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은 자신의 저서 <돈의 속성>에서 돈을 인격체처럼 대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그 사람이 나에게 호감을 가질 확률이 높아지듯이 돈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을 주인으로 섬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김승호 회장은 이에 덧붙여서 돈은 주인의 성격을 닮는다고 얘기합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아서 매일 불안감 속에 살아가는 주인에게 들어온 돈은 주인을 닮아서 엉덩이를 한자리에 붙이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성미가 급하고 불안한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게 되면 1개월도 못 버티고 손절매해서 돈을 잃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에 자산이 넉넉하고 일정한 소득이 있어서 삶에 여유가 많은 사람에게 들어온 돈은 주인을 닮아 여유롭습니다. 이런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면 1년이고 10년이고 우직하게 주식 가치가 올라갈 때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돈은 주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부자가 되려면 돈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자기 자신부터 돈을 대하는 습관과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그럼 부자가 되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습관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돈에 이름을 붙이는 습관'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돈의 출처에 따라서 이름을 붙입니다. 공돈, 푼돈, 목돈과 같이 말입니다. 그리고 대개 붙인 이름에 따라서 돈을 쓰는데 공돈은 원래 없었는데 생긴 돈이라 생각해서 막 쓰게 되고 푼돈은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이니 모으거나 아껴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또 생각 없이 씁니다. 그리고 목돈은 모아둔 돈인데 아깝다고 생각해서 쓰지를 않습니다.
'공돈'으로 들어온 돈은 지체 없이 쓰는 게 좋다.
'푼돈'에 연연하면 큰돈을 벌 수 없다.
'목돈'은 묵혀둬야 제맛이다.
<프레임>의 저자 최인철 교수는 이처럼 돈에 이름을 정하는 것이 심리학적으로 '프레이밍 효과'가 발동하는 것이라 설명합니다. 즉, '공돈 프레임', '푼돈 프레임'이 돈에 씌워져서 사람들이 더욱 쉽게 소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프레임을 '리프레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면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공돈이라 생각되는 돈이 있을 경우 일단 은행에 2주만 저축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그럼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 동안 그 돈은 '공돈'에서 '예금'이라는 이름으로 심리적 돈세탁이 이뤄지게 되고 그럼 노력하지 않아도 그 돈은 아낄 수 있게 됩니다.
푼돈이라 생각되는 돈은 '푼돈 프레임'에서 '총액 프레임'으로 리프레임해야 합니다. 가령, 매주 3~4장씩 로또를 사는 경우 그 돈을 푼돈이라 생각하면 안 되고 향후 1년간 로또 구매로 지출하게 될 총액을 계산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총액을 계산해 보면 결코 그것이 푼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럼 목돈은 어떨까요? 목돈은 그래도 공돈, 푼돈보다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얘기했듯이 돈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어느 쪽으로든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돈의 속성>의 저자 김승호 회장은 '투자하지 않는 돈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독을 먹고 죽어간다'라고 얘기합니다. 시장에서 돈의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기 때문에 돈을 투자하지 않고 묵혀두면 그 돈이 유지되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게 되는 꼴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돈이라 할 만큼 많은 돈이 모였다면 그것을 통장에 묵혀두지 말고 투자해야 합니다. 하지만 종종 어떤 사람들은 목돈 모으는 것에 중독되어 돈을 모으는 것에 혈안이 되곤 합니다. 즉, '목돈 프레임'에 갇힌 것이죠. "목돈은 묵혀둬야 제맛이다" 그들은 이렇게 얘기하면서 계속해서 목돈으로 자본소득을 만들어낼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공돈, 푼돈, 목돈은 모두 결국 똑같은 돈입니다. 지혜로운 경제생활의 시작은 돈에 이름을 붙이지 않고 돈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돈을 올바른 곳으로 보내줄 수 있는 좋은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돈은 결국 그런 주인을 골라서 모이니까요. 그러니 '작명가'가 되지 말고 '자산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