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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르멘 May 10. 2024

미스터 파월, 내 집 값은요?

그릿 GRIT 해야 그립 GRIP 된다


마흔, 기혼 이전에는 부동산 지수가 내 행복지수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내 몸 하나 누일 장소로서 부동산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문외한이었던(여전히 그렇지만) 나는 주택소유에 대한 감도, 바람도 없었다.


그러나 마흔이 되고, 기혼이 되자 부동산 지수가 내 행복지수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부동산은 내 한 몸 누일 장소에서 내가 남편과 아이와 함께 먹고, 놀고, 걷고, 사는 곳으로 변했고

나아가 아이를 교육하는 곳으로 의미가 대폭 확장됐다.


2024년 KB 부동산보고서에 따른 지난해 주택매매 가격은 4.6% 하락했는데, IMF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자기 소유 가구의 47%는 평균 6,800만 원의 대출을 끼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집값도 빠졌다.

집값이 빠진 자리에는 당장에 대출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 향후 아이를 초등학교 보낼 때 거주할 환경에 대한 압박감, 매일 늘어나는 생활비 등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 잡았다.


마흔, 기혼의 시대로 접어드니

일확천금의 기회를 잡고자 부동산을 포함한 경제공부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경제공부는 일확천금은커녕 그저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자유, 그 자유를 위한 필수재가 됐다.


그래서 금요일마다 매일 아침 듣는 뉴스를 통해 명품브레인 연재를 시작했었다.

( '금'은 안전자산이니까, 금요일이 좋을 듯?)

마흔, 기혼의 자유는 골치와 품이 많이 든다...




0418 박정호 손에 잡히는 경제 플러스

(KB부동산 박원갑 수석전문위원)


01. 올해 경기 어떻게 봐야 할까?


2024 부동산 시장전망 키워드

첫 번째 거래불안.

두 번째 상저하고(경기가 상반기는 내려가고, 하반기는 고조된다) 가능성.

세 번째 양극화 심화.


그런데, 상저하고의 가능성이 미국기준금리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 집값은 연준 의장 파월에게 물어야 한다"라고 할 정도로 미국 기준금리의 영향력이 크다.


시장금리로 집값 자금조달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

빵값(집값)으로 따지면 밀가루 값(금리)이 올라가는 것과 같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계속 늦추면 전망이 변화한다.

그래서 상저하저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시장을 조금 보수적으로 보는 게 낫겠다.


02. 정부가 부동산안정화 정책을 자꾸 하면, 갭투자한 사람들만 이득이고 집 없는 사람은 못 사는 거 아니냐?


경제는 양면이라 모든 이가 혜택 받을 수는 없음.

정부가 왜 집값을 떨어지게 안 놔둘까?


우리나라는 매매시장, 전세시장이 맞물려 있다.

집값이 고점 대비 40% 떨어지면, 집주인뿐 아닌 세입자도 동시에 불행해지는 구조.

깡통주택이 깡통전세가 된다는 말.

외국은 집값이 빠져도 세입자는 손해 없음. 대부분 보증금에 월세 내니까.

우리는 전국 아파트 기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66% 수준.

전세를 냈다는 건, 대부분 내 돈이 아닌 세입자 돈이란 말.

균형추를 가지고 경제를 바라봐야 함.


03. 최근 거래동향과 아파트 실거래가 추세는?


서울, 경기는 거래량이 늘어남.

가격은 속여도 거래량은 속일 수 없다.

거래량이 가장 정확한 바로미터.


3월 서울아파트 거래량이 3678건. 2월이 2500건. 작년 연말이 1800건.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음.


신생아특례대출, 전셋값 상승, 분양가 상승 등 때문으로 본다.

실거래가 기준 작년 9월이 고점, 그래고 3개월 침체 다가 1월부터 다시 실거래가 오름.


시장이 과거보다 빨리 변화하는 중.

분석하는 순간, 구버전이 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

아파트 시세는 단톡방이 결정한다 등. 군집심리의 영향도 큼.


