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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niday Nov 01. 2024

프리랜서의 결핍

39주 차 | 두 번째 셀프 워케이션, 동해

― 동해로 워케이션

새벽에 일어나는 사람은 생각이 많다.

그렇다고 빨리 자는 것도 아니라서 저녁에도 끊임없이 생각한다. (특히 N)

동해로 떠난 두 번째 워케이션도 그랬다. 새벽같이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워케이션은 혼자 떠난 건 아니었다. 프리랜서 사람들과 같이 떠난 2박 3일의 여행.

바다는 파도쳤고 하늘은 흐렸지만 그래도 서울의 작은 방이 아닌 곳에서 하는 워케이션이란 듣기만 해도 얼마나 달콤한지.

숙소도 너무 좋았고 탁 트인 바다도 오랜만에 보아서 좋았다. 그러나 나는 이 시간을 통해서 내가 프리랜서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자유롭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프리랜서는 크게 두부류로 나뉜다.


1. 일을 제 시간 안에 해야 하는.

2. 일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하는.


전자는 타인에게 업무를 받아하는 경우가 많고 후자는 자신의 서비스나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후자도 규칙적인 루틴은 항상 있다.

그렇지만 나는 철저하게 전자에 가까웠다.

오전에는 정규직으로 서비스를 마케팅하고, 오후에는 다른 외주 업무를 받아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낮에는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조용히 내 일을 한다던가 하는 게 불가능했고, 이야기를 랜덤 하게 하면서 얻게 되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왜 다른 사람들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데 나는 그러지 못하지?"


불만 하나가 볼록 마음을 비집고 튀어나왔다.

결핍 시작의 서막이었다.





―오전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뜬금없는 불만족의 감정이 불쑥불쑥 튀어 오를 때마다 공허함을 느낀다.

나보다 항상 낮은 곳이 아닌 높은 곳을 보는 나.

지금 현재에 마음 한편 불만족을 계속 가지고 사는 나.

항상 지금보다 더, 부족해 더 많이를 외치면서 혼신의 에너지를 끌어 모으는 나.


'그만 애써.'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이렇게 말해왔다.

...
그럼 내가 여기서 멈춰야 해?



외주 사업을 내년부터는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별안간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됐다.

그동안 항상 충족감이 많을 때보다는 결핍된 상황이 나를 더 성장시켰기에 꿈을 먹고사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더 성장할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했고 이번에도 그게 맞을 것이라고 믿었다.


첫 워케이션인 제주 때는 프리랜서가 된지 3개월이 갓 넘은 지라 감탄과 리프레시의 연속이었지만 이번 워케이션을 비교해서 보면 얼마나 다른지.

나보다 더 자유로운 환경에 있는 멋진 분들을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같은 워케이션 이지만 또 다른, 마음에 업다운이 심해 롤러코스터 타듯 정신없던 이번 워케이션.


약간 또 제 3자의 입장에서 그 원인이 뭔지 들여다 봤을 때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러움을 느껴서 그런건 아닌 것 같다.

그때와 지금 다른 것은 오전 고정 업무가 있고 없고가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 같기도.


그래서 한번 중간점검을 해보자면, 고정 업무가 있어 수입은 한결 안정적이게 되었으나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나 워라밸 관점에서는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래도 고정 시간 업무는 맞는 방향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또 어떻게 다음을 계획해야할까, 새해도 곧 다가오고 다음 글에서는 이에 관해 이야기 해보겠다.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7년 차 마케터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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