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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부름 지나 Dec 23. 2023

아름다운 건 사람들로부터 나오니까

#8편. 캘빈모델이 될 박종한

Inside this episode:

Q. 러닝 크루를 맡으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요?
A. 아디다스 광고를 찍은 거예요.

Q. 그 다음은요?
A. 캘빈클라인 모델도 되고 싶다!



안녕하세요.

< 어떤 그릇에 당신을 담을까요? > 유지나입니다.

제가 꾸준히 챙겨보는 블로그들이 있는데요. 23년 가장 열심히 염탐한 글 중 하나가 종한 님 글이에요. 종한 님이 꾸준히 써오며, 구독자들에 뉴스레터를 발행한 덕분인데요.



그중 인상 깊었던 건

당근마켓에서 50만 명이 보고 간 러닝 사진!

많은 경험과 과정을 공유하면서, 그 후로 어떤 일들이 생겼을까, 한번 자세히 듣고 싶어 모셔왔습니다.





 요즘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그리다'라는 초기 스타트업의 COO를 맡고 있는 박종한입니다. 현재 팀이 만들어진 지 5개월밖에 안되어서 이제는 찾아가는 중이에요. 생성 디자인에 관한 프로덕트가 메인이고, 외주도 하고 있어요. 최근에, 구글 캠퍼스 코리아에서 대학생들 대상으로 멘토도 했습니다.



 이전 업무 경력에 대해 알려주세요

디스콰이엇이라는 회사에서 it 커뮤니티를 만들며 오퍼레이터로 일했는데요. 플랫폼의 지표를 올리는 모든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커뮤니티 운영 및 사업개발도 하고, 콘텐츠도 만들죠.



 

일에서 느끼고, 배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일하면서, 파트너십 회사, 커뮤니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는 점이 좋았어요. 또 일하는 방법도 선진적이었어요. 모든 구성원이 독립적으로 실행하고, 이를 위해 지표 중심으로 설득을 해요. 구조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요구하게 되죠.



그럼 회사를 나오게 되었던 계기는요?


일 년 정도 일한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많이 배웠고요. 그래서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 위해 컴포트 존에서 나오자는 생각을 했죠.




00년생 러닝 크루의 수장으로도 설명되지 않아요?

20년 5월에 시작하고, 23년 3월에 회장을 했어요. 일과 러닝을 하면서, 학교 밖의 세상을 느끼게 됐어요.


러닝 크루에서 기억에 또 남는 일은요?

아디다스 광고를 찍은 거예요. 저희 크루랑 같이 했거든요.


 아이디스 광고요? 당시 상황도 자세히 알려주세요,

addidaskr에 피드 3개가 올라갔어요. 저희 크루 중 6명과 같이 촬영을 했고, 현장에 조명차부터 한 50명 정도 스텝이 현장에 와 게셨어요. 전 카메라 한대랑 스텝 다섯 명 올 줄 알았는데 말이죠. 저녁 7시에 모여서, 오전 5시까지 찍었는데, 계속 그런 촬영을 하고 싶어요.


광고 찍고 난 다음에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나요?

스스로를 관리하게 되는 거 같아요. 피티도 받고요. 2030년 이전에 캘빈클라인 모델하는 것도 목표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러닝 장소는요?

반포 쪽 코스를 되게 좋아하는 데, 연합런 당시의 기억이 좋아요. 한 번은 96년생 크루랑 뛰었어요. 러닝 크루랑 잠수교를 둘러싼 코스가 좋아요. 교통이 좋고, 길이 잘되어있어서.



#  확장






사진에서부터 정말 시원함이 느껴져요,


시원하게 입고 뛰었죠. 같은 크루로부터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도 듣긴 해요. ㅋㅋ.

그래도 더울 때, 일단 시원하고. 이렇게 입고 뛰면, 멈출 수 없어요, 부끄러우니까요.



다리 위를 뛸 때 들었던 생각이 있었나요.


