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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지영 Jul 17. 2021

응원과 격려의 기술

스마트세상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뒷전이 된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허리둘레와 몸무게가 신경 쓰이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급기야 이번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주의관리’가 필요하다는 항목이 적잖이 나왔다. 부랴부랴 운동을 결심한다. 그런데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스포츠 시설 이용까지 제한되어 버렸다. 결국 혼자 집에서 운동해 보기로 한다. 실내용 자전거, 러닝머신, 요가매트, 아령, 튜빙밴드, 푸쉬업바 등등 그간 사들인 운동기구가 10여종, 이미 헬스장 못지않지만, 며칠 동안 SNS와 인터넷으로 조사한 후 새로운 운동기구를 하나 더 주문한다. 그런데 막상 혼자서는 시작이 쉽지 않다. 잘못된 자세 때문일까? 시작한 지 겨우 며칠 만에 여기저기가 아프다. 요즘 인기 있다는 유투브 콘텐츠와 앱들을 검색해서 따라 해 본다.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바쁜 일상 때문에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날도 많다. 해야 한다는 이성과 귀찮다는 감성이 매일 싸움을 벌인다. ‘오늘은 피곤한데 좀 쉬고 내일 하자...’ 감성이 달콤한 설득으로 이성을 이겨버리는 날이 하루 이틀 늘어나고, 결국은 작심삼일이 된다. 새로 사들인 운동기구에도 먼지가 쌓여간다.




팬데믹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헬스, 요가 등 스포츠 시설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홈트레이닝(Home-Fitness)’ 관련 상품이 속속 등장하였다. 한 시장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헬스 서비스 앱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8년 24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209억달러 수준으로 10배 가까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운동기구에 각종 스마트 기술이 추가된 상품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운동 콘텐츠 영상과 내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고, 실시간으로 양방향 PT(Personal Training)까지 가능한 거울, 실내용 자전거에 모니터와 센서를 탑재하여 전문 강사의 실시간 지도를 받으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 무게 조절이 가능하고, 자이로센서와 가속도계 등이 있어 횟수, 속도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케틀벨 등이 ‘홈트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홈트레이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용자를 응원하고 격려해서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돕는 ‘트레이너를 닮은 인공지능’ 기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최근 스마트 홈트레이닝 상품의 특징이다.




그간 사들인 10여종의 운동기구들에 쌓여가는 먼지를 보면서,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라는 생각으로, 어느 게임회사가 만든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하나 구매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3개월째 매일 꾸준히 이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변에도 소개하고 선물까지해 드릴 정도의 자칭 홍보대사가 된 것이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은 사실 그리 대단한 첨단기술이 아니다. 게임처럼 즐길 수 있어서 지루하거나 괴롭지 않다는 것.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는 ‘잘했어~’, ‘멋져~’, ‘이제 세 번 남았어~!’ 하는 목소리에 조금 힘을 낼 수 있다는 정도. 나한테 필요했던건 다름 아니라 내 귀찮음을 이길 수 있는 만큼의 작은 응원과 격려의 기술이었던 것이다.


이미지출처: https://vineshop.tistory.com/4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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