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마당 1월 호
Posted by 식물맘 입력: 2017/01/12 17:45:13
안녕하세요, 월간 마당 기자 식물 맘입니다. 모자가 구석에 쌓여 있는 긴 겨울입니다. 한파 주의보 알람이 멈추지 않는 어느 날, 미니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상추촌 여러분. 계시나요?
2동, 3동 주민: 아휴 춥겠네, 얼른 들어와요. 여긴 더워 죽겠어요, 옆집도 따뜻하던데.
1동 주민: 우리도 따뜻해요, 근데 목말라. 열심히 뜯어가지만 말구 가끔 물을 줬으면 좋겠는데.
-양심에 찔려 황급히 인터뷰 마무리-
햇볕이 가장 좋은 자리엔 누가 있을까요? 일광욕 중이신 대파를 뵈러 왔습니다.
따뜻해도 도통 키가 클 생각을 안 해요. 이 상태로 한 달 째라니까. 고양이들이 하도 깨워서 그런가. 그래도 자리가 좋으니까. 현관 앞이잖아. 여긴 아무리 추워도 끄떡없어요.
-며칠 후-
.......
목화님, 아직도 계신 줄 몰랐어요!
목화: 그런 것 같았어요. 처음에도 잊어버리더니. 이렇게 솜을 피워내면 뭐해. 그 집 이불은 어? 두툼한가? 언제 모아서 솜이불 만들 거야?
마당을 다 목화를 심어야 이불 한 채 만들까 말까... 그냥 리스 꾸미기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목화: 올해엔 나 잊어버리지 말아줘, 열심히 한 번 방석이라도 만들어 보자구.
-식물들의 이불-
콩 껍질, 귤 껍질
~버린 거 아니고 이불 덮어준 거임~
너무 추워서 손을 떨어뜨릴 것 같아요. 잠시 실내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겨자: 호잇. 가지 마
따라오지 마, 안돼 들어오지 마.
<관찰 카메라 ON>
~한 뼘만 열려도 문 틈으로 스며들어오는 고양이들~
요구: 여긴가,
요구: 내 소원은,
요구: 여기서 낮잠 자는 것.
안돼 나가자. 너네 아파트로 가!
-밖-
옹심: 에효, 잠이나 자자.
마요: 너무하네.
쪽파: (이미 잠듦)
부추: 쳇....
요구: 옹심, 벌써 자?
-다음날-
커피: 그래도 들어가고 싶다..... 언제 열린대?
옹심: 박박 긁어보자.
요구: 그런다구 열리냐?
쪽파: 꼬리 좋아
겨자: 얘들아 포기해.
마요: 보지만 말구 열어줘!
홍아트: 딱하네 또. 얘들아 간식 먹자...
주로 주는 간식: 멸균 우유, 과메기 껍질, 양념 씻어 낸 생선 뼈, 고구마, 오리 고기.
겨자는 채식. 오리고기와 생선 싫어함. 최애 간식은 고구마.
아노의 최애 간식은 우유. 다 필요 없고 우유가 최고.
쪽파는 작게 잘라 줘야 함. 식탐이 있어서 한입에 먹고 토함. 과메기 껍질을 제일 좋아함.
날생선 손질한 내장은 아무도 먹지 않음.
며칠 째 눈이 온다는 소식에 다시 현장을 찾았는데요.
온 길이 빙판이 된 느타리 봉의 풍경입니다.
장독 위로 피신한 찻잔에게 눈 한 컵을 얻어 마시고, 옆집의 마당으로 향했습니다.
배추: 저는 아까 세수했어요. 가르마 괜찮아요?
네~ 잘 어울려요.
다시, 마당.
들통:.....
웨버:.....
솥뚜껑:.....
다들 입이 얼어붙어 인터뷰를 종료하게 되었다는 슬픈 소식...
눈 맛있어. 와구와구.
추위 속에 크게 숨을 고르는 마당의 풍경이었습니다. 눈이 녹고, 바람에서 따뜻한 냄새가 날 때쯤,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안녕! 이상 월간 마당, 식물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