보통 5킬로 뛰어요. 30분 뛰죠. 크루랑 같이 뛰다 보면 제가 혼자 뛸 때만큼 빨리 뛰진 못해서 완전히 몰입하기보다 저는 카메라를 들고뛰어요. 어떻게든 좋은 장면을 찾으려고, 뛰다 쫓아갔다를 반복하는 동안 아드레날린이 미쳐요.










와 대단하다, 근데 본인은 리더형인가요?

리더 역할을 많이 해봤지만 창업하면서 제가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저는 확신해서 말하지 않아요. 결정에 있어서는 사람들이 끌리는 걸 했으면 좋겠고, 티키티카로 아이디어를 내었으면 좋겠어요. 어 이거 좋겠다, 이렇게요.



어떤 사람이랑 일할 때 시너지가 나요?

일도 연애랑 비슷한 거 같아요,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에 따라, 서로가 닮아가는 거 같아요.

일할 때의 태도 같은 것도 닮아가요. 그래서 닮아가고 싶은 사람이랑 일하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종한 님은 어떨 때 더 잘하고 싶어요?

늘 더 잘하고 싶어요. 잘하는 사람의 인정을 받는 걸 좋아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승부욕이 있었죠.



#  목표





어린 시절 승부욕에 대해 들려주세요.

초등학교 1학년 때 또래보다 키도 크고 승부욕이 크다 보니까, 부모님이 에너지를 잘 해소할지 고민을 해서, 방과 후 축구교실을 보내세요. 그때 동네 축구클럽에서 시작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FC성남 유소년 프로 축구팀 입단 테스트를 봤어요.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저는 되게 도망가고 싶었어요. 왜 해야 하는지 이유도 없었고, 어린 친구들이 발에서 안 떨어트리고 공을 튀기는 - 리프팅 - 훈련하는 걸보고 기가 죽었어요.



유소년 프로축구에 들어갔군요, 가서는 뭘 했어요?

프로축구팀 입단 테스트를 본 날에 연습경기가 있었어요. 그냥 열심히만 뛰었어요. 그때 감독님이 “사슴처럼 총총 뛰어다닌다.”라고 하셨어요. 멋쩍었죠. 센터백으로 주전 멤버가 되면서 1년 동안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축구를 하면서 성격 변화도 있었나요?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알아서 자기 몸을 풀고, 컨디션 관리하고, 식단관리를 하고, 늘 개인기를 키우 위해 노력해야만 주전에서 안 밀릴 수 있었어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초등학생이지만 비장해요.



그 당시엔 어떤 훈련이 있었나요?

클럽팀, 학교팀으로 나뉘었어요. 클럽팀은 학교를 마친 뒤 종합운동장에 가서, 훈련을 하루에 3시간씩 해요. 주말에는, 연습경기나 리그경기를 하고 방학시즌에는, 토너먼트 대회가 열려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1, 2군이 있어요. 2군이 되면, 벤치에 앉아있다가 하프타임에 물을 갖다 줘야 했어요. 치열하고 냉정했어야 했죠.



그럼 그 시절 꿈은, 축구선수예요?

사실 전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대학도 그렇게 진학을 하죠. 그런데 어릴 때부터 지덕체가 중요하다 생각한 부모님 덕에 여러 활동을 했어요. 덕분에 체력을 기반으로 한 정신적 힘이 있어요. “악”이죠.



그때 친구들은 축구 선수로도 활동하나요?

이강인선수님은 클럽축구할 때, 같은 팀으로 세네 번 뛰었어요. 확실히 잘하고 재능 있었어요. 그리고 양시후선수님도 그때 주장이었던 친구가 지금은 성남 FC 신인 선수로 데뷔했어요.

가끔 힘들거나, 자극이 필요할 때, 10년 전을 생각해요. 이 친구들은 이렇게 잘하고 있구나. 나도 잘하자.

 



요즘 다른 사람들은 종한 님을 어떤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나요?

