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슬픈 교원 연구비 60000원
매월 교사들에게 지급되는 연구 수당은 당해 기관(학교)의 예산으로 지급하게 되어 있다. 교장이기 때문에 매월 급여 시기가 되면 결재를 하게 되는데 결재할 때마다 약간의 자괴감을 느낀다. (중등은 60000원, 초등은 75000원이다.)
60000원이라는 돈이 많다면 많을 수 있다. 월별 지급 금액이니 한 달 수업일수 20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하루 약 3000원 정도의 금액이다. 감히 이야기하지만 요즘 학교에서 교사가 하루 종일 ‘연구’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일을 일일 3000원으로 계정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3000원이라니! 요즘 3000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아도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의 적은 금액이다.
교사들은 매일 8시간 근무 동안 수업과 연구를 병행한다. 사실 연구라는 말을 사용하여 돈을 지급하지만 교사에게는 학습이라는 용어를 더 즐겨 사용한다. 학습과 연구는 완전히 다르지는 않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연구(硏究, Research)는 어떤 사물, 현상을 깊이 탐구하는 일이지만 학습(學習, Learning)은 그저 배우고 익히는 수준이다. 얼마 전에 교사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라는 용어에 시비를 건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brunchfzpe/1302)
어쨌거나 하루 3000원을 교사의 연구 또는 학습의 비용으로 계산했는데 도대체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교과서를 분석하고 그 내용을 고민하여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계획하고 평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수업을 새롭게 설계하는 비용이 하루 3000원이라면……정말 교사의 연구를 이렇게 낮추어 보는 것인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과 함수 관계에 있고 교사의 질은 교사들의 자발적 연구와 역시 함수관계에 있다. 그러면 교사의 연구 수준과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가가 법령으로 정한(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 시행 2023. 3. 1. 교육부훈령 제437호, 2023. 3. 1. 일부개정) 일일 3000원은 정말 타당한 금액인가?
교사는 연구하는 직업이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라!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그 교실에서 교과서를 분석하고 그것을 알기 쉽게 재해석하여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위해 생활지도를 하시고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특기와 적성을 계발하는 매우 엄숙하고 위대한 일에 종사하시는 모든 선생님들의 일을 그저 ‘학습’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돈, 금액을 가지고 이야기하니 조금 치사해진다. 하지만 천박한 자본의 시대에 이 정도의 이야기도 못하겠는가! 그리고 교수 집단과 비교는 아예 하지 못한다. 워낙 격차도 클 뿐만 아니라 비교할 수 있는 근거나 가치가 없다. 오로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교육부훈령 제437호에 대한 시비이며 이것은 국회가 해결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국회의원들이 보아야 하는데......
월 60000원으로 책 몇 권은 살 수 있다. 그것으로 만족하라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