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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 담 Mar 19. 2024

공공기관의 종류, 분류법 (기타공공기관편)

기타공공기관과 연구개발목적기관

기타 공공기관


 기타공공기관들은 법에서 정한 공기업은 아니다. 다만, 공기업의 계열사거나 정부 또는 공기업이 상당량의 지분을 보유해 그 형태가 공기업과 유사하여 넓은 뜻으로 공기업이라고도 불린다. 수행하는 사업도 수익사업을 다루는 기관도 있고, 준정부기관처럼 공공복리를 다루거나 연구개발 위주의 사업을 하는 기관 등 다양한 편이다.

 2024년 현재 총 240개의 기관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되었다. 우선 리스트를 살펴보자.


(출처 : 기획재정부 '2024 공공기관 지정 보도자료' (24.1.31)


 각 부처, 위원회, 실, 청마다 소관 기관들이 정말 많다. 그중 8개 부처가 10개 이상의 기관을 산하에 두고 있다. 공공기관 취업 준비를 오래 한 분들도 처음 듣는 기관들이 많을 것이다.

 이 리스트는 법령에 따라 기재부에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매년 지정‧해제를 발표하는 것이니 리스트에 없는 기관이라면 그냥 ‘공공기관 비슷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

 소속 부처의 성향이나 고유 업무의 성격 등에 따라 근무 강도, 사내 문화, 연봉, 복지 등이 천차만별이다. 거기다 공기업, 준정부기관에서 주로 쓰는 ‘○○ 공사’, ‘○○ 공단’, ‘○○ 진흥원’ 등의 명칭도 적잖게 많이 쓰이는 편이니 이름으로 구별하기도 어렵다. 관심이 있거나 채용이 진행 중인데 정확히 어떤 유형의 기관인지 모르겠다면 반드시 그 회사를 조사해 보자. 실제로 사기업에서 이직하는 분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입사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를 종종 보았다. 국가 공공기관임에도 지자체 기관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심하면 ‘한국’이라는 접두사가 붙는데도 지자체 산하기관인 경우도 있다(10곳 정도 된다). 잘 모르면 직접 홈페이지를 뒤져 보든, ‘알리오’나 ‘클린아이’(지방공공기관 통합공시시스템 / www.cleaneye.go.kr)를 뒤져 보든, 나무위키를 찾아보든 하자.

 분류가 ‘기타’로 되어있다고, 유명한 공기업이 아니라고, 처음 들어보는 곳이라고 해서 넘겼다가는 ‘알짜배기’를 놓칠 수도 있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곳도 있으며, 알고 보면 연봉이나 복지도 상위권에 들어가는 기관들이 꽤 된다. 기관에서 기관으로 이직하는 분들이 경력 동안 눈여겨본 유관 기관들을 노리고 ‘표적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면접장에 가 본 사람이라면 옆에 앉은 지원자 중 누군가는 질문에 술술 답하고 면접관들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를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거다. 야속하겠지만 취업 준비, 스터디를 아무리 많이 했어도 면접장에서 경력자를 이기긴 어렵다(면접관들도 사회 초년생보다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경력자를 더 좋아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취준생은 어디가 좋은지, 어디가 이름만 그럴듯하고 거르는 게 좋을지 모를 수 있다. 이 역시 후반부에 ‘좋은 회사 고르는 꿀팁’ 부분을 참고해 활용하면 좋겠다.



연구개발목적기관

 ‘기타공공기관’ 중에서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을 따로 분류하는 것이다. 기타공공기관의 세부 카테고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정출연 또는 출연연)들은 꾸준히 정부에 자신들을 공공기관에서 제외해 달라거나 ‘연구목적기관’이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분류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오랜 시간 동안의 요구에 결국 2018년 3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그해 9월부터 기타공공기관을 ‘연구개발목적기관’ 등으로 세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024년 1월 발표에는 과학기술분야 정출연 23곳이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일이 있다.

 이런 복잡한 배경에는 이유가 있는데, 우선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앞서 기재부에서는 매년 공기업,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을 지정‧해제에 대한 발표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2008년. 기재부에서 갑자기 정출연들을 같은 공공기관이라는 타이틀로 묶어버렸다. 주변에 이때의 일을 자세히 아는 사람이 없어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아마 당시 정권에서 기관들 관리를 위해 통일성과 효율성 차원에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만 할 뿐이다. 어쨌든 그전에는 그냥 ‘정부출연연구기관’이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관리가 되었다. 

 기재부에서 공공기관으로 지정한다는 것은 그냥 리스트 관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정출연은 ‘공공연구기관’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특히 첨단 산업이나 기초 과학기술 분야는 ‘국가 기술 경쟁력’이라는 차원에서 별도로 분류하고 관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출연이 성격이 전혀 다른 기관들과 인건비, 정원, 기관 평가 기준뿐만 아니라 채용까지도 같은 기타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동일한 잣대를 적용받게 되었다.

 국내외의 우수한 인력을 끌어와야 하는데 ‘연봉 상한액’, ‘연봉 인상률’ 등의 테이블 때문에 걸맞은 대우를 할 수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을 위해 시급히 새로운 부서를 만들고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데 정원 증원이 늦어져 제때 대응을 하지 못해 뒤처졌다. 연구기관인데 ‘고객 만족도’ 같은 평가 항목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연구기관만의 특수성과 자율성 등의 여건을 보장하고 배려하지 못하다 보니 기껏 초빙해 온 인재들이 유출되었다. 그나마 국내기업으로 빠지면 다행인데 해외로 나가버리는 안타까운 일들도 많았던 것이 그간의 현실이었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NASA에 가면 연봉 1억은 우습게 받을 훌륭한 인재들이 연봉 4~5천에 막힌 국내 기관으로 누가 오겠는가. 석박사 따는 데 10년 가까이 걸리는 우수한 인력들은 그 노력과 시간만큼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에서 연봉 제한이 없는 ‘우주 항공청’을 설립한다고 하고 지금이라도 과학기술분야 정출연들도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하였으니 늦었지만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이슈라 서론이 길었다. 연구개발목적기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소속기관 등 22곳이 지정해제되면서 2024년 현재 49개 기관이 있다.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과기부 산하 22개 정출연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기획재정부 '2024 공공기관지정 보도자료' 24.1.31)


부처별 연구개발목적기관은 다음과 같다. 국무조정실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이번에 지정 해제된 과기부의 '국가과학기술연구회'처럼 산하 연구원들을 관리하는 기능을 주로 하고 있다.

(출처 : 기획재정부 '2024 공공기관지정 보도자료' 24.1.31)


이번 2024년 보도자료에는 연구개발목적기관에 대한 별첨 자료가 없었다. 아래 23년 자료에서 가운데 있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소속기관 22개가 빠졌다고 보면 된다.

2023년 기재부 발표 당시의 연구개발목적기관 현황표 (출처 : 기획재정부 ‘2023 공공기관 지정 보도자료’ 23.1.30)


기타공공기관과 연구개발목적기관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음에는 지방 공공기관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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