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에서의 마지막 밤

DAY5. 나홀로 여행을 마치며

by Elena
암스테르담 주말의 한적한 공원 풍경

2017년 4월 17일 월요일. 저녁 레드 라이트 지구 투어를 끝으로 암스테르담 여행이 끝났다. 일주일간의 나홀로 여행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때로는 빡빡한 여행일정에 그저 이 도시의 새로운 모습을 찾는 것에만 열중할 때가 있었는가 하면, 어느 날은 너무 여유로워서 여행을 온건지 집인지 헷갈릴 때도 있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는 여유를 부릴 시간이 많아질수록 이런 저런 필요치 않은 생각 또는 고민을 끝없이 한다는 것. 어떤 일을 계속 하면 늘듯이 걱정과 고민도 끊없이 불어나고 더욱 커졌다.



집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한 시간 일찍 도착해서 여유로운 아침을 즐겼다. 너무 여유로웠던 나머지 비행기 출발 시간 5분전에 게이트에 도착했고, 결국 비행기를 놓쳤다. 맡긴 수하물을 찾고, 다시 비행기 표를 끊고. 불필요한 과정들과 비용을 지불하면서 공항 벤치에 털썩 앉았다.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사람이 꽉 찬 공항 의자에 앉아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 것.


그래서 모든 생각을 놓고 그저 집중하기로 했다.
이미 지나버린 것들에 집착하기 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을 뒤로한 채 이어폰을 꺼내 신나는 음악을 틀고 영어 단어를 하나 더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우울하고 자기 비관에 빠져있을 때 다이어리에 빼곡히 적힌 위인들의 명언과 위로하는 글들은 오히려 나를 더욱 센치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그저 여기 나에게 집중하고 스스로 문제를 직면할 때 나는 가장 나답고 당당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아주 좋아하는 나의 지인이 알려준 방법을 사용하기로 한다. 새로운 해가 시작할 때, 자신에게 한 가지 키워드를 정해 그대로 실천해보는 것. 4월의 후반부로 향해 가고 있는 지금. '준비'라는 키워드를 올해 나의 머릿속에 쾅쾅 새겨보기로 한다. '준비'된 사람으로 올 한해가 가기 전까지 살아보기. 내가 그리는 나의 미래의 모습을 향해 달려가 보려고 한다. 나는 결코 그 목표가 있기에 그 과정 또한 즐거울 거라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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