공주요. 8명의 창업가가 모인 대장간하우스에서 살고 있어요.
향수 젤 많고, 안경 젤 많은 태훈이라는 친구랑 같이 쓰면서 2인실 공주 방에 있으니, 공주를 맡고 있겠네요.


각자의 목표가 있는 사람들이 와서 사는 건가요?

맞아요. 각자 자기 회사의 기여자나, 파운더로 일하면서 각각 모인 거예요.


같이 산 지는 얼마나 되었어요?

9개월 됐는데요, 초기에 이곳의 PR을 담당했어요.
로고 만들고, 사진 열심히 찍고, 디스콰이엇에 활동 일지 많이 올렸어요.



#  변화



같이 살면 더 좋은 이유가 있나요?

시너지예요. 다양한 관심사들을 해결할 수 있죠. 인공지능에 대해 설명해 줄 옥스퍼드 대학출신도 있고, 투자에 대해 알려줄 브이씨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어요.


직접 해보니 어때요?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됐어요. 대장간에서는 저희와 비슷한 창업가들이 많이 놀러 와요. 한 달에 한 번씩, 오픈 데이를 하는데, 그때 왔던 친구들이 콜라보 기회가 있거나, 투자 미팅을 하기도 했죠. 8명 정도 놀러 와요. 대장간 멤버 한 명이 한 명씩 초대하는 셈이죠. 대장간을 오픈 플랫폼처럼 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어떤 활동을 같이해요?


매주 월요일마다 모든 멤버가 저녁을 먹으면서 같이 어떤 방향으로 사는지 이야길 해요.


그 활동이 왜 도움이 된다고 느껴져요? 혹은 도움이 된 조언은 뭐예요?


목표에 응원만 해주지 않아요

예를 들면, 외주를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하면, '그게 너의 회사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게 맞아?'라는 매운맛 질문을 많이 해요.


비전과 하려는 일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또 그걸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설명해내가요.
서로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하죠.



최근에 일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는요?

시각화, 생성디자인에 관한 일이에요.

스포티 파이의 올해 들었던 음악 되돌아보기가 뜨잖아요. 이처럼 플랫폼 내에는 유저가 보고 경험한 것에 대한 행동데이터가 남아요. 이걸 더 재밌게 시각화해서 더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일에 매진하고 있어요.



더 재밌게 만드는 일이라면요?

어릴 때부터 무엇이 이쁠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아름다움 을 수학으로 정량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한 옥타브 높은음은 주파수가 두 배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뭘 했어요? 더 설명해 주세요.

저는 미 안에 숨어있는 수학적 개념을 찾고 싶고, 반대로 수로 표현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도, 사람들에 미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에 관한 뉴스레터도 만들었어요.





#에너지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에요?

재밌는 사람이랑 있을 때, 그리고 나 또는 우리가 의미 있는 이쁜 걸 만들 때예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하체 운동하는 거예요. 피티를 받으면, 이 시간이 빨리 가면 좋겠고, 그 순간에만 집중해서 아무 생각이 안 나요. 본가, 회사, 지금 사는 집. 이렇게 세 곳 앞에 헬스장을 끊은 적도 있어요.



가장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의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저는 시작할 때, 설레는 감정이 드는 게 중요해요.

그 제품이 해결하는 시장 크기만큼이나 중요한 게, 창업자들이 이걸 만드는 데,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라고 믿어요. 그래서 창업도 오리지널은 우리가 재밌는 걸 해보자, 시작했어요. 하지만 거기에만 집중하는 나머지. 지금 어려운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founder-tech-fit: 어떤 기술이 필요한가, 공부도 해요.


이 뭐예요?

더 다양한 미학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

하지만, 예술가와 사업 사이에서는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제 공동 창업자는 사업으로 예술을 하고 싶어 해요. 우리 둘은 자기 만의 철학을 가지고 멋있는 걸 만들고,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들자는 미션에 공감해요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었나요?

