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한 리뷰 - 단편 <달려라, 아비> 김애란

김애란, <<달려라, 아비>>, 창비, 2005.

by 창창한 날들


재치로 잡아올리다


어머니는 농담으로 나를 키웠다. 어머니는 우울에 빠진 내 뒷덜미를, 재치의 두 손가락을 이용해 가뿐히 잡아 올리곤 했다.( 15쪽)

아버지가 비록 세상에서 가장 시시하고 초라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그런 사람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픈 것은 같이 아프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28쪽)


자신을 연민하는 사람은 불행이라는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이다. 비슷한 형태의 불행에 처하더라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보라.


농담할 줄 아는 자세야말로 불행을 과장하지 않고 자신에게 닥친 삶을 수용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서술자가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은 농담이라는 고도의 기술을 가르쳐 준 어머니 덕분이었다.


김애란의 문장에는 번지르르한 포장이나 위장이 없다. 정직한 이 앞에서 나도 정직해지듯, 김애란의 문장을 읽다 보면 내 마음이 투명해진다.



* 김애란

인천에서 태어나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충남 서산에서 살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한 후에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2003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소설부문)을 수상하여 《창작과비평》을 통해 등단했다.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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