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에코백으로 앞치마 만들기_일곱 번째
시원한 하늘색에 백색 로고가 있는 산드로 에코백이다.
백색 로고는 실크스크린 잉크가 두껍게 올라가져 있다. 이 에코백은 22 SS 브랜드위크 행사 사은품이었다. 꽤 비싼 브랜드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동생이 사 입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하늘색의 에코백은 이제 쓰는 사람이 없다. 옷방에 오래 처박혀있어서인지 주름도 잘 펴지지 않는다. 쓸모를 잃어 인상을 쓰는 것처럼 느껴졌다. 만들었으면 좀 잘 써보라고..
식상한 세로형의 에코백만 보다가 가로형 에코백은 조금은 신선하다. 가로 55cm의 꽤 큰 가방으로 제작되었다. 아마도 쇼퍼백으로 스기위해 가로형으로 제작된 것 같다. 입구가 커서 옷처럼 부피가 있는 물건을 넣기에 좋다. 하지만 세로형 에코백이 많은 이유도 있다. 써보면 세로형이 물건의 배치가 쉽다. 특히 큰 가로형 가방의 경우 물건이 한쪽으로 몰리면 매고 다니기 불편해진다. 균형을 맞추기엔 세로형이 편하다.
상체커버형 앞치마로 제작했다. 산드로 로고가 아래쪽에 배치되어 있어 그대로 살리고, 앞면은 깔끔하게, 뒷면은 주름을 넣고 긴 끈을 그대로 살려 어깨끈으로 활용했다. 끈의 한쪽 부분을 떼어내고 X자로 배치하고 뒷면과 연결했다. 앞면을 처음부터 사선으로 잘라 그 사선면을 옆면에 그대로 활용하게 했다.
부드럽고 두꺼운 면으로 제작된 에코백은 재봉질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겹쳐지는 부분을 줄이려고 단순한 디자인을 택했고 그래서인지 앞치마보다는 '작업 조끼'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입고 벗을 때도 쉽고 활동할 때 어깨끈이 흘러내리지 않는다.
산드로 앞치마는 작업자의 왼쪽에 앞치마를 입고 벗을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똑딱이와 버클을 사용하여 입고 벗기 편하고 겉에서 보기에도 깔끔해 보이도록 했다. 옆으로 오픈되는 조끼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른쪽은 재봉으로 깔끔히 마무리했다. 뒷면은 주름을 잡아 원단이 버려지지 않게 하고 여유품이 생겨 활동성을 편하게 하였다.
실제로 이 에코백을 앞치마로 만들면서는 자투리원단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뜯어낸 실밥들만 남았다.)
온전히 하나의 에코백이 앞치마가 되었다.
*한동안 유행했던 작업복 조끼처럼 패션 아이템으로 입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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