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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레카야자 Jan 17. 2024

Day7. 나의 프리다이빙

23.12.16

Day1. 1년 만의 프다팡, 1년 만의 다이빙 
https://brunch.co.kr/@engbenedict/118
Day2. 급할수록 천천히 
https://brunch.co.kr/@engbenedict/119
Day3. 칭찬은 프리다이버도 춤추게 한다 
https://brunch.co.kr/@engbenedict/120
Day4. '가 본' 수심과 '갈 수 있는' 수심 
https://brunch.co.kr/@engbenedict/121
Day5. 얼리턴과 다이빙의 질 
https://brunch.co.kr/@engbenedict/122
Day6. 결이 비슷한 사람들 
https://brunch.co.kr/@engbenedict/123



오늘은 아무 부담 없이 바다에 나간다. 

유림 다이버는 AIDA2 교육생에게 덕다이브, AIDA3 교육생에게 프리폴(free fall)*을

나는 AIDA2 교육생에게 FIM**, AIDA3 교육생에게 중성부력을 교육하는 역할을 맡았다.


*프리폴(free fall): 음성부력 구간에서 별도의 동작 없이 깊은 수심으로 낙하하는 기술

**프리이머젼(Free IMmersion, FIM): 하강과 상승시에 로프를 잡아끌어 이동하는 수심 종목


오늘도 어김없이 AIDA2 과정으로 바다에 처음 나와보는 동하 교육생과,

AIDA3 과정을 듣고 있는 중급 다이버 동하 교육생이 함께 해주셨다. 

FIM을 가르치는데 동하 교육생이 최종호흡을 하고, 이퀄라이징을 한 번 하고,

스노클을 그대로 물고 물에 들어갔다 왔다. 

강사 역할인 우리가 교육생의 실습을 잘 지켜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하 쌤은 의도적으로 몇가지 실수를 범했다. 

배운 대로 먼저 칭찬을 해준 다음, "자~ 교육생. 스노클은 뱉고 들어가는 거에요~"


교육 실습을 마치고 우리는 다른 다이버들에 앞서 먼저 육지로 나왔다. 

조금 일찍 센터로 돌아와 오후에 있을 스페셜 pt 최종 수정을 했다. 

최종.pptx, 최최종.pptx, 최최최종.pptx .........


저녁에 귀국 짐을 싸야해서 응달에 있던 수트를 볕에 걸어놨다.




최종과제인 스페셜 프리젠테이션은 또다른 강사 후보생인 YR이 먼저 했다. 

주제는 <프리다이빙은 왜 올림픽 종목이 되지 못할까?>였다. 

YR은 올림픽 종목의 조건과 기준, 역사와 추이, 전망 등을 짚어준 뒤

현실적으로 프리다이빙이 올림픽 종목이 되지 못하는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택 가능성이 있는 이유 등을 잘 설명해줬다. 


나의 주제는 앞서 언급했듯 <미디어 속 프리다이빙>.

프리다이빙을 소재로 다룬 다큐멘터리*, 픽션 영화**, 예능***, 뉴스**** 등을 

콘텐츠 장르 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프리다이빙을 다룬 콘텐츠들의 특징을 정리했다.

특징들은 아래와 같았다. 

실존 인물 
영상미
스포츠(sports)와 관련된 키워드 (‘목표’, ‘기록’, ‘도전’, ‘한계’, ‘성취’)
멘탈(mental)과 관련된 키워드 (‘평온’, ‘고요’, ‘명상’, ‘몰입’, ‘자아’
프리다이빙 소재를 사용한 주요 매체 : 국내- SBS, OTT- 넷플릭스(netflix), 뉴미디어- 유튜브(youtube)


*<홀드 유어 브레스: 아이스 다이빙 (Hold Your Breath: The Ice Dive)>. (2022)

 <가장 깊은 호흡 (The Deepest Breath)>. (2023)

 <세계 스포츠 열전: 프리 다이빙>. (2020년)

 <나는 프리다이버입니다>. (2019) 

**<그랑블루(Le Grand Bleu)>. (1988)

  <노 리미트 (No Limit)>. (2022)

  <원 브레스 (Odin vdokh, One Breath)>. (2020)

***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2013.09.06)

****<[현장 36.5] 플로깅, 같이 할까요?>. (MBC. 2021.02.17)

      <[현장속으로] 바닷속에서 자유 만끽…프리다이빙의 세계로!>. (KBS경남. 2023.08.31)

      <낮엔 직장인, 저녁엔 필라테스 강사… ‘부캐’ 갖는 직장인들>. (SBS. 2020.12.14)


Special Presentation


결국 미디어는 무언가를 홍보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임을 너머 사실상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위에서 추린 다섯가지 특징들을 바탕으로, 

미디어를 활용해 프리다이빙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았다.


짧은 기간, 교육을 마치고 짬짬이 준비한 발표라 

자료나 내용면에서 부족한 점이 아주 많았지만

프리다이빙이 언급되거나 소재로 쓰이는 콘텐츠가 생각보다 많지 않고

(그나마도 국내 콘텐츠는 정말 손꼽게 없다),

많은 대중이 여전히 모르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미디어를 통한 홍보의 필요성을 여실히 느끼게 되는 과정이었다. 

 



강사과정을 하면서 매일같이 느낀 게 있다. 

이건 단순히 자격증의 마지막 단계일 뿐, 

나의 프리다이빙은 정말 이제부터 시작이구나, 하는. 


사실 나는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레벨1에서부터 강사과정에 오기까지 

어떤 단계나 과제에 가로막혀 다이빙이 마음처럼 안 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마스터 다이버 과정에서도, 강사 과정에서도 AIDA가 정한 최소 일수에서

하루도 더 쓰지 않고 과정에 따라 이수했다. 


잘난 척을 하려는 게 아니라 외려 그렇기 때문에, 

나의 프리다이빙은 이제 비로소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벽에 부딪혀 본 적이 없다는 건, 

정말이지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쭉쭉 수심을 늘리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안 될 때 

그 속상함과 답답함, 일종의 두려움과 막연함을 이겨내고, 내 한계를 끊임없이 두드려 깨고

거기에서 오는 형용할 수 없는 만족과 성취감, 그런 것들을 느껴보고 싶다. 


CWT


떠오르는 대로 비유해 보자면,

AIDA 레벨 과정을 모두 마친 건

기초교육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정도. 

스스로 잠시 다 큰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가

20살 성인이 되어 대학 또는 사회에 던져지면서

'아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내 진짜 인생은 이제야 시작이구나' 

실감하는 느낌이랄까. 


온전히 나의 다이빙을 하러 다시 바다에 나오는 날을 꿈꾼다. 

그날그날 가장 하고 싶고 욕심나는 종목을 하고, 쉬고 싶은 날은 퍼질러 쉬고,

어디까지가 내 한계일지 부딪혀보고,

치열하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그 벽을 무너뜨려보기로.







7일 간의 AIDA 강사과정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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