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떨어진 사람 되지 말기
우리는 대게는 지식은 지식 그 자체로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아는 사람을 좀 대단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유 퀴즈에 나와서 퀴즈를 맞추고 100만 원을 타간다거나, 박학다식한 지식으로 논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하지만 앎 (Knowing)이 실천(Doing)으로 연결되지 않고, 그 중간 어딘가에 머물러만 있다면, 배움을 통한 앎이라는 것이 유효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듭니다.
어제는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동료에게 톡이 왔습니다. 어느 한 동료 때문에 많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깊어진 감정의 골 때문에 실타래가 엉켜서 이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관계가 많이 나빠져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얼굴을 마주 보고 소통을 하지 못하고 톡과 메일로만 소통을 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시간을 뒤로 돌려서 어릴 때로 돌아가 봅니다. 우리의 배움은 주변의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하고, 배려의 마음으로 소통하고, 다툼 다음엔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미는 사람이 승자라는 것들이었습니다. 나는 그냥 두 분이 직접 만나서 푸시는 게 좋겠다고만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할 만큼 동료들 이기에 새삼 어릴 적 배움을 얘기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애들도 아니고..
우리는 실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우를 알게 모르게 겪습니다.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 나 자신이 대견하다고 느껴진다면 뭐 자기만족일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앎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다면 정박해 있는 선박과 무엇이 다를까 생각이 드네요. 몰라서 못했다면 핑계라도 되겠지만, 알면서 못하면 변명도 우스워집니다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미루는 습관 때문입니다. 아는 것에서 만족하고 거기서 멈추고 행동을 미루는 것이죠. 두 번째 이유로 생각한 것은 용기가 없다는 것인데, 나서야 할 때 나서지 못하는 것은 대체로 용기가 없어서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해본 생각은, 알기만 하고 행동하지 않았을 때 그다음에 벌어질 현실에 대한 예상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감이 없다고나 할까요?
지금은 앎과 정보가 부족한 시대는 분명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아는 것 때문에 탈이 날 지경입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무한한 정보가 즉각적으로 공유됩니다. 오히려, 훌륭하신 IT 플랫폼들 덕분에 알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들도 이끌리듯이 알게 될 지경입니다.
그렇게 지식을 찾아 헤매고 소비하고 또 소비하느라 행동할 시간이 부족해진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앎과 행동 사이에서 머뭇거리고 방황하고 있다면, 위의 세 가지를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게을러진 습관, 주저하는 용기 없음, 그리고 행동하지 못했을 경우 벌어질 현실을 외면하는 감 없음을. 물론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