평소에는 잘 안 해요. 그러다 사람들과 만날 때 요즘 종한이 힘든 거 같은데 하면, 나 힘들어 보이는구나 그제서 생각이 들어요. 최근엔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그때는 무슨 말로 위로를 해줬어요?   

그날도 밖에서 러닝을 하던 날이었거든요.

 야경 보면서, 결국 재밌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기억은 미화되니까, 지금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내가 재밌으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지금 잘되든 안되든 좋은 추억이라 생각할 거라 생각해요.


종한 님을 힘내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이고, 상대에게 힘을 준 경험은 무엇인가요?

부모님께서 되게 많은 응원을 해주세요. 본가에서 나와 최대한 제 힘으로 창업도 하고 있지만, 막상 쉽지 않아요. 그럴 때 가족은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고 (특히 용돈 주실 때ㅋㅋ) 힘이 돼요. 반대로 제가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고 느낄 때에는, 칭찬을 할 때요. 자기 만의 걸 하려는 사람에 참 '멋지다.'라는 말을 자주 해요.



종한 님에겐 기억에 남는 칭찬은 무엇이었나요?

저도 '멋지다.' 들을 때. 처음 인턴을 할 때, 첫 커피챗에서 만난 분께 제가 만들어 놓은 인생 일대기를 보여줬어요. 그때 저에게 되게 멋지네요. 하셨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유명한 스타트업 블로그 운영자였어요.



계속하는 종한 님은 뭘 해도 될 사람인 거 같아요,

한편, 종한 님은 자신이 가장 최근에 '틀에서 벗어난' 행동을 한 적이 있나요?


전 늘 틀을 깨는 걸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기대를 하게 되는 걸 한번 뒤집는 거죠.

색다르게요.  살바도르 모임이라고 괴짜 같은 친구들을 모이게 하는 게 있어요, 그날에도 처음 보는 친구들이 있는데, 전 스파이더 맨 옷을 입어봤어요. 핼러윈이 아니라서 더 특별했죠.




사실 종한 님을 볼 때마다, 종한 님은 늘 뒤집개를 가진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변화하는 듯보이지만, 일관되어 보이는 것, 그 안에는 종한 님의 글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종한 님이 쓰는 글에 대해 더 소개해보고 싶네요.


종한 님은 왜 글로 남겨요?

글을 쓰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명확해지는 거 같아요.

글로 쓰기 전까진 복잡한 것 같은데, 쓰고 남으면 다 똑같은 이야기인 경우도 있어요.



기록 중에서도 글이 좋은 이유는요?

제품 하나로 인정받으려면 짧아도 3개월이겠죠. 만드는 과정을 공유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멋지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요. 요즘은 남는 건 기록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중에서 글은 무드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만들기 쉬운 작품 단위이기 때문이에요. 전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근데 디자인이나 음악이나 앱 만드는 건 오래 걸리잖아요?


 

 

그럼 마지막으로요.

궁금한 거 두 개만 더 질문드려볼게요.




종한 님은 언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요?


매 순간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의식적으로 힘들수록 더요. 그중에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건 나를 표출하며 스타트업 사람들이랑 연결되고, 일을 하게 된 거예요. 블로그를 하면서도, 커피챗문화나 네트워크를 통해 제가 모르던 사람들을 알게 되고,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종한 님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는 저만의 멋이 있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제가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을 좋아하는 것도 자기가 어떤 이미지로 소비되는지 너무 잘 이해하고 그걸 더 멋지게 만드는 당당한 사람이기 때문이거든요. 앞으로 무엇을 만드는 사람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캘빈클라인 모델이 될 만큼 멋지고 섹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ㅋㅋ.



스타트업에서 오퍼레이터, 회원수가 100명 넘는 Z세대 러닝크루 수장,

또한 아름다운 일을 하고자 하며, 그런 일을 함께하는 종한 님의 경험담으로부터 세상이 더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앞으로 그가 만들 결과가 정말 궁금한데요,


종한 님의 글은 그의 섭스택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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