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상처

엄마의 아픔

by 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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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도서관에서의 글쓰기 수업을 이어가며 나는 차츰 진짜 내 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기계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나는 그동안 글쓰기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진지한 마음으로 글을 쓰는 동안 느낀 점은, 글을 쓰는 행위는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대답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생각해보고, 그 생각을 편집자의 시각으로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고도의 심리 게임이었다. 나는 그 게임이 너무 좋다. 그 어떤 게임보다 흥미진진하고, 어떤 땐 그 게임이 주는 예상치도 못한 깊은 성찰에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선생님께서 매주 내주시는 숙제를 하려면, 생각을 많이 해야 했다. 내 머릿속 생각이 정리된 후에야, 단 한 글자라도 글을 쓸 수 있었다. 머릿속이 복잡하면 글도 어수선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어떤 면에선 육아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다. 엄마의 모든 모습을 닮아가는 아이처럼, 작가의 마음속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보는 자식 같은 글이 나올 때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글쓰기의 또 다른 놀라운 점은, 나의 고정된 생각을 새로운 각도에서 차분히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육아와 직장 사이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도 모른 채, 바쁘게만 시간을 보내던 그 시기에, 글쓰기는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잊지 말라며 소리 없는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 회사생활에 지쳐 있던 나에게, 내가 쓴 글은 나를 위로하는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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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이의 입에서 나온 단어

'공항'


지친 회사생활로 설렘보다는 벗어나고 싶은 장소가 되어버렸던 공항. 그 장소가 설렘과 새로운 기회의 장소로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사랑하는 나의 아이가 더듬더듬 문장을 말하기 시작하던 때에 한 말 때문이다.



“엄마!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공항에 갔었어요. 공항버스도 탔어요.”



공항이라는 말은 그 전에도 수없이 많이 듣고 많이 사용했던 말인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아이의 입에서 나온 ‘공항’이라는 익숙한 단어는 나에게 낯설면서도 새로운 두근거림의 장소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주었다.


아이의 입에서 나온 ‘공항’이라는 단어는 마치 아무 연필로나 그린 형편없는 밑그림 위에 갑자기 화가의 손길로 멋진 수채물감이 채색되는 신비한 마법의 말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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