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차이

by 김준식

* 페북 친구의 글을 읽고 의견차이를 기술함. 참 간단하지 않는 세상살이다.



무례하고 건방진 저의 태도를 혜량 하소서.


교장 선생님의 말씀에 동의하지 못하는 몇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러한 견해 차이는 아마도 교장 선생님과 제가 바라보는 세상의 차이일 수도 있고 아니면 자라온 환경이나 공부의 방향, 그리고 현재의 터전이나 상황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허락해 주심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먼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구분하신 것에 대한 저의 견해입니다. 교장 선생님 역시 이분법에 완전히 동의하시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표현하신 것을 보니 수긍하시는 부분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만약에 위에서 말씀하신 이 이분법의 기준으로 학폭을 바라보신다면 저는 그 부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도 교직 생활을 통해 다양한 학교에서 학폭을 경험했는데 일견 이런 구분법이 크게 틀리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조금 깊이 생각해 보면 자산을 기준으로 한 이분법은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한 어떤 세력들이 조작해 낸 개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를테면 그렇게 보는 것이 편하도록 만든 일종의 프레임(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다시피 사회현상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분은 정말 일 부분인데 누군가의 불순한 의도로 만들어진 그러한 프레임으로 보기 시작하면 세상의 모든 것이 양분되어 나타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선악을 대입시키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그 현상에 매몰되어 본질과는 멀어질지도 모릅니다. 교장 선생님처럼 영향력 있는 분의 말씀은 더더욱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동의하지 않는 첫째입니다. 이분법을 반대하시는 듯한 글로 시작하셨는데 돌연 ”실제로 학교현장에서 학교폭력의 가해자 학생 대부분이 못 가진 자의 자녀들입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곡해했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학생부 기록에 대한 견해입니다.


저 역시 학생부 기록을 반대합니다. 교장 선생님 말씀처럼 낙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낙인을 찍겠다는 겁박이 있음에도 학폭은 근절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학교 폭력보다 수 십배, 수 백배는 더 심한 사회 폭력의 영향이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교 폭력을 사회 폭력과 분리해서 보는 시각은 전형적인 보수적 시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학교 역시 사회구조 속에 존재하는 작은 부분일 뿐인데 학교만이 특별한 구역처럼 생각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전 영역에서 일어나는 폭력적 상황이 학교에 그대로 傳寫되고 있는 마당에 학교 만이 달라야 한다는 생각은 참으로 보수적 시각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은 교육적으로 해결해 보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교육자 입장은 정치인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씀은 사회와 학교가 완전히 분리된 시각에서 나올 수 있는 말씀이라고 사려 됩니다. 당연히 교육적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사회의 개선 노력이 병행되거나 혹은 선행되지 않고는 현재의 학교 폭력 문제 해결은 너무나 멀어 보인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혹 그런 의도로 쓰지 않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밑에 달린 댓글은 오로지 학교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견해차이가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견해 차이에 의한 교육의 정치적 수단화에 대한 생각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다사리 교육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을 아이들에게 길러주고 계시는데 이번 사태를 이렇게 보고 계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를 테면 그 정도의 문제는 아닌데 정치적 관점에 의해 좀 더 문제가 커지고 논란이 증폭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시는 것처럼 읽혔습니다. 이 부분에 교육자의 목소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말씀은 매우 의아했습니다. 교육자가 이 상황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절대적 사실이나 진실은 이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번 사태의 핵심은 권력을 이용한 학교 폭력의 2차 가해일 뿐, 더도 덜도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기에 교육자나 교육이 개입할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적 개입은 정순신이라는 괴물과 그 아들을 키워낸 이 사회, 학교, 제도를 평가할 때 있어야 하고 지금은 오로지 학폭 2차 가해를 가한 권력 있는 자의 부도덕에 대한 (현실적으로는 어렵지만) 법적 사회적 응징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례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제가 존경해 왔던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라 이 글을 처음 읽고 충격이 조금 컸습니다. 밑에 달린 댓글들의 논지는 더욱 놀라웠습니다.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만 저의 견해 역시 진영 논리로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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