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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숙영낭자 Jul 10. 2017

땅콩과자 한 봉지

오늘도 고마워요

둘째 녀석을 낳고 처음으로 산부인과와 소아과 진료 보러 가는 날. 

운전하던 남편이 뭘 찾아달래서 남편의 가방을 뒤적이다가 땅콩과자 한 봉지를 발견했다. 

"어? 웬 땅콩과자? 아~ 차 안에서 출출할 때 먹으려고 샀구나?"

"아니. 자기 먹으라고 산 건데?"

"나 먹으라고 샀다고?"

"응. 자기 좋아하는 거잖아. 요새 집에선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는 거 같아서."



아이 낳고 매 끼니마다 미역국 아니면 곰국 한 대접씩을 먹던 나. 

그 와중에 요새 유행하는 대왕 카스텔라가 먹고 싶어 한 조각 먹었다가 

그런 거 먹으면 젖이 잘 안 나온다고 시어머니한테 타박을 들었더랬다. 

시어머니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카스텔라를 내려놓던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남편은 퇴근길에 땅콩과자 파는 데를 발견하고 날 위해 가방에 숨겨놨다고 했다. 

오늘 병원 가는 날이니 차 안에서 먹으라고.

"언제든 먹고 싶은 거 있음 말해. 엄마 몰래 사줄게."

납작하게 찌그러진 땅콩과자 한 봉지를한봉지를 사이좋게 나눠먹으며 물었다. 

"자긴 언제부터 이렇게 센스가 있었나?"

"글쎄... 자기 만났을 때부터?"


이런 달콤한 센스쟁이 같으니라고. 

So Sw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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