04. 미국 기준금리의 변화 어떻게 우리한테 영향 줄까?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4년 미국과 우리나라 10년물 국채금리의 상관계수가 0.93(0~1). 거의 같이 움직인다고 봐야 함.

주식뿐 아닌 채권도 동조한다는 이야기.

지금 부동산이 과거에 비해서 투자상품화 성격이 강해져서 금융변수의 영향이 커졌다고 볼 수 있음.

유동성이 있어야 집값이 오름.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실거래가 잠정지수'가 중요.

(실제로 찾아보니 아래 그림과 같다)

2024 공동주택 실거래 가격지수 보고서(한국부동산원)

부동산시장은 어떤 지표로 보느냐에 따라 다름.

3월 잠정지수는 서울아파트 매매 기준 -0.27%로 하락세 접어들었다.

4월 15일 2월가 실거래가 최종지수가 나왔는데, 시차가 생기니까 3월 잠정지수를 별도로 기재하는 것. 3월 최종지수는 5월 15일 나옴.


미국채 금리가 많이 오르고 있고, PF위기설이 심리적 영향, 총선 이후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듦.

따라서 선행성지표인 잠정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건 중요한 향방의 키.(크게 상향을 기대하긴 어렵다)


05. 2024년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부동산 기조는?


*건설산업 위기의 영향이 있을까?


부동산위기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시장. PF는 집을 짓다 만 것, 부실의 책임은 시행사/건설사/금융사.

기존 아파트는 대부분 개인의 소유.

한강을 사이에 둔 동작구와 용산구 차이랑 유사.

그 두 지역이 서로 영향을 받으려면 다리가 놓여야 하는데, 여기서 다리는 경제위기, 대량실업 등인데 이런 게 발생해야 두 시장이 상호 영향을 줌.

심리적 간접적 영향은 줄 수 있지만 구분해야 함.


과거 사례를 보자.

2011년 PF 위기가 심각, 그때 저축은행이 한 해에 16개가 도산.

그러나 실거래가 기준 한 해에 6.5% 아파트 가격 오름.

부산은 16.5% 오름. 부산저축은행은 도산했음.

물론 그때는 수도권 주택수요가 정부나 공공기관이전으로 지방으로 남하하긴 함.


*부동산 PF로 주택이 공급이 지연된다면? 기존 아파트 가격은 오르나?


그건 맞음. 공급불안심리 때문.

다만 제반여건이 동시에 있어야 함.

고금리가 있으면 집값은 오르지 않음.


국토연구원 발표결과,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지수 기준 집값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50%)은 기준금리. 그다음이 입주물량, 준공물량으로 실거래가 기준 18% 영향.


만약에 내년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기대 수준으로 낮추면 시장 분위기가 활발.

다만 입주물량은 내년에 줄어듦. 올해 33만, 내년 24만 가구. 5년 평균치 대비 27% 준 셈.


여러 시각에서 부동산시장을 봐야 함.

전체적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진 못할 것. 가계부채가 많고, 집값이 비싸서.

그러나 금리인하, 입주물량 축소로 지금보다는 조금 나아질 수 있다고 봐야 함.


하지만 미국이 만약 금리를 올리면 또 이야기가 달라짐.


금리적 측면에서 우리는 '중금리 시대'라고 봐야 함.

초저금리 시대에는 집값 폭등하지만, 이제는 그러기 힘듦.

보수적으로 바라보되 내년, 내후년은 약간 상승하지 않을까 정도의 기대가 합리적.


*정부가 고정금리, 변동금리 등 금리를 바꾸는 정책을 쓸 때 영향은?


"의사결정은 다수설에 따르고, 리스크 관리는 소수설에 따르는 게 낫다. "


다수설은 아마 금리가 올해 말~내년 인하기조라는 것.

거기에 따라서 의사결정하는 게 맞음.

그러나 맹목적인 자세는 안되므로 완충준비를 해야 함.

책임은 개인의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인하는 되지만, 집을 살 때 무리하게 사지 말고 대출을 집값의 30% 정도로 제한할 것.

욕망을 한꺼번에 이루려고 하지 말라.

과거보다 변동성이 크고, 빨라졌다.


