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 <이효석문학수상작품집>, 문학의 숲, 2014)
두 달 동안 그녀의 몸엔 특별한 증상도 없이 미열이 이어졌다. 그녀는 그게 소음들 때문이라고 믿었고 공기관에 민원도 넣어 보았는데 그때뿐이었다.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그때 자신이 계급적 인간이라는 것을, 자신이 속한 계급이라는 걸 알았다. 이런 거였구나. 이웃의 취향으로부터 차단될 방법이 없다는 거. 계급이란 이런 거였고 나는 이런 계급이었어.
“니들은 다를 줄 알지? 다른 줄 알고 다를 것 같지? 그런데 니들하고 나하고는 다른 게 없지. 완전 같지. 서로가 서로에게 고객이면서, 시달리면서, 백 퍼센트의 고객으로는 평생 살아보지도 못하고 어? 나는 이게 다 무서워서 불쾌한데 니들은 이게 장난이고 나만 미쳤고 내가 우습지?”
- <누가> 황정은,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품집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