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발견은 과거형이다
얼마 전 코어 피칭 연구회 전문가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귀한 모임에 다녀왔다. 만 2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서 마주 볼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소중한 시간이였다. 반가움을 잠시 뒤로하고 '라스트 오더 고객 발견' 브런치 원고를 작성 중 고객 발견 방법에 대한 필자의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 다른 전문가들은 초기 스타트업의 고민거리인 '고객 발견'을 어떻게 도와주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번뜩이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게 되어서 이렇게 글로 남긴다. 좋은 의견을 준 전문가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
질문 #1. 고객을 어디 가면 볼 수 있나요?
한 전문가에 따르면 고객 발견을 이끌어내는 질문은 과거형과 연결된다고 한다. 스타트업 창업가를 만나게 되면 늘 던지는 고객 관련 질문은 '어디 가면 볼 수 있나요?'라고 했다. 창업가 머릿속에 존재하는 고객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적절한 질문이다. 피치 덱 혹은 사업계획서 내용만 전달했을 뿐인데 마치 특정 장소에 있는 고객이 쉽게 연상된다면 고객발견이 완료된 것이다. 고객은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대상이다. 만약 질문에 대한 답변이 명확하지 않다면 아직까지 찾아내지 못했거나 고객에 대해서 생각만 했을 뿐 행동으로 증명하지 않는 상태다. 고객이 속한 진짜 생활환경에 들어가 본 적에 있는 창업가라면 시각적인 표현으로 대답할 것이다.
라스트오더는 "고객을 어디 가면 볼 수 있나요'를 어떻게 답변하고 있을까?
피치 덱 슬라이드에 가맹점주 등장해서 인터뷰하는 장면, 현재 가맹점에서 일어나고 있는 매장 홍보 사진을 배경으로 제시한다. 특정한 장소를 지칭하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늘 보던 매장을 누구나 쉽게 연상된다. 통계자료를 인용해서 동일한 문제를 지닌 전국 65만 개 가맹점까지를 끌어들이며 결코 무시할 규모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가맹점 한마디면 될텐데 왜 이렇게 구체적인 사례까지 소개했을까? 고객이 지닌 추상적인 개념을 벗어나고자 의도적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특정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마감 할인은 오래전부터 발생한 문제이고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가맹점주가 현재까지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연결됨을 강조했다.
질문 #2. 어느 회사(서비스)의 고객을 빼앗고 싶나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라는 속담이 있다. 신제품, 신기술을 최초로 구매해서 사용하는 고객을 얼리어답터 early Adapet라고 한다. 얼리어답터는 고기를 먹어본 사람 즉, 유사한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이다. 두 번째 질문을 제시한 전문가는 고객 발견이 기존 고객의 전환 과정과 연관성이 높다고 하였다.
고객 발견을 다른 의미로 해석하면 '고객 전환'이다.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예를 들어보자. 지역 상권을 홍보하는 유일한 수단인 전단지를 이용하던 소상공인 사장님들이 배달의 민족으로 전환하면서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전단지 수요가 점차 줄어들면서 광고 회사는 사라졌다. 이처럼 새로운 서비스 등장은 기존 서비스 이탈을 가져온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우리 회사의 경쟁관계 인식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잠재 고객이 현재 어떤 회사의 제품/서비스 사용 여부를 알지 못한다면 답변이 어렵다. 이때 한 가지 주의해야 될 부분은 경쟁의 범위를 제품/서비스에 국한하지 말고 고객 중심으로 폭넓게 봐야 한다. 동일한 산업군에 속한 경쟁관계에 국한한다면 상식적인 답변만 나온다. 새로운 경쟁관계가 성립할 수 있도록 고객-문제점-해결책을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고객을 중심으로 바라본 경쟁관계 참조)
라스트오더는 "어느 회사의 고객을 빼앗고 싶을까'에 대해서 어떻게 답변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해당 질문과 관련된 직접적인 슬라이드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가지 추측할 수 있는 점은 배달의 민족의 고객(가맹점주, 사용자)을 빼앗을 것이라는 점이다. 비즈니스 모델 확장성과 라스트 오더 주요 사용층 2-30대 직장인 남성인 점을 고려하면 배달의 민족 고객과 중복된다.
비즈니스 모델 확장성이 왜 배달의 민족과 겹치는지를 살펴보자. 라스트 오더는 남은 음식물을 요식업 마케팅과 소비자의 착한 소비를 연결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업을 정의한다. 라스트 오더 비즈니스 특징은 직접 가게를 방문해서 마감 임박 제품을 수령해야 하는 점이다. 어쩌면 배달 전성시대를 역행하는 발상이다.
이러한 점이 오히려 가게 점주 입장에서 자신의 상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온라인에서 표현하지 못한 장점을 어필하는 절호의 기회이다. 또한 기존 고객 이외에 마감 세일 때문에 비(非) 고객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내게 된다.
☞배달의 민족 등 다른 소상공인 서비스 가격과 비교해서 가맹비 월 30,000원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구조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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