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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형목수 Feb 08. 2023

태평양

태평양 한가운데를 떠도는 배

      태평양


갈매기도 닿지 못하는

이방의 망망대해


유성의 길을 따라

우주를 흘러온 창파


태양의 빛으로 꿈틀대는

푸른 생명


생명을 잉태하고

잠든 무언의 탄생


그아래 공허한 침묵은

오늘도 흐른다



지구 행성의 표면에서 거의 반을 차지하는 태평양. 그 검도록 시퍼런 대양의 바다 위를 간다. 


모든 생명을 잉태한 물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태초의 시간 동안 지구에 부딪힌 유성이나 혜성이 실어왔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물은 산소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 둘이 붙은 이수화산소이다. 각각의 산소와 수소는 불이 붙고 폭발하는 뜨거운 성질이 있다. 그러나 둘이 물로 결합하면 그 불을 끄는 차가운 성질로 변한다.


물의 깊이가 얕으면 투명하게 바닥이 보이고 그보다 깊으면 연푸른 색, 더 깊으면 검푸른 색, 그보다도 더욱더 깊으면 검은색에 가까운 감청색의 흑색으로 넘실거린다.


물은 겸손하다. 남들이 가기 싫은 낮은 곳으로 흘러들고 딱딱한 것을 만나면 싸우지 않고 부드럽게 돌아서 간다. 그러나 물이 화가 나면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무서운 존재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크루즈 배에 실려 홀로 떠다니며 명상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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