06. 중장기적으로 인구감소가 부동산에 어떤 영향 줄까?


인구가 감소하면 전체 경제가 일단 수축함.

양극화는 분명한 추세가 될 것.

우리나라의 가구수는 2040년부터 줄고, 인구는 2021년부터 줄어듦.

시장체력이 약해지는 것.


인구가 줄면 소비가 줄기 때문에 상가 등 부동산은 일차적으로 타격받음.

일반 주택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함.

지방은 타격이 빨리 오고(향후 10년), 서울 및 수도권은 20년 후쯤 올 수 있다.

가구수가 2040년 이전부터 줄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긴 함.


부동산은 결국, 여러 투자상품 중 하나로 봐야 함.

부동산이 무조건적인 시대는 아님.


"로컬에서 글로벌,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는 게 메가트렌드.

그러나 주식 같은 투자로 직장인이 성공할 확률은 5% 수준.

그러므로 다른 상품과 비교, 나의 스타일을 잘 보고  판단할 것.


07. 내 집 장만 못한 분들에게 조언?


세 가지 트랙.


첫 번째, 급매물 사라. 무조건 싸게.

고점은 2021년 10월.

서울 및 수도권은 -20~30% 싸게, 지방은 -30%


두 번째, 분양받아라.

집을 갈아타기 하실 분들은 거래비용이 높아 지금 애매함.

분양받아놓으면 약 6년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음.

청약홈 알림 신청할 것.


세 번째, 경공매 시장 알아봐라.

빌라나 오피스텔, 아파트는 한 달만 공부하면 된다.

이미 분석이 돼서 나온다.


무엇이든, 하나만 하지 말고 두 갈래 세 갈래 길로 나눠 준비해라.


젊은 분들은 특히 경매해봐라.

대신 한이 맺혀야 함.

대부분이 본인이 지쳐서 하다가 관둠.

우리에겐 인내, 끈기가 필요하다.


GRIT.

(그릿. 미국의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 성공과 성취를 이끄는 결정적 역할의 투지와 용기. 이는 낙담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를 의미한다)




최근 스트레스 DSR이란 용어를 알게 됐다.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연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주담대, 신용대출, 차량할부, 학자금 등)에 대한 원리금 부담률. DTI는 주담대만 원리금을 고려하고 나머지 기타 부채는 이자만 고려한 반면, DSR은 모든 부채에 대해 원리금을 고려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대출기준으로 볼 수 있다.


참 용어를 잘 지었다.

대출은 필요한 순간부터 다 갚을 때까지 스트레스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대출을 갚는 순간 또 대출이 필요한 계획을 세운다는 거다.

왜 그럴까?


대출 없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남의 집 살다가, 내 집 살려면 대출이 필요하다.

헌 차를 타다가, 새 차를 사려면 할부가 필요하다.

고졸에서 대졸 졸업장을 따려면 학자금 대출이 필요하다.


크게 보면 세 가지지만,

이밖에도 수십 수만 가지의 이유로 우리는 대출이 필요하다.

내 돈으로 내 꿈을 꿀수도, 이룰 수도 없는 현실 때문에.


KB 수석위원의 말처럼 욕망을 한 번에 이루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문제는 한 번이라도 이루려면 남의 돈이 필요하다는 데 있는 게 아닐까?


문득, 내 잘못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것도 아닌데, 왜 대출이 필요해야 할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떠오른다.


대출도 능력인 시대, 태어나 죽을 때까지 대출 한번 없이 산다는 건 은행이 없는 정글에서나 가능하다는 시대.


낙관 없이 그릿(GRIT) 해야만 무엇이든 내손에 그립(GRIP) 할 수 있는 것은 맞다.

그런데 무엇을 그릿 하고 있는지, 그리고 진짜 내가 원하는 걸 그립 했는지 잘 봐야 할 것 같다.


대출이 대중화된 시대,

빚이 있어야만 빛을 보는 시대,

진짜 내손에 쥔 게 매일의 스트레스를 감당하고도 상쇄할만한 가치의 것인지

매 순간 놓치지 않아야 할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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