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한국경제, 활로는 없을까?
원달러 환율 1,472원. IMF 이후 최고치 경신.
외국인들의 원화 대규모 매도세 가시화.
우리나라의 경제적 가치를 대외적으로 나타내는 시그널, 환율.
그 환율이 IMF 이후 최고치를 뚫었다는 뉴스.
환율의 급등은 곧 원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가치 하락.
이건 곧 내 노동 가치의 하락, 자산 가치의 하락이 된다.
그래서 정리해 봤다.
손경제플러스 '박종훈 박사(지식경제연구소장)'의 인터뷰.
Q. 우리 경제의 위기신호. 일시적인 문제인가, 구조적인 문제인가?
한국이 IMF를 다시 겪진 않을 것.
젊었을 땐 암세포가 빨리 퍼지지만, 나이가 들수록 암의 진행속도도 늦어진다.
우리 경제도 똑같다.
98년 한국은 젊고 역동적인 플레이어였다. 급성질환에 잘 걸릴 수 있는.
2025년의 한국은 성장했지만, 그만큼 만성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졌다.
급성은 빨리 병에 걸리고 빨리 치료되지만 만성은 반대다.
지금 우린 고치긴 힘들지만 구조적 문제를 알아갈 시간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Q. 왜 그렇게 됐을까?
1996년 폴 크루먼 노벨경제학자가 말했다.
"한국의 성장신화는 가짜다"
대한민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는데, 생산성 향상은 제로였기 때문이다.
오직 인구와 자본 빨이라는 말.
핀란드는 점심시간이 15분~30분이고, 8시 출근해 3시 반~4시 퇴근한다. 이 시간이 러시아워다.
한국의 점심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 그리고 늦게 퇴근한다.
근무시간 대비 밀도가 낮다.
과거엔 4명 중 3명이 일하니까, 그만큼 생산가능인구가 많았으니까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
그런데 2017년 이후 생산연령 비중이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해서 현재는 4명 중 2명이 일한다.
계속 감소세다.
4명 중 2명이 일함에도 성장률이 유지된 건 빚을 져서 경제를 돌렸기 때문이다.
똑같은 과정이 일본.
1996년부터 성장인구가 줄었는데 90년대 후반부터 경제성장이 침체됐다.
독일도 90년대 후반부터 생산연령이 줄고 유럽의 병자가 됐다.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든 국가에서 제대로 성장을 유지한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는 심지어 그 속도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
“작년이 올해보단 낫다. 올해가 더 힘들다”는 말이 매년 나올 수밖에 없다.
Q. 그럼 어디부터 이 문제가 터질까?
수출. 지난해 역대급 수출실적을 냈는데, 반도체 호재 덕분. 올해는 역기저 효과를 겪게 될 것.
트럼프가 관세 10~20% 한국에 붙인다고 공언.
반도체 회사들 성과급 내년에도 올해처럼 나올까?
그러기 힘들다. 그럼 소비도 줄고, 자영업자도 힘들어진다.
결국 우리나라 내수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것.
굳이 따지자면 그래서 수출에서 터진다고 본다.
올해 하반기가 위기.
Q. 가계부채의 위험요소는?
일본의 30여 년 불황을 대차대조표 불황으로 부름. 너무 빚이 많고 갚기 힘들기 때문.
호황 땐 소득이 계속 오르니까 그걸 가정해서 빚을 낸다.
하지만 수출이 잘 안 되기 시작하면 소득이 줄고, 그때부터 갚을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수준은 글로벌 2위~5위 사이.
우리나라는 심지어 국민연금으로 생활이 힘들고, 소득이 줄어들 때 부채에 대한 대비가 없다.
Q. 2025년 부동산 전망은?
서울 집값만 올랐고, 대부분은 내림.
가구수와 연관이 많음.
서울지역의 가구수가 2029년까지 늘어날 예측.
부동산 가격은 가구수와 개인의 소득인데, 소득에서 문제가 생기면 부동산 가격도 바뀔 것.
Q. 주거비 상승이 높아서 월급에서 쓸 돈이 없다. 집값 떨어지는 정책이나 안정적 기조 돌아서면 해결될까?
부동산 가격 떨어진 나라 중 경제위기 안 온 나라가 없다.
물가가 올라도 부동산은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움직여주질 않는다.
부동산 가격이 만약 반토막 내면 부동산 외의 경제도 다 무너짐.
스웨덴이 90년대 초반에 부동산 위기가 왔다.
스웨덴 인구의 20%가 이민자인데 이민자들은 시골에 가서 살까?
일자리 때문에 전부 다 스톡홀름에 산다.
그럼 스톡홀름에 집을 더 지었을까?
못 짓게 했다. 기성세대의 부동산 가격 사수 때문에.
제도를 뜯어고쳐가며 가격이 계속 올라갔다.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가 스웨덴이다.
기성세대가 이민자보다 인구가 많으므로 집값 제한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민자들이 이제 1.5세대가 됐다.
2등 시민 문제의식이 생겼다. 갱단 활동이 폭증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됐다.
부동산 위기는 결국 다른 금융경제의 불씨가 된다.
Q. 환율. IMF 외환위기 직전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인데 방어가 될까?
우리나라 주요 공장은 미국으로 옮겨갔다.
대한민국 땅에서 생산하는 게 점점 없어진다.
미국에서 돈을 벌어도 수출기업은 직원들 월급만 환전하고 나머지는 다 달러로 갖고 있다.
중국은 전산업에서 우리나라를 거의 완벽하게 추격했다.
우리나라 환율이 버텨내기 어려운 상황만 남았다.
Q. 대응여력은?
환율을 지킬지 말지 큰 방향을 정해야 한다.
우리가 대응 못하는 부분은 트럼프가 중국에 관세를 60% 부과하는 것.
과거 트럼프가 관세 매긴만큼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다.
이걸 염두에 두고 우리 환율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미국보다 금리 낮게 유지하려면 환율 방어는 안된다.
기업들에게도 미리 알려야 대비도 가능하다.
Q. 만성적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AI 활용이 답의 하나.
생산가능인구가 엄청나게 줄어드는데,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건 AI다.
AI를 쓰는 사람에게 AI를 쓰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된다.
AI를 얼마나 활용해서 산업을 혁신하느냐가 중요.
근데 과거에 비해 산업적 투자비중이 매우 적음.
99년에도 100조 가까운 돈을 당시 최신기술에 투자했다.
지금 국가 AI센터에 겨우 4조 투자한다.
하늘 높이 닿는 사다리가 없어졌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하늘에 구멍까지 뚫린 것인가.
하늘까지 오르진 못해도 당장 오는 비는 막을 수 있어야 할게 아닌가.
지구 오존층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그 구멍 들은 점점 커질 일만 남은 것 같은데 어째 우리 손에 든 우산은 아직도 편의점에서 산 일회용 우산뿐인 것 같다. 그마저도 가격이 오른 일회용 우산.
결국 각자도생.
대응할지 말지, 고민할지 말지를
대응하고 고민해야 한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는 있지만 예보는 봐야 우산이라도 챙길게 아닌가.
내리는 폭우를 막을 순 없지만
옷깃은 젖더라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어주는 일은 막아야 할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