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택

by 진티엔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 나는 우울감에 빠져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축적된 좌절감과 입시 실패, 가족의 거친 말, 보이는 눈치, 보이지 않는 미래, 그에 비해 빛나는 친구들 등의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다 어떤 문구를 만났다.



그 당시 내가 멋지다고 생각했던 분의 블로그에서 본 것이다. 역시 너무 멋진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구구절절이 공감했다. 고등학교 진학 당시, 남들이 최고라고 말하는 선택을 했음에도 나는 결국 최고가 아니었고 기회를 내 걸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실패의 원인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저 그림 속 문구 때문이라고 느꼈다. 분명 내가 선택한 길임에도 나는 그걸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에 가기 전 이 문구를 바탕으로 대학생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금 가게 될 학교가 남들이 말하는 최고의 선택은 아니지만, 사실 최고의 선택은 없고 내가 최고의 선택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는 믿음으로.


우선 학교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느꼈다. 학교 홈페이지, 인터넷에 나와있는 자료들을 열심히 찾아봤다. 여길 나의 최고의 기회로 삼으려면 이곳을 잘 알고 활용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장학금, 할 수 있는 활동 등을 다 찾아봤던 것 같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나는 처음 생각한 대로 이 학교를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었을까.



학교는 내가 다가가려고 노력한 만큼 정말 많은 걸 주었다.


우선 입학과 동시에 자연스레 친구를 주었다. 사실 입학하기 전에 많이 빌었다. 종교도 없는데. 좋은 친구들 만나서 같이 공부도 하고 놀 수도 있게 해달라고. 근데 그게 진짜 이루어졌다. 1학년 때부터 만나 친해진 친구들 덕분에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이외의 좋은 추억들도 만들었다.


둘째로 중국어라는 성을 쌓는다고 치면 주춧돌이 되는 기초부터 위층의 심화적인 내용까지, 튼튼하게 쌓아 올릴 수 있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커리큘럼을 충실히 따랐더니 자연스레 따라온 것이었다. 물론 아쉬운 것도 있다. 회화 실력을 키워주지 않은 것. 그건 교환학생을 하며 충실히 느꼈다. 우리나라 외국어교육이 정말 잘못됐다고. 하지만 그런 깨달음 역시 대학을 다니면서 느낄 수 있었으므로 받은 것으로 생각하려 한다. 이건 앞으로의 내가 풀어야 할 과제인 듯하다.


그리고 지적인 측면 외에 경제적인 지원도 많았다. 운이 좋게도 우리 과가 특성화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을 때 입학한 터라 다양한 장학금을 받으며 어학 자격증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과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도 여러 번 얻었고. 중국인들과 무료로, 때로는 돈을 받으며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여러 차례 얻었다. 학과 외에도 학교 다른 부서에서 활동하고 받을 수 있는 장학금들도 많았다. 그래서 받을 수 있는 것들은 웬만큼 다 받으며 다닌 것 같다.


넷째, 애초에 계획했던 것인데 심리상담센터를 잘 이용한 것 같다. 그곳에 있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다 참여한 것 같다. 심리검사, 진로프로그램, 또래상담, 상담, 명상 등등. 다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애착이 많이 가고 앞으로도 이런 곳을 좋아할 것 같다.


그 외엔 도서관을 정말 잘 이용한 것 같다. 이건 예상 외다. 도서관을 옛날에도 좋아하긴 했지만 막 엄청 가까운 편은 아니었는데 이 학교에선 중후반부부터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 덕분에 난생처음으로 다독자도 해보고 전자책도 잘 보게 되고 해보고 싶었던 독서클럽활동도 해보고 문상이나 책도 많이 받았다.





나는 처음 생각한 대로 이 학교를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었을까.



생각이 많아진다. 위에서 달콤한 것들을 많이 얘기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신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 것 같다. 나 진짜 노력 많이 했다는 거. 당시의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거. 솔직히 아쉬운 것도 많다. 말하려면 정말 끝이 없다. 근데 그냥 이것 하나만 기억하려 한다. 그 당시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려 노력했다는 것. 그 결과 받은 열매들이 나름 많이 달다는 것.


그 기억이 있다면 앞으로 들어갈 새로운 세계에서 역시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나도 할 수 있다는 경험을 했으니까. 또 이렇게 했던 대로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면 된다. 최고의 선택은 없고, 최고의 선택은 내가 만드는 거라는 믿음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면 된다. 20대 초반의 내가 해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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