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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 담 Mar 13. 2024

공공기관의 종류, 분류(공기업, 준정부기관 편)

다 같은 공사, 공단이 아니다.

 이번에는 공공기관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용어부터 확실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을 위한 사익이 아닌,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 관련 단체 또는 기관’을 뜻한다. 보통은 발음상의 편의 때문에, 또는 익숙한 단어라서, 아니면 잘 몰라서 그냥 ‘공기업’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엄밀히 말하면 ‘공기업’은 ‘공공기관’의 한 종류이다. 광의적으로는 중앙정부, 지자체 등의 행정 집단이나 비영리민간단체 등도 포함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지방 공기업』 4가지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취업 준비를 오래 한 취준생들도 공공기관을 ‘중앙 공기업’, ‘지방 공기업’, ‘기타 기관’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입사하기 전까지는 나도 그랬다. 

 네이버 공공기관 취업 카페 중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는 두 곳의 분류가 그렇게 되어있다. 각자 ‘공○○’이라는 축약어를 카페명으로 사용하는데 메인 페이지에도 ‘공공기관’이 아닌 ‘공기업’으로 쓰고 있다. ‘공기업’이라는 명칭을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하니 가장 큰 카페들도 그렇게 쓰는 것이다. 편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까지야 말릴 순 없지만, 취업‧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공공기관’이라고 정확히 인지하자.

 취준생들은 누구나 ‘메이저 공기업’을 꿈꾼다. 한전, 인국공, 한국공, 한수원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전국구 공기업들과 웬만한 스펙으로는 서류 내기도 겁나는 ‘금융 공기업’들이다. 그런 곳들은 공공기관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과 명예 적으로 인정받고 ‘공공기관 계의 대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시골에서는 요즘도 현수막이 붙기도 하는데 말 다 했다.

 보통은 기관명 앞에 ‘한국-’이라는 접두사가 붙으면 중앙 공기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부터 자세히 알아볼 기준으로는 ‘한국-’자 들어간 같은 기관이라도 유형에 따라 간극이 꽤 큰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취준생이라면 아마도 연봉이 제일 궁금할 것이고 ‘취준짬’이 좀 되는 사람이라면 기관별 연봉도 줄줄이 꿰고 있을 거다. 하지만 유형에 따라 단순 신입 연봉 천만 원 차이를 넘어서 20년 후 소득의 앞자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길 바란다. 공공기관도 공무원만큼이나 연봉 외의 각종 수당도 많은 편인데 연봉만 높고 다른 수당은 일절 없는 곳도 꽤 된다. 차라리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수당이 많이 붙는 게 소득 면으로는 더 나을 수도 있다. 또한 ‘신입 연봉’만 높고 연봉 상승률은 처참한 수준이거나, 처음엔 낮아도 갈수록 쑥쑥 올라가는 기관도 있는 등 그 경우가 천차만별이다.

 이런 부분은 공공기관 정보 공개로도 모두 드러나지 않아 밖에서는 알기 힘들다.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나오는 연봉은 정확하지 않다. 취업 정보 사이트, 원티드 등 대략적인 연봉을 공개하는 곳들도 마찬가지다. ‘평균의 함정’에 속지 말자.

 필자 역시 모든 기관의 연봉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책의 말미에 요령껏 짐작할 수 있는 팁을 적어놨으니 천천히 읽다가 마지막에 유용하게 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1. 공기업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직원 수가 300명 이상인 공공기관 중에서 자체 수입액이 총수입액의 2분의 1 이상인 기관을 말한다. 보통 공공기관은 비영리단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공공성을 가진 기관 중에서도 자체적으로 돈을 벌어야(보통 수익사업이라 한다) 하는 곳들이 있다. 위의 정의에서 ‘자체 수입액이 총수입액의 2분의 1 이상’이라는 기준이 있는 이유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예산 구조를 보면 고유목적사업수입, 수익사업수입, 출연금 또는 보조금 수입, 기타 수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어가 어려울 수 있는데 재무/예산 관련 부서에서 일하는 게 아니면 크게 중요하진 않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공공기관의 수입(돈 들어올 곳)은 거의 정부, 지자체의 출연금이나 보조금 등으로 한정적이다. 자체 수입이 많다는 것은 그 외적으로 돈을 버는(수익사업) 것인데, 나라에서 주는 예산 말고도 어느 정도 자체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국책 사업’이나 ‘연구과제’ 같은 용어를 들어봤을 분들도 계실 텐데, 그 사업비도 재원을 찾아 올라가다 보면 결국 어딘가의 중앙부처에서 나오는 예산이다. 더 쉽게 말하면 나랏돈 없어도 어느 정도 먹고 살 수는 있다는 뜻인데 공공기관 중에서 당장 정부‧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없으면 2년 안에 굶어 죽는 곳이 상당히 많다. 

 다시 돌아와서 공기업은 전력, 가스, 석유, 도로, 철도, 공항 등 주로 에너지나 인프라 관련 사업을 담당한다. 보통 공공기관의 특성으로 보는 조건인 공공성, 민주성, 효율성, 능률성 등에 더해 ‘수익성’이 가미된 곳이라 보면 된다(당장 이름부터가 ‘기업’이 들어간다). 현재 SK나 KT도 과거엔 ‘공사’였던 시절이 있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공기업은 2024년 기준 32곳이다. 공기업은 다시 ‘시장형 공기업’과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나뉜다. 시장형이냐 준시장형이냐에 따른 별도의 혜택이나 차별점은 없으며, ‘알리오’에 따르면 기준은 자산규모와 자체 수입액의 비중으로 구분한다(아래 그림 참고. 2024년 현재 시장형 14곳, 준시장형 18곳).


※ 그림은 2023년 기준. 현재는 한국도로공사가 ‘준시장형’에서 ‘시장형’으로 변경되었다. (출처 : ‘알리오’ 공공기관 현황정보 www.alio.go.kr)


※ 2024년 기준 시장형, 준시장형 공기업 현황 (출처 :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4.1.31)



 2. 준정부기관

 준정부기관은 직원 정원이 300명 이상인 공공기관 중에서 대체로 ‘공공복리’에 관한 사업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공기업과의 구분은 총수입액 중 자체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미만’이다(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이는 다시 기금을 관리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기금관리형과 위탁집행형으로 나누어진다.

 2024년 현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준정부기관 55곳이 해당한다. 쉽게 설명하면 사업성을 위한(돈을 벌기 위한)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 복지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기관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공단 같은 경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성급한 주식 투자 등을 했다가 국민의 소중한 연금이 손실을 보면 낭패일 것이다. 그래서 수익성보다는 공공복리를 위해서 보수적이고 안정성 있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보면 된다.

※ 그림은 2023년 기준. 현재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위탁집행형’에서 ‘기금관리형’으로 변경되었다. (출처 : ‘알리오’ 공공기관 현황정보 www.alio.go.kr)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부 기금을 직접 관리하거나 관리를 위탁받은 기관이고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은 그 외의 준정부기관이다.

 아래 2024년 준정부기관 현황표를 보면 공기업의 분야인 에너지, 인프라 외에도 4대 보험, 여가, 금융, 환경, 안전, 보건, 고용 등 국민의 생활에 꼭 필요하고 밀접한 공공복리를 다루고 있다. 2024년 현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기금관리형’으로 유형 변경되면서 기금관리형 12곳, 위탁집행형 43곳이 지정되어 있다.


※ 2024년 기준 준정부기관 현황 (출처 :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4.1.31)



기타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은 그 수가 너무 많아 다음 챕터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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