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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야 Aug 14. 2022

너 혹시 가짜 노동때문에 바쁜거니?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금기어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사실대로 말하기 조금은 꺼려지는 금기어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특별히 바쁘지 않습니다." 혹은 "저는 일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라는 말들인데, 왜 금기어처럼 생각되는가 하면 마치 스스로 유용한 존재가 아니라고 고백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요? 많은 직장인들은 점점 더 시간과 싸워가면서 많은 일들을 처리하려 애쓰면서 바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직장 생활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쌓여가는 스트레스 때문에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기도 하고요.



신문을 읽다가 "가짜 노동"이라는 책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게 되었는데, 가짜 노동이라는 단어 자체가 신선한 느낌을 주는 데다가 문득 내가 바쁘게 일하는 것도 "가짜 노동" 때문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생산성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IT의 발전으로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범위와 시간이 누구에게나 차별이 없어져가고 있는 "초 생산성"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노동시간은 여전히 줄어들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책에선 가짜 노동과 관련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케이스 #1. 집에서 일하게 된 사람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많은 훼방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회의가 취소되었으나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 사람들은 갑자기 하루치 업무량을 단 두세 시간 만에 완수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짜 노동에는 관중이 필요했던 것이다. 관중이 없을 때 우리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너무나 많다.


케이스 #2. 가짜 노동을 피하는 한 가지 중요한 방법은 우리가 노동을 이해하고 보상하는 방식, 무대 앞 노동의 전성기에 고안된 합리성에 머물러 있는 방식에 도전하는 것이다. (…) 우리는 아마도 ‘노동시간’이라는 관념 자체를 버릴 때만 완전한 변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케이스 #3. 직장에 출근해서 막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시간이 심각하게 길게 느껴진다. 결국 지루함은 실존적 고통에서 수치감으로 전환된다. 왜냐하면 유용한 어떤 일도 하지 않으며 일을 통해 세상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쓸모없어진다는 것. 그러면서도 대가를 받는다는 것은 자기혐오와 수치감으로 이어지며 주변 사람들에게 뭔가 빚진 기분을 느끼게 한다.


노동의 가치를 평가할 때, 여전히 "시간"은 중요한 평가 항목입니다. 모든 노동의 결과가 정량적인 수치로 평가가 가능하다면 "시간" 보다는 "결과물"을 놓고 평가를 하게 되겠지만, 현실 세계에선 노동의 가치는 정량적인 것과 정성적인 것이 믹스되어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때로는 "열정", "근면성", "태도", "충성도"와 같은 항목들이 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시간의 함수로 설명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바쁘게만 보내는 일상 속에서 잠깐 멈추어서 뒤를 돌아다보고, 실질적으로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조직의 성과에 기여를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관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도 "가짜 노동"을 하고 있었구나를 인정을 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어리석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어리석을 필요는 없다"라는 말을 진심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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