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의 프로덕트를 가진 IT브랜드가 자신들의 프로덕트를 고객들의 손에 잡히게, 생생히 그려지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서비스 디자인의 독창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비대해질수록 업무 참여자가 많아지게 되고 그 결과 브랜드 디자인의 일관성은 쉽게 무너지게 마련이죠.
이러한 연유로 토스는 일전에 디자인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대중에게 공표함으로써 토스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영리하게 쐐기를 박은 이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명 업무 당사자들의 리소스 문제로 디자인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단 한 명이 토스의 아웃룩을 만들어낸다면 일관성 유지가 비교적 쉽겠지만 국민 금융앱이 된 토스의 규모를 생각한다면 그럴 리가 만무하니까요(실제로 협업하는 팀원들은 100명이 넘는데 그래픽을 만드는 디자이너는 5명뿐이었다고 합니다).
보통의 브랜드라면 이런 어려움을 리소스 충원으로 해소하려 했겠지만 토스는 토스다운 방식으로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토스다운 디자인 요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AI 그래픽 생성툴 '토스트'를 개발한 것입니다.
토스는 AI 그래픽툴 토스트에 다양한 학습리소스를 추가하여 '토스다운 디자인'에 대한 학습을 시켰고 그 결과, 토스 디자이너가 작업한 것과 토스트가 작업한 것의 퀄리티가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토스트는 토스 앱이 그렇듯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UI/UX가 심플하게 구성되었기 때문에 토스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도 원하는 디자인 요소를 토스다운 디자인으로 쉽게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토스는 토스트 덕분에 그래픽 디자이너의 리소스를 드라마틱하게 절약할 수 있게 되었으며 토스다운 디자인 일관성을 더 정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일하는 방식, 특히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도 브랜드다움을 녹여내는 토스의 집념이 대단하게 느껴지는데요. 이처럼 브랜딩은 꼭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대내적으로 일하는 방식에도 녹여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어려운 금융을 쉽게 만들겠다는 미션을 가진 토스가 일하는 방식마저도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 토스에 대해 더 많은 신뢰감이 생기지 않았나요? 이것이 바로 인터널 브랜딩의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