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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의 뜰 Jan 04. 2024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Si vales bene, valeo."

시 발레스 베네, 발레오.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이 라틴어 구절은 로마인들이 편지 첫머리에 흔히 사용하던 인사말이랍니다.

자신보다 상대방의 안부와 평안을 기원하는 그 마음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는데요.

아마도 그건 잘 지내는 게, 별일 없이 지낸다는 게,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라는 것을 우린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뼈저리게 겪어왔으니까요.


사실 저는 지난 한 해 동안 잘 지내지 못했어요

수없이 넘어지고 상처를 입고 주저앉기도 했어요.

편찮으신 부모님 돌봄에 지쳤고, 회사가 어렵다고 월급도 받지 못했지요.

속상하고 원망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그 수많은 넘어짐들이 수많은 일어남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혹, 당신도 저처럼 힘겨운 날들을 보냈나요?

그랬다면 우리 지금은 인생의 우기(雨期)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예상치 못한 소나기를 만났지만 우울해하지 않기로 해요.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깊은 골짜기와 높은 산을 지나온 바람이 우리의 하늘에 선명한 무지개를 놓아줄 테니까요.

그렇게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섭리를 믿어보아요.


다시 물어볼게요


잘 지내나요?


그러면 나도 잘 지낼게요.


올 한 해 동안도 우리 정말 잘 지내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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