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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남우 Apr 25. 2021

숙취는 나의 몫

대학교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각자 사연들로 안주를 삼아 술냄새 가득한 새벽을 보냈다. 전에 술을 잘 안 마시던 친구 놈이 있었는데 오늘을 술을 술술 넘기더라. 대학교 때는 억지로 먹이였는데 말이다. 어찌 다들 술이 늘었는지 대학교 때보다 더 잘 마시는 것 같았다. 다들 옛날이야기를 하며 그때 그랬니 저랬니 하면서 그때로 돌아가면 주식이나 할걸. 돈이나 벌걸. 대학교 다니지 말걸. 시시콜콜한 후회들을 늘여 놓았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우리는 행복했던 시절, 지금의 삶의 후회,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우리는 계속 술을 들이켰다.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허물을 벗어던진 듯 옷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나는 머리가 아파 잠을 더 자고 싶었지만 지갑과 핸드폰을 확인하기 위해 잠시 일어났다. 가방 안에 있는 지갑과 핸드폰을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생수를 벌컥 마시고 침대에 누웠다. 푹 잔 것 같았는데 아직 아침 8시였다. 나는 평일에 못 잤던 취침 시간을 보장받기 위해 눈을 감아보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좀 자야 찌릿한 두통이 없어질 것 같았는데... 


눈을 감으며 어제 있었던 기억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들은 전부 기억이 났다. 딱 집에 오는 기억만 없었다. 다들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려고 단톡방을 보니 다들 집 도착했다는 연락 하나 없었다. 

다들 잔뜩 취해서 들어갔구만. 어제 왜 그렇게 많이 마셨지?

별일 없겠지라는 생각에 나는 억지로 잠을 청했다.


그러고 11시쯤 눈을 떴다. 목이 말랐지만 움직이기 싫었다. 해장하러 가야 되는데... 귀찮았다.

다 같이 술을 마셨는데 숙취는 나의 몫이다. 친구들은 뭐 하고 있지 확인할 수도 없고 뭘로 해장하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것이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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