봐보니 또 못할 게 뭐냐는 생각이 든다. 결과는 몰라도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게 좋아하니까 가능한 거 아닐까? 좋아하니까 힘들어도 다음 스텝을 생각하는 거지 아니었으면 그것도 없었을 것이다.
근데 사실 내가 중국어를 좋아하는지 의문을 갖는 이유를 안다. 고등학교 때의 나에서 도망치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던 것이 중국어이기 때문이다. 이게 최후의 수단처럼 느껴지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이게 과연 좋아해서 공부를 한 건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도망칠 때 했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어려울 때 했다는 건데 그런 상황에서도 계속했다는 건 그걸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닐까?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게 없으면 안 하고 다른 걸 했겠지.
설사 안 좋아했다고 해도 무슨 상관인가 싶다. 그래도 꾸준히 해오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결과도 내왔던 거니까. 그때의 내 선택들이 진정한 나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게 진정한 나였던 것이다. 그리고 계속 중국어와 함께하는 선택을 하는 나에서도 그게 진정한 내 모습이니까 그런 선택을 하는 거다.
그래서 너무 내가 중국어를 좋아하네 어쩠네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지난 경로들이 말해주고 있다. 네가 중국어에 진심이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