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무릅쓰고
[주의] 작품의 특성상 잔인한 표현 또는 비속어가 있을 수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승호님 명심하세요. 김시헌의 그 어떤 도발에도 흥분하면 안 돼요. 위기 상황에서는 몸을 뺏으려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런 상황이 된다면 승호님의 방식대로 기도를 해도 좋고 마음에 온 정신을 집중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창훈의 집 앞에 도착했다. 불은 꺼져 있었다. 홍심은 내리자마자 속으로 주문을 외우면서 땅에 말뚝을 박기 시작한다. 집 주변을 돌면서 5번 정도 같은 의식을 행했다.
”김시헌을 영역 밖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결계를 쳐놨어요. 만약 우리가 다치거나 죽더라도 결계가 깨지기 전까지 밖으로 탈출하지 못할 거예요.”
눈으로 보면서도 이런 게 정말 가능한 걸까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 하지만 믿지 않을 도리도 없었다. 막상 창훈이에게 다가간다 생각하니 공포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무섭겠죠. 그래도 같이 가 줄래요? 분명 오늘은 승호님에게도 여러모로 중요한 날이 될 거예요.”
”가시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더 두렵습니다.”
”승호님은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전에 김시헌의 꿈에서 빠져나왔던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보통 사람이었다면 꿈을 벗어날 수는 없었을 거예요.”
”휴.. 알겠습니다. 들어가시죠.”
하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잠겨 있는 문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홍심이 창문을 돌을 던져 깨뜨렸다.
”아니 뭐 하시는 거예요?”
”들어갈 방법이 없잖아요. 일단 창훈이가 어떤 상태일지도 모르니까 빨리 가야 해요.”
’이게 맞는 일인가?’
의구심을 뒤로하고 홍심의 뒤를 따라 열린 창문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조용했다. 하지만 창훈이의 방이 있는 2층에서는 푸르스름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조금은 시끄러운 느낌의 음성이 들리는 것도 같았다.
”2층에 있군요. 제가 준 목걸이 잘 챙겼죠?”
”네.. 휴. 긴장되네요.”
”옴 데세데야 도미니 도데 삿다야 훔 바탁 옴 데세데야 도미니 도데 삿다야 훔 바탁 옴 데세데야 도미니 도데 삿다야 훔 바탁”
기도문을 읊는 홍심의 몸에 붉은색 기운이 감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의인이 외치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저희의 모든 환난에서 건지셨도다. [시편 34:17]'
두려운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속으로 기도를 하며 홍심의 뒤를 따랐다. 홍심도 계속해서 입으로 경문을 외우며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갑자기 코를 찌르는 듯한 생선의 썩은 냄새 같은 게 나기 시작한다.
”으..”
그런 냄새에도 개의치 않고 홍심은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옮겼다. 방문 앞에 다다른 홍심은 크게 외치며 문을 열었다.
”쾅!”
너무 세게 열었는지 문은 그대로 부서졌다. 그 안에 창훈이가 의식을 잃은 듯 쓰러져 있었는데 김시헌은 보이지 않았다.
”아차! 늦었네요. 큰일이에요. 창훈이 몸속에 들어간 거 같아요.”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창훈이의 두 눈이 번쩍 떠지면서 몸이 세워졌다. 일어난 다기보다는 무언가에 의해 몸이 들리는 모습에 가까웠다.
”다시 만났구나. 네년 때문에 아직도 원하는 몸을 갖지 못했어. 언젠가 제 발로 올 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제야 나타났구나. 어리석은 것. 널 불러내기 위해 가족을 하나하나 죽이고 있었는데 비겁하게 도망 다니더니.”
창훈의 모습을 한 김시헌은 쉴 새 없이 떠들었다. 특히 본인이 죽인 정이 그리고 혜선, 혜인의 죽어가는 모습을 자세히 얘기했다. 잘 알진 못하지만 법주라는 스님과 설애 그리고 그간 죽임을 당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욕과 섞어가며 끊임없이 꺼냈다. 그런 상황에서도 홍심은 흔들리지 않고 최대한 자신이 준비한 대로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순간적이지만 김시헌의 눈이 나를 향했다. 고개를 살짝 돌리더니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좋은 먹잇감을 데려왔구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김시헌은 창훈의 얼굴을 손톱으로 쥐어뜯었다. 뜯긴 얼굴 피부가 손톱에 덕지덕지 붙어 있고 얼굴에도 피가 흐른다. 치켜뜬 눈으로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자 숨이 턱 막히는 거 같았다.
”한눈팔지 말지어다!”
홍심은 김시헌의 틈을 놓치지 않으며 준비한 도구 중 바늘을 꺼냈다. 바늘에 법력을 실어 그대로 창훈의 몸에 날렸다.
”끄아악!”
날카로운 창훈의 비명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멍청한 년. 네가 아무리 공격해 봤자 다치는 건 내가 아니다. 어리석은 것. 죽일 테면 죽여 보거라.”
”홍심 님..”
”걱정 말아요. 창훈이를 죽이려고 던진 게 아니에요. 나중에 다 설명할게요.”
김시헌도 잠깐의 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내 쪽으로 달려오더니 강하게 밀어 쓰러뜨렸다. 쿠당탕 소리가 나며 뒤로 넘